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것과 식사하는 것
저녁에 문득 생각이 나더군요. 꼭 30년전에 제가 가장 아끼던 제자가 제게 묻던 말과 거기에 답했던 것이...그 애를 안게 제 인생에 얼마나 큰 기쁨이 됐는지...그 애는 늘 전교 1등을 하던 아이였죠.
한번은 제게 묻더군요. 선생님, 어떻게 하는게 좋은 말인가요? 아마 그 애는 제가 얘기를 너무 잘한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사실 저는 중학생인 그 애를 위해 수천 시간 이상을 얘기하곤 했으니...
제가 그 때 한 대답이 무엇일까요?
요컨대 작게 말하고 적게 말하고 그리고 천천히 말하도록 하여라.
작게 말하면 사람이 네 말을 귀담아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너무 건성듣기때문에 소통에 장애를 받게 된단다.
적게 말하면 사람이 네 말을 귀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말의 홍수속에서 오히려 말의 소중함을 그리워하며 살지 않는지...
네가 천천히 말하면 사람은 네 말의 가장 깊은 부분도 새겨들을 수 있게 되리라.
2년전엔가 이 아이가 투병중인 제게 돈 천만원을 구해주더군요. 선생님, 힘들더라도 꼭 선생님의 말을 정리해서 글을 남겨주세요. 제가 가장 명망있는 출판사에 의뢰해서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의 생각과 말을 읽을 수 있도록 하고싶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제게 많은 일들, 사고와 가족들의 죽음과 이어지는 투병생활들이 계속됐고 그 일들이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젠 많이 나아졌네요.
여러 가지 일들을 새로 시작하려합니다.
오늘 저녁에 음식을 먹는 일에 대해 머리속에 생각을 해봤습니다. 가치 있는 식사는 어떤 것일까...우리는 어쩌면 동물들보다 더 나은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저는 대화가 인격을 살지운다면 좋은 식사 또한 그러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찬 가지로 정리를 해 볼 수가 있더군요.
작게 먹고 적게 먹고 천천히 먹는 것이 좋은 식사이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과 좋은 대화 좋은 식사를 나눌까 생각합니다. 남은 생명의 날들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