행사 다녀왔습니다. (6부 완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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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다녀왔습니다. (6부 완결편)

위싸누꺼다이 20 704

제가 봐도 황당합니다.
뭔 3박4일짜리 행사 하나에 후기 쓰는데 6부까지 왔는지,..참..내..
계속 갑시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이 핸폰 소리는 이제 설명 안 해도 누군지 다들 아실겁니다.)

나 : 여보세요. 가이듭니다.

아가씨 : 아저씨, 우리 컵라면 끓여 먹을라는데 커피 포트도 없나봐?
뭐 이런 호텔이 다 있어? 무슨 호텔이 커피 포트도 없어?

나 : (ㅡ.ㅡ).....

전화기 들어서 '0' 번 누르고,... 뜨거운 물 가져오라고 하면 되여.

아가씨 : 우리 영어 못하는거 알자나.... 아저씨가 물좀 가져다 달라고 전화좀 해조.

나 : 네~~~~~~
(핫 워터 하면 그만인데,.... 영어 못하는게 자랑이다...으그..)

아가씨 : 뚝~!


호텔 로비로 전화해서 방에 뜨거운 물좀 가져다 주라고 했다.
그리고나서 자려고 하는데,...
띠리리리~~~~~ 띠리리리~~~~~
(또 머다냐....)

나 : 여보세요. 가이듭니다.

아가씨 : 아저씨, 우리 방에 3명인데 타올이 두 개 밖에 없네.
타올 좀 가져다 달라고 해줘.... 2개 더...

나 : 네~~~~~~~~~~~, 물은 벌써 전화 했고,... 수건하고....
또 필요한거는 없어요?

아가씨 : 뚝~!

(참자.... 참자.....끄응.....)

30분이 경과.... 전화가 없다... ^.^*
자야겠....
띠리리리~~~~~ 띠리리리~~~~~
(어흑.... ㅠ.ㅠ)

나 : 네..... 뭐 필요하세요?

아가씨 : 아저씨 전화 한거 맞어? 30분이 넘었는데 뭐 아무것도 안 오고...
무슨 호텔이 이래? 아저씨 태국어 못하는거 아냐?

나 : ㅡ,.ㅡ (참자...참자...)
아직 안 왔다고요? ... 바로 확인하고 전화 드릴게요..

이게 무슨 황당한 일인가?
바로 호텔에 전화해서 물어봤다.... 어찌된 일인지...

로비에서 말하길 : 뜨거운 물 가져가서 벨을 아무리 눌러오 반응이 없었습니다. 수건 가져가서 벨 눌러도 문 안 열어줘서 지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럼 그렇지....에효...) 전화를 했다...

나 : 여보세요... 가이듭니다.
호텔에서 두번이나 가서 벨을 눌렀는데 아무런 대답 없었다고 하던데요?

아가씨 : 네???? 벨이요??? 벨이 있어여????
우린 노크 할 줄 알고 있었는데.....
아까 띵동 거리는 소리가 그거였나??????
뚝~!

나 : >.<... 내가 미챠...


이후 전화는 4번이나 왔지만,....
보는 이들이 열받을거 같아서 이만.... [중냑]


다음날 아침...
체크아웃 준비를 해서 방콕으로 향했다.
방콕에 도착해서 왕궁 구경을 하고,... 점심을 먹고,....

점심 식사 이후에 일정은 쇼핑이다.
방콕의 외곽을 돌며 쇼핑을 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공항으로 가는 일정..

여기에서 미얀마로 가는 교수님 일행을 내려드리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식사 후에 22명의 손님들이 모두 차에 오른 후에,... 마이크를 잡았다.
일행과 먼저 이별하는 두분의 사연을 설명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안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교수님... 여기가 교통의 중심지라서 티켓 예약한 여행사 찾아가기가 쉬워요,
두 장 예약해 놨으니까,.. 두 분 즐거운 여행 되시고요... 조기 앞에 큰길에서 택시 타시면,... 태국 가이드가 운전기사한테 말해 줄거에요. 그리고, .. 바트화 없으시죠? 여기 바트 밖에 안 되니까... 100바트면 충분할거에요... 남는거는 기념주화로 간직하세요 ^.^*'

