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혼자 여행하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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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자 여행하기.. -_-

res 19 761

아래 여자 혼자 하는 여행에 대한 글이 올라왔길래 같이 올려봅니다. 저도 여자구요, 태국은 두번째, 동남아로 치면 세번째, 그 외에 몇몇 다른 나라도 혼자 여행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태국은 2004년에 방문한 후 이번이 두번째인데, 그때도 혼자였고 지금도 혼자 다니고 있습니다.

혼자 하는 여행은 참 좋습니다. 풍경사진과 셀카뿐이지만 자기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고,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돈만 있고 시간만 되면 상의하고 뭐하고 할 것 없이 다 할 수 있지요. 여행 하며 동료와 트러블 생길 일은 없어서 좋습니다. 전에 저도 친구들과 여행하다가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런데 태국, 동남아 이쪽은요, 여자 혼자서 좀 버거운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주요한 원인은 껄떡대는 남자들입니다. 이번에 여행온 지 약 열흘쯤 됐는데, 지금 꽤 스트레스 받고 있습니다, 껄떡대는 남자들 떼어내느라구요. 저 얼굴도 평범하고 공주병도 별로 없습니다. 제가 그사람들에게 눈웃음 같은 것도 친 적 없구요, 몸매도 하나도 안섹시해서 섹시한 옷도 못입습니다. 그런데 태국 남자들, 서양인에겐 절대 안그러면서 왜 이렇게 껄떡대는지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면, 씨밀란에서 1박 2일 투어를 진행하던 가이드. 하루 종일 만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냥저냥 친해졌습니다. 밤에 텐트에 있는데 뭐 마실 거 갖다줄까 하고 묻더군요. 그래서 (음료수는 공짜라니까) 물이나 한병 갖다주면 고맙겠다고 했는데, 내 물과 함께 자기 맥주까지 들고 텐트에 와서 잠깐 들어가겠다고 하더군요. 허걱. 그런데 '잠깐 얘기나 나누자'는 말에 '싫어!!!!'하기도 그래서 들어오라고 하면서 텐트의 모든 창을 열었습니다. -_-;;; 밖이고 안이고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고, 솔직히 할 얘기도 많지 않은데 (가족 얘기, 투어 얘기 이런 거 했습니다.) 나갈 생각을 안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어찌어찌 화장실 등의 핑계를 만들어서 텐트 밖으로 나온 뒤에 너도 나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자야겠으니 가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자는데 내가 옆에서 같이 있어줄까?"라더군요. ...... 물론 절대 필요없다고 거절했지요.

다음엔 핫야이로 가는 버스 안에서. 귀마개 하고 자려고 하는데 뒤에 앉은 남자가 자꾸 말을 겁니다. 그냥 대충 무시하고 자려고 하는데, 계속 툭툭 치면서 몇살이냐, 어디서 왔냐 하더니 달링 있냐(-_-) 너 참 예쁘다, 니가 좋다 이런 얼토당토 않은 말을 합니다. 그냥 대충 얼버무리고 자는척 했습니다.

그 다음엔 핫야이에 도착해서 오토바이 기사. 밤늦은 시간이고 이래저래 귀찮아서 기사가 삐끼역할 하고 있는 호텔에 묵기로 했습니다. 계속 쓸데없는 질문을 하길래 그냥 무시할 거 무시하고 대답할 거 대답해 줬지요. 호텔에 도착해서 방을 좀 보자고 하니까 직원이 그 기사한테 열쇠를 주면서 방 보여주라고 하네요. 올라가서 방을 보는데, 이 사람 또 나갈 생각을 않고 혼자 자는 게 괜찮겠냐, 내가 옆에 있어줄까 하는 겁니다. (이쯤되면 이게 태국의 문화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정말로 아무 의도 없이 혼자 자는 내가 걱정되어서 옆에 있겠다는 겁니까? 그냥 혼자 여행하는 태국 여자에게도 이럽니까?)

말레이시아까지 미니버스를 타고 왔는데, 미니버스 기사도 과잉친절을 베풀길래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는데 마지막엔 역시나 "내가 9시쯤에 니네 게스트하우스로 갈께 같이 놀자"였습니다. 오라고 했다가 또 혼자 자는 게 괜찮겠냐? 할까봐 절대 필요없다고 오늘 고마웠다고 하고 내렸지요.

