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3000%의 수익율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슬픈 3000%의 수익율

이런이름 3 422

제 취미 생활의 1순위는 음식/요리입니다. 음식을 만들 때는 시간을 잊을 정도로 집중력이 높아지고 만드는 성취감도 있고 다 만든 후에는 먹는 즐거움도 있어서 언제나 다른 취미들을 뒷순위로 밀어내는 압도적인 1위입니다.

2순위는 모듈식 지폐 종이접기인데 이건 좀 기복이 있습니다. 좋은 모델이 있으면 완성할 때까지 열심히 하다가 모델이 없으면 푹 쉽니다. 

기하학적 형태의 모델을 특히 선호하는데 마음에 드는 모델과 도안을 구하기 어려울 때는 이미 만들어 보았던 모델들을 액면가가 다른 지폐나 외국 지폐로 다시 만들곤 합니다. 

(초록색 일색인 미국 달러와는 달리 외국 지폐들은 색상이 다양해서 만들어 놓으면 새로운 느낌을 주기도 하고 지폐 크기나 가로세로 비율이 달라서 도전하는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실패하는 아쉬움을 주기도 합니다.) 

지폐 종이접기의 장점 중에 하나는 돈도 한 푼 안 들고 쓰레기도 한 톨 안 나오는 매우 알뜰한 취미 활동이라는 겁니다. 준비물은 지폐뿐인데 이마저도 다시 풀러서 쓸 수 있으니 재료비조차 없는 셈이지요. 색종이를 사야 하거나 종이를 잘라서 만들어야 하는 일반 종이접기보다도 오히려 더 경제적입니다. 

(제 경우에는 보다 정밀하게 만드려고 쪽집게, 자, 문구용 종이집게, 제본용 본 폴더, LED 전구가 부착된 돋보기 등을 간혹 사용하긴 합니다. 이런 도구들을 사용하면 정밀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만 도구가 없다고 해도 문제가 되거나 불편한 건 없습니다.) 

아래 영상은 impossible rectangle (불가능한 직사각형)이라는 모델명의 지폐 종이접기 영상입니다. 
(모델 이름은 '불가능한...' 이라고 했지만 지폐도 6장만 있으면 되고 난이도는 종이접기를 처음 하는 사람일지라도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 해 볼 수 있는 모델입니다.) 

동영상 길이 8분 13초 

(이 모델을 만들어서 이베이 같은 곳에 $20에 판다고 올리는 사람들도 있던데 실제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건 취미로 하는 건데 남이 만들어 놓은 걸 사서 갖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지폐 종이접기가 취미 활동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생계 수단이 될 수도 있더군요. 화폐 가치가 극심하게 하락한 베네수엘라 지폐로 가방이나 혁대 등을 만들어 파는 기발하지만 씁쓸한 예도 있었습니다. 
(질긴 지폐 재질을 생각해 보면 실용성은 충분한 생활 용품이긴 합니다.) 

아래 링크는 이에 관련한 신문 기사인데 좀 짠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https://share.google/ifdjTPkZHFaAeMx9V
(이 가방을 하나 만드는데 지폐 1000장이 필요한데 100볼리바르 지폐 1000장의 가치는 미화로 0.5달러였다고 하네요. 만들어서 15달러에 팔았답니다. 재료비 대비 3000%의 수익율입니다.) 


3 Comments
이런이름 01.27 04:15  
이거 좀 기발한 아이디어인 듯 합니다.
지폐접기를 응용하여 현금 선물 카드를 직접 만드는 건데 선물을 사러 나가지 않아도 되고 나름 의미도 있을 거 같습니다.

졸업 선물 카드
https://youtube.com/shorts/5Dp9zEmewbw?si=qau5WtEBLZUZQx8D

300달러가 부담스럽다면 100달러짜리 졸업 선물 카드도 만들 수 있네요.
https://youtube.com/shorts/paSs4s-pjsM?si=QSiRiloIfaF5Hoav

이외에도 어머니날 카드, 아버지날 카드, 출산 축하 카드 등등 여러 가지가 있더군요.
이런이름 01.30 05:17  
아! 정말 중요한 인물 소개를 빼놓았군요.
Won Park이라는 사람입니다. 미국 지폐 종이접기의 효시이자 정점에 있는 사람입니다.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 한국에서 태어나 3살 때 미국에 온 사람으로 사실적이고 정교하고 섬세함이 특징이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1달러짜리 1장으로 접는 koi fish (잉어)라는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돌도끼 들고 싸우는 전쟁터에 레이저 건을 들고 등장한 것과 같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작품 하나로 Won Park은 지폐 종이접기의 레전드가 되었지요.

저는 동물 형태보다는 기하학적 형태의 모델을 선호하지만 한편으로는 자폐 종이접기로 아쿠아리움을 완성하겠다는 꿈도 갖고 있습니다. 그 꿈의 시작이 이 작가의 작품인 koi fish 였지요. 

(제가 원하는 아쿠아리움에 들어 올 수 있는 모델의 기준은 매우 매우 엄격한데 koi fish 옆에 놓아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을 사실성과 정밀성이 기준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기준에 부합되는 모델은 거의 없다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확정된 건 koi fish, 화석으로만 전해지는 고대 생물인 nautilus(앵무조개)라는 작품과 한 베트남계 작가의 crab(게)라는 작품, 3개 뿐입니다. 10여년째 답보 상태이지요. 그렇다고 기준을 낮추기는 싫어서 요즘은 육상 동물도 포함시킬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작가의 작품과 도안들은 여러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는데 그중에서도 15개의 작품 도안이 수록된 dollar origami 라는 제목의 책은 지폐 종이접기에서는 거의 바이블 수준입니다.

이 작가의 페이스북을 링크해 놓겠습니다.  https://share.google/6wGOVxVzRs69ZCZgq

(저는 sns을 하지 않아 어떤 작품들이 올라와 있는지 볼 수 없지만 페이스북을 하시는 분들은 사진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런이름 02.03 09:11  
아래는 lien quoc dat이라는 베트남 작가의 유튜브 채널입니다.
https://youtube.com/@lqdorigami

위의 댓글에서 소개한 Won Park의 작품보다 훨씬 더 보는 즐거움이 있을 겁니다.
(사실 저는 이 작가의 작품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더 신기하고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작품들이 많거든요. 베트남이 아니라 미국서 활동했다면 현재의 지폐 종이접기 판세는 완전히 달라졌을 겁니다.) 

이 작가의 작품들은 태국 여행길에 베트남행을 결정한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겸사겸사 베트남 지폐도 구하려고요.

각 지폐들의 크기와 가로세로 비율에서 오는 차이가 큽니다. 단순한 형태의 접기라면 조정이 가능한데 이 작가의 작품처럼 접는 횟수가 많고 섬세함과 정밀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모델을 크기와 비율이 다른 달러로 만드려면 거의 실패하게 되어 베트남 지폐가 필요하거든요.

제 생각으로 이 작가는 천재이고 작품은 예술품입니다. 소나개나 아티스트라고 하는 세상이지만 이 작가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아티스트 또는 장인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