'여러분, 앞에 계시는 두 분은 교수님 부부신데요,
여러분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다른 곳에 여행을 계속 하겠다고 해서, 여기가 중심가에 교통이 좋고 해서,...
이 자리에서 먼저 인사 드리겠답니다.'
짧게 인사를 마치고 두 분을 내려드렸다.
내리는 두 분과 손을 꼬~~~옥 잡고 아무말 없이 눈으로 인사를 나눴다.
솔직한 심정에서 두분을 꼭 끌어안고 싶었고,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지만,..
그냥 고개를 떨구고는,.... 손을 놔버리고 말았다.

잠깐만요~~~~~~!!!
저희도 여기서 내릴게요~~~~~!!!
(버스 뒤에서 들리는 이 소리는 무엇일까요?)

대단한.... 대한의 ... 야비군 아찌들....
어제밤 뭔가 2%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총각 : 저희도 여기서 내려서 더 놀다가,..
저희가 알아서 공항으로 갈게요. 걱정마시고 내려주세요 ^.^

아~~~~ 이 얼마나 씩씩한 대한의 건아들인가..... ㅠ.ㅠ

(총각 : 아저씨,... 방콕에선 어디 가야지 이쁜 애들 많아여?? 소곤소곤~~~~)

갈만한 곳을 메모지에 적어 주었다.

(총각 : 공항까지는 얼마나 걸려요? 저희 몇시 정도에 공항으로 출발해야해요? 소곤소곤~~~~)

짧게 설명을 해주고,... 출발하려 하는데,....

참깐만요~~~~~~~~~!!!
저희도 내리면 안될까요?????~~~!!!

으아.... 이게 왠 황당 씨리즈의 연속이란 말인가?..... ㅠ.ㅠ
가이드 생활 5년에 이런 경우는 첨이었다... ㅠ.ㅠ

말 없이 조용히 따라다니던 젊은 커플이었다.

남자 : 저..잠시 마이크 좀 잡을 수 있을까요?

나 : 네? ..... 음.... 그러시죠 ㅡ.ㅡ

남자 : (목소리부터 차분한 것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여러분 소중한 시간에 폐를 끼쳐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는 현재 필리핀에서 현지 가이드로 일하다가 지난 주에 결혼해서
신혼 여행 겸 자유여행으로 여러분과 함께 여행을 했습니다.
저희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오리엔탈 익스프레스를 타고 말레이지아로 해서 20일 정도 여행을 할 계획이라서 여기에서 먼저 내리려고 합니다.

(손님들 이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는 눈치였다.)

