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의 추억 한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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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의 추억 한 토막

필리핀 5 509

1992년 설 연휴가 끝나고 나는 살림출판사에 출근했다

살림에 입사해서 내 손으로 처음 만든 책이 

양귀자 선생의 장편소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었다

이 책은 역대 국내소설 중 가장 빠른 시간 동안 100만부를 판매했다

하루에 3만부씩 몇 달을 팔았으니까.

   

5년 뒤살림을 그만 두게 되자 

양귀자 선생은 당시 샘터사에서 갓 나온 자신의 산문집 

<삶의 묘약속지에 이별의 문장을 적어서 내게 주었다

서명일이 "96.11.20."로 적혀 있는 걸보니 

그해 연말까지 살림에 다니기로 얘기가 되었던 모양.

   

1997년이 되어서도 회사 사정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2월말쯤 살림을 그만 둔 나는 곧장 뉴질랜드로 떠났다

   

그해 12대통령선거 투표를 하기 위해 잠시 귀국했는데

(투표만 하고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날 대한민국은 IMF에 빠져버렸다.

정권 교체는 잘 이루어졌지만 

환율이 800원에서 2000원으로 폭등하는 바람에 

나는 출국하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

   

1998년 초살림에서 콜이 와서 재입사했다

새로운 편집장이 오기로 했는데 

날짜가 어긋나서 공백이 생긴 틈을 내가 땜빵하게 된 것이다.

그해 여름나는 최종적으로 살림을 떠났고 

떠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만든 책이 <모순>이다.

   

<모순>과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이 두 책이 요즘 역주행하고 있다기에 떠오른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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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묘약> 속지에 적혀 있는 이별의 문장


d74af9cb1d863a3b2174d4e102ad18bb557a208d.jpg                 <모순> 속지에 적혀 있는 감사의 문장


5 Comments
sarnia 05.09 10:15  
모순은 역주행을 넘어선 재탄생이라는 호평을 받았군요.
출판사는 바뀐 모양이지요.
양귀자 작가 책은,, 저 제목들은 아니지만 다른 게 있었던 게 기억이나요.
지난 주 나한테 콘도 판 엑스의 여성운동 후배들이 보낸 책들 중 하나일거예요.
100 만부라니.. 지금으로선 상상이 안되는 판매부수.
필리핀 05.09 11:15  
[@sarnia] 요즘은 딸이 차린 작은 출판사에서 나와요.
<희망>도 역작인데 다른 책보다 많이 안 팔렸어요.
단편집으로는 <원미동 사람들> <슬픔도 힘이 된다>가 괜찮죠.
sarnia 05.09 10:44  
그건 그렇고,,

내가 살다살다 주옥순 나경원 홍준표 같은 사람들하고 의견을 같이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김문수 화이팅!
필리핀 05.09 11:16  
[@sarnia] 글마들은 도찐개찐이에요.
당권 때문에 편 갈라서 싸우는 거죠.
sarnia 05.09 21:21  
[@필리핀] 그런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이 김앤장을 이길 수 있는지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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