사실 이런 경험을 제가 이번에만 한 건 아닙니다. 전에 04년에도 라오스 방비엥에서, 또 끄라비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지요. 그래서 제가 더 오바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들이 계속될수록 태국사람들과 친해지고 싶고, 그냥 아무 의심없이 호의를 받고 싶지만 계속 의심하게 되고 걱정하게 되더군요. 솔직히 태국 정말 좋아하고, 웃음 가득한 사람들 정말 고맙고, 늘 다시 오고 싶은 나라입니다. 그렇지만 다음엔 그냥 친구랑 같이 오든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부쩍 드네요. 내가 남자로 태어났으면 쓸데없이 이런 걱정 안하고, 그냥 태국 사람들과 편하게 친해질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어쩌면 제가 남자였으면 이런 친절을 베풀지 않았을지도 몰라.. 하는 회의도 들구요.

저만 이런가요? 혹시 제가 공주병 걸려서 오바하는 건가요? ㅠㅠ 그런 거면 막 뭐라고 해주세요-_- 정신 차릴께요; 진짜 요 며칠은 답답해서 별 생각이 다 드네요.

19 Comments
sFly 2007.02.23 14:38  
  다 이쁜 죄라고 생각하시고 넘어가시구요
앞으론 어떤 친절에도 품위를 잃지 않으시면서 넘어올수 없는 선을 딱 그으시는게 좋습니다.
글에서 텐트로 물 좀 가져다주면 좋겠단 님의 순수한 말씀을 일종의 허락으로 받아들이는게 그 나라에서의 남여의 룰일수 있거든요.
Cedar 2007.02.23 15:03  
  저 같으면 ;

1.  뭐 마실 거 갖다줄까 했을때 "no, thanks" 하겠습니다.

2.  '잠깐 얘기나 나누자' 했을때 "sorry, i'm very tired. good night" 하겠습니다.

3.  "그냥 대충 무시하고 자려고 하"지 않고 "don't bother me" 하겠습니다.

공주병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naive 하거나, 맺고 끊음이 분명치 않거나, 초면의 타인에게 보통이상으로 sweet 한 분이거나 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

님이 하신 경험이야 그 시작은 다른 여행자들에게도 엇비슷하게 일어나는 평범한 일이나 대화가 불쾌한 수준이 될때까지 진행돼는데는 본인도 어느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하세요 ^.^
빵글양 2007.02.23 17:12  
  그쵸 여자 혼자 여행하는데 가장 힘든부분중 하나이죠..
하지만 잘 활용,,,(?) 한다면 친구도 만나고 여행 정보도
얻을수 있고 언어도 배울수 있는 기회죠...

가장 중요한건 Ceder님 말 처럼 맺고 끊음을
정확하면 될 것 같으네요...

대화할때는 부드럽게, 거절할때는 단호하게~!

남은 여행도 안전여행 하세요~!!!
덧니공주 2007.02.23 17:58  
  zzz.유럽여행하면 아주 난리죠.난리...
프랑스나이든아자씨들,아주 몇분마다 말거는데.짜증이죠.짜증.지네집가서 차한잔하자(무슨의미인줄아시죠.)
이태리...이태리나 프랑스나 아저씨들 바람끼들은...
태국이 일부다처제 가능한 나라였죠?어디선가 본거같은데.....그래서 아내가 몇명이냐는 질문을 들었다고....
그래두,태국은 양반이죠.호주에선 아주 별의별일이 많답니다.성폭행사건두 간간이 있는데,일본은 국가적으로 호주에게 뭐라뭐라하고,태국도 그랬다는데,한국정부는 침묵으로 일관.....사건사고도 맨날 정부에서 통제하구....
여자혼자 다닐때 조심해야죠...항상 긴장해야하는게맞는거같긴해요.좋은 사람두많지만...
그리고 거절할땐 no,라구 단호히 말해야한다고생각해요~
res 2007.02.23 18:27  
  윗분들 말씀이 다들 맞아요. 어쩜 제가 너무 나이브한 걸 수도 있고, 모르는 사람의 친절에 너무 의심없이 대한 건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에는 혼자 다녔어도 이런 일들이 없다가, 유독 태국을 여행할 때에만 이런 것이, 제가 뭔가 태국의 룰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친절을 그냥 친절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도 좀 답답하구요. 그러게 지금 제 글을 다시 읽으니 제가 정말 나이브한가 봐요. 하하하;;;
그래 2007.02.23 19:28  
  글을 읽어보면 순진하시다기 보다는 착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드네요. 아마 착한 마음을 다른 사람도 알아서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호감이 가는~ 그런듯한데요
냥냥 2007.02.23 21:12  
  제가 글 올렸었어요 ㅎㅎ