제 자신이 가이드를 하다보니, 태국 가이드가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살펴봤는데,...
~~~ 이러쿵~~~~ 저러쿵~~~~~ 내 칭찬 만땅~~~~~ 주저리 주저리~~~~ 여행 평가~~~~~ 등..
10분을 마이크 잡고 놓질 않았다....

슬며시 눈치를 주자,....
짧게 마무리 하고는 마이크를 돌려주며,..
사람들 눈치 못채도록 마이크에 손잡이에 살짝 말아서 건네주는 봉투... 팁이다....
그리고 눈을 마주치며 멋적은 웃음 ^__________^;;

이렇게 순식간에 6명을 길바닥에 내려주고는....
(이 사람들 누구 하나라도,... 사고라도 나면,... 난 끝장이다.....
도저히 피해갈 방법도 없고 예외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사고가 없기만을 빌 뿐,... 공항 출국할 때까지 무슨 말을 했는지,..
6명 생각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저녁 9시경 공항에서 수속을 모두 마치고,.... 출국장을 나서는데,...
돌아가는 손님들의 모습이 그리 밝지가 않다.
당연하다,.. 이상한 얘기지만,.. 전반적으로 옵션, 쇼핑 안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분위기가 더 어둡다.
내가 손님이라도,... 여행 나와서 이틀 밤을 호텔에서만 보냈으니,..
무슨 추억이 있고 즐거움이 있으리,...
가이드와 옵션이다 쇼핑이다 눈치싸움만 하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가는 발걸음이 즐거울리 없을 것을..

한분씩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아가씨 세명,... 드디어 마지막 인사,....
(이틀밤을 전화로 피곤하게 만들고는,.... 미안한 마음이 있기는 있을까?)
마지막 악수를 하는데,... 봉투를 함께 내민다....
고생하셨어요.... 하며 전해준 팁....

잡는 순간,... 금액을 알 수 있었다.
만원짜리 석장.... 3만원.... 1인당 만원씩....

가이드로서 객지 생활하면 돈이 중요한거 당연지만,...
최소한의 자존심은 있는 법...

저들이 2시간 마사지 받고나서 준 팁이 1인당 5천원이요...
나이트 가서 웨이터한테 의자에 올라간다는 조건으로 3만원 뿌리고,
코끼리랑 사진 한장 찍고 팁으로 2천원씩 뿌리는 애들이...
3박4일 함께 한 나에게 만원을 팁으로 준다면,...
이걸 받아야 하는건지....

순간적으로 고민을 하고나서,...
악수한 손을 놓지 않은채로,... 씨익~ 웃으며,...
'팁 안 주셔도 되요... 괜찮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이렇게 모두 손님을 보내며 행사를 마쳤다.

공항을 걸어 나오면서 짧게 손익 계산을 해봤다.

회사에는 대략 250만원 정도 적자를 안겨줬으니,...
이번달 4번 행사 모두 적자가 천만원이 넘으니,...
다음 팀을 맡기며 일을 줄라나??? 일 안주고 쉬라고 할 거 같은데... 끙...

내 개인적으로는,..
공항 택시비, 숙박비,.. 손님들 음료수 서비스,.. 환전 차액... 벨보이 팁,.. 운전기사 팁...
대략 20만원 정도 깨졌는데,... 필리핀 가이드가 10만원 팁 준걸로 해서....
대략 10만원 마이너스네..... 에효...
이번달 대략 60만원 정도 마이너스.... ㅠ.ㅠ


전화기를 꺼냈다....
띠리리리~~~
나 : 어~~ 형~~!! 어디에요?
네~~ 지금 바이욕에서... 공항으로 출발했다고요?
이번 팀은 돈 점 됐어요? ㅎㅎㅎ
나도 지금 막 공항으로 출발했는데... 잘하면 만나겠네요...
있다가 일 마치면 전화해요... 같이 들어가죠...

택시비 300바트 벌었다 ㅡ,.ㅡ
1시간만 의자에서 눈 좀 붙이자~

끝~!

(중간에 즐겁고 재미난 사건도 많았고, 제 실수도 많았지만,...
전체 분위기상 편중된 모습만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냥 재밌자고,.. 웃자고 쓰는 글일 뿐입니다.
다음에는 즐거운 일로 가득해서 다시 쓰겠습니다. 꾸뻑.)

20 Comments
월야광랑 2007.02.16 15:49  
  으흠... 한달에 60만원 적자면?
근데, 그 용감한 총각들은 잘 놀다 공항에 무사히 찾아 왔데요? ^>^
위싸누꺼다이 2007.02.16 15:53  
  우리 일행보다 먼저 공항에서 가지 않았을까...생각합니다. 제가 적어준 곳이,... 팟퐁이었으니까요,.... 거기 유명한 게이바를 가리켜줬으니,... 일찍 가지 않았을까요?
월야광랑 2007.02.16 15:56  
  하긴 이쁜 애들이라고 했으니... ^.^
