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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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새벽,

샤이닝55 2 352

스토브에 주전자를 올렸다. 

가루커피에 뜨거운 물을 붓고 파스퇴르 우유를 부었다.

눈이 하염없이 내리던 며칠 전 밤처럼,

나는,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홀짝 홀짝 커피를 마신다.

홋카이도 밀크가 듬뿍 담긴 커피는 정말 고소했다.

 

새벽침대에서 아직 눈을 감은 채,

오타루를 선택했다.

일찍 숙소를 나와 JR삿뽀로역으로 가는 길

나카지마 공원을 들렀다.

눈 덮인 하얀 공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얀 호수 하얀 나무 하얀 벤치 하얀 길.

순백의 감동. 가슴 떨렸다.

그곳에 북해도립문학관이 있었다.

200미터 앞,

열람실을 찾아

서간에 꽂혀있던 동화책 두 권을 꺼내 책장을 조용히 넘겼다.

이상과 이효석과 몇몇 작가들의 모음집 한권도 있었다.

그 시간 그 방에 한명의 직원과 나만 존재했다.

한참을 지체했다. 오후 3시까지 다이마루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했다.

스맛폰없는 나는 순전히 지도나 메모나 사람에 의존한다.

JR삿뽀로역에서 잠시 헤매다가 지나던 여학생에게 길을 물었다.

그녀는 일본어에 서투른 나를 위해 꽤 긴 거리, 오타루 창구까지 동행해줬다.

고마웠다.

눈이 그친 삿뽀로와 달리

오타루행 기차 너머 눈이 펑펑 내렸다.

올해 첫 바다 구경이었다.

우연히 첫 칸에 타게 된 나는

하얀 기찻길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멀리 검은 두 평행선이 아득하게 선명했다.

그날 오타루에는

끝없이 눈이 내렸다.

2 Comments
이런이름 2019.12.10 07:41  
오타루라면 미스터초밥왕의 배경도시였나요? 생선도 못먹고 그래서 대부분의 초밥도 못먹지만 오타루라는 도시는 알고 있어요. 앞으로도 쭉 일본에 갈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간다면 북해도가 1순위가 아닐까하고 생각해보긴 했었습니다.
비육지탄 2019.12.10 12:18  
태클 아니고요..궁금한점
1.아무리 한국 야쿠르트에 합병 되었어도 파스퇴르는 우리 기업인데 홋가이도 밀크를 넣으니 정말 고소하다니요..ㅠ
2.눈이 내린다니 계절적으로 지금시기 같은데 이 시기에 일본여행...또는 일본여행 글...이라니요 ㅠ
3.이효석은 어쨋든 친일반민족 행위자 명단에 오른 작가인데요...ㅠ
읽으면서 오잉?이거뭐지? 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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