호되게 당하셨네요. ^^ 혹시 살결이 하얀 편 아닌가요?
태국남자들 좀만 희어도 사족을 못쓴다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저는 타서 그런지... ^^;

저도 서너번 당해봤었는데요. 단호하게 대처하는게
최곤거 같아요.노땡스가 최고! 또 진짜 이상한 넘한텐 꺼지라고 괴성을 질러주었던 -_- ;  기억이...
Cedar 2007.02.24 02:38  
  저는 진짜 이상한 넘한테 "man, my hands perform better than you" 했던 기억도.... ㅋㅋㅋㅋ
페도라 2007.02.24 09:50  
  프랑스에서 한국여자 볼에 뽀뽀하고 튀는 애들 엄청 많습니다 ㅋㅋㅋㅋ 이쁜게 죄라고 ㅋㅋ
월야광랑 2007.02.24 10:30  
  여행객들도 낮선 곳에서의 로맨스를 꿈꾸기도 하지만, 현지인들도 낮선 여행객과의 로맨스를 꿈꾸는 사람들도 많은 듯...
더군다나, 태국의 국민소득으로 봤을 때, 한국은 선진국에 속하는 모양이죠. ^.^
어디 가나 껄렁껄렁한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특히나, 여자들이 많이 무시되는 사회에서는 더 그렇죠.
현지 태국 여자들 중에서도 그런 꼴 보기 싫어서 조혼 풍습에도 불구하고, 30이 넘도록 결혼 안 하고 혼자사는 여자들도 많다고 그러던데요. ^>^
조심해서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재미있는 여행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
달빛그림자 2007.02.24 12:17  
  휴, 전 더 심했어요. 아찔해서 적기도 싫네요ㅠ
얼마없는 미녀 2007.02.24 22:01  
  저도 그랬는데 .. 이렇게 심각할줄은 몰랐네요...근데 전 태국 남자들보다 한국남자들이 더 무섭던데요..오히려 태국 남자들은 대학생애들이 외국에 대한호기심으로 말걸어오는 정도 였는데.. 모(어디라고 이름은 않밝히겠슴니당)한국인 업소사장은  요즘은 원조교제가 유행이라는데 자기마누라 며칠간 멀리 출타중이라느둥 물에빠진 소리까지 늘어 놓으시더라구요..넘 불쾌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후로 절대로 혼자 여행않합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여자 여행 친구 구해서 갑니당~;
방콕해골 2007.02.26 14:18  
  남자라서 행복해요..;;
솜누스 2007.02.27 14:54  
  ㅎㅎ...처음엔 제가 동남아 취향인가 했답니다만....여자 혼자 여행 한다면 국적 불문하고 다....그런것 같습니다. 전 누가 혼자 왔냐고 하면 아니다 잠시 나온거고 좀 있다가 약속이 되어있어서 가봐야 한다고 하지요..^^; ...일행들이 기다린다고요...물론 한 동네 장기 투숙시엔 이미 다 혼자인게 알려져 있지만 자주가는 식당에 일하는 친구들과 친해지고 이웃도 제법 생기니 그사람들이 오히려 보호자가 되는 행운도 있었지요...그러나 항상 혼자는 조심 또 조심하고 선을 긋는 게 상책인것 같습니다..^^
곧미남 강~ 2007.02.27 15:54  
  저도 남자라서 햄볶아요~
alsp 2007.02.28 11:16  
  나랑 내동생은 피부도 까만데 들이데던데요..
아마 한국인이라서 그런듯...
홍콩,대만쪽도 무섭습니다.. 스토커끼가... ㅡㅡ;;
sFly 2007.02.28 13:26  
  니네들이 태권돌 알어? 하곤
까만띠 목에 걸거나 허리에 두르고.....^^
샴야옹 2007.02.28 17:00  
  저는 람부뜨리근처에 24시간 빈둥거리시는 분들이
이유업이 무서워요.
물론 개념없는 서양할아버지분들은  혐오합니다.
덧니공주 2007.02.28 17:55  
  으하하하,동남아 취향이건또뭐에요~넘웃겨...ㅋㅋㅋ
난 어디취향인가 알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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