이쁜 아가씨라고 하지 않았으니...
수고하셨습니다. ^>^
위싸누꺼다이 2007.02.16 16:07  
  ^.^* 감사합니다
2007.02.16 16:26  
  허~그집 같은 가이드만 많다면 좋은 일이지요
글도 재미있구요 다는 아니도라도 대두분 만족 하지
않앗나 하는 생각입니다 하여튼 위싸누꺼이 같은 분들이
더많은 세상이 됫으면 하는 바랩입니다(수고요^^*)
덧니공주 2007.02.16 16:26  
  그총각들,허걱했겠네요.ㅋㅋㅋ 꼬시다.....
그여자분들,참,심하네요.심해~
요즘 옵션관광 근데,왜이리싼건지?몇년전에499인가599로 갔던 기억이 있는데...힘드시겠어요~힘내세요~
대대장 2007.02.16 17:19  
  글다 읽어 보았는데..
총각들 놀라면 지들기리 와서 조용히 놀다가지.. 패키지에 뭐할라고 끼어 왔는지 참 어이가 없네요.. 것도 하나도 아니가 남자가 둘이나 되면서.. 인터넷 뒤져보면 정보야 많을텐데.. 글고 가이드님 팁을 챙겨줬어도 잴많이 챙겨줬어야 될 사람들이 이 총각들이었지 싶네요..

글고 짜증지대로인 29세 여성세명.. 왜 여행다니는지 모르겠네요.. 머리때리면 텅소리 날듯.. 나이트가서 즐겁게 놀고 하는건 정말 좋은데(적어도 놀러와서 못노는거보단).. 여럿일정에 늦게 나타나고..예의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네요..더군다나 일행에 노부부분도 계신데 그분들까지 기다리게한거인셈이니.. 더군다나 가이드가 지들 일처리하고 밑닥아주는 사람으로 밖에 안된다고 생각하네요.. 무슨 여왕이 내시 부리는거도 아니고 말이죠.. 요사람들은 머리에 개념탑재좀 해야 될거 같네요..

글쓰신분.. 이야기 재밋게 잘읽었습니다.
slbm00 2007.02.16 17:33  
  글 잘 읽었습니다.앞으로도 많은 글 부탁합니다.그리고 너무 적자는 내지 마세요.
sFly 2007.02.16 17:37  
  이러시는 분도 있는데....
4명이서 1000불을 준데도
"마지막 날 빠지는건 절대 안된다" 고 한마디로 자르는 가이드도........
에고에고 머리 아퍼...
페도라 2007.02.16 17:47  
  글 정말 잘읽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삼계탕 2007.02.16 18:55  
  위싸누꺼다이님 제가 3월달에 1팀이 있는데..가이드 해줄래요?
위싸누꺼다이 2007.02.16 19:25  
  삼계탕님 제가 직접 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개인 행사를 하려면 회사를 퇴사해야만 가능한데,
한 팀을 위해서 회사를 버릴 수는 없죠.
[JUN] 2007.02.16 20:02  
  그럼 어느여행사 가면 만날수 있는지요 ㅎㅎ
어느행사에 하실지 모르니 운에 맞겨야 하나보네요
잘읽었습니다.
위싸누꺼다이 2007.02.16 21:24  
  냐하하하... 어느 여행사든,
약간의 인원만 확정이 된 후에, (4~6명 정도의 고객)
고객이 여행사에 '모모' 가이드를 지정하면,...
거의 다 들어줍니다....
여행사 게시판에 가서 후기를 읽다보면....
칭찬이 자주 올라오는 가이드가 있을거에요.
그분을 가이드로 지정해서 행사 해달라고 하면 됩니다요.
임효진(피피) 2007.02.17 01:15  
  글 잼났구여..힘내세여~~
여행남 2007.02.17 03:36  
  너무 재미있게 잘보았읍니다 저 4월에 자유여행 가려했는데 팩케이지 가서 가이드하시는분 업션다하고 팁 많이드리고 올래요 뵙게되기를 ...
스팀이 2007.02.17 03:49  
  잘 보았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며
항상 건승 하시기를 바랍니다
goodterry 2007.02.18 02:48  
  고생많이 하셨어요..그렇게 힘들게 일하시고 적자 나면 어떡한데요....음..... 오늘 설날인데...떡국 많이 드시고~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바클리 2007.02.18 18:46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감사의 표현으로 시간 되실때 저녁 한끼 대접할께요.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운동화 2007.02.19 21:47  
  전에는 가이드에 대한 선입견이 좋지 않았는데...
6부 완결편 까지 읽고나서...완전히 바뀌었네요.
제 자신 반성도 많이되고요.  무슨일에든 항상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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