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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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sarnia 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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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우리집에 이사온 건 지난 늦여름이었다. 

며칠 전에야 처음 만났다. 

엄청 크고 살이 찐 고양이였다.

그 때 소리도 없이 내 곁에 와서 앉아있는 걸 발견하고 깜짝놀랐었다. 

표범인 줄 알았다. 

가끔 창틀에 앉아 밖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은 본 적이 있어도 직접 본 건 그 날이 처음이다. 


아시는 분은 알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겠지만, 

지난 늦여름 싱글맘 유학생 모녀와 고양이가 우리집에 들어왔다. 


근데 지금 집에는 나와 저 고양이만 살고 있다. 

싱글맘 모녀가 스키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반려동믈을 데리고 들어갈 수 없는 호텔에 묵는지 고양이는 두고 갔다. 

고양이를 위해 실내조명이 자동으로 작동되도록 해 놓고 갔다고 한다.  


방문을 닫으면 웬만한 소리는 밖으로 새 나오지 않지만, 

밤에는 방과 방 사이에 연결된 에어덕트를 통해 고양이가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냐옹 냐옹 하기도 하고 딱 딱 하고 단음 소리도 내는데 무슨 소리인지는 알 수 없다. 


오늘은 너무 조용하길래 혹시 굶어죽은 게 아닐까 해서 방문을 열어봤다.  

창틀에 저리고 누워있다가 나를 보자 잽싸게 뚸어내려 달려왔다.   


고양이가 방 밖으로 빠져 나오면 귀찮아질 것 같아 일단 방문을 닫았다. 

근데 이 때부터 문제가 생겼다. 

고양이가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더 이상 창틀에 앉아있지 않고 방문 앞에 있으면서 울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곧 잘 시간인데 큰일났다. 


싱글맘은 나에게 텍스트를 보내기를 고양이가 울면 곧 갈테니 알려달라고 했는데,

오늘 밤 고양이가 울면 진짜 내일 아침에는 빨리 오라고 텍스트를 보내야겠다. 

싸르니아는 고양이를 키워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고양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데,

왜 지금 내가 고양이와 단 둘이만 함께 있게 됐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황당하기 짝이없다.  

 

굿나잇.. 



   


13 Comments
zipper 2015.12.22 14:21  
PetSmart 가셔서 고양이 간식 맛있는 것 종업원에게 추천받아서
사가지고 넣어 주시면 야옹이가 너무 행복해 할 것입니다.
개나 고양이나 첫째가 먹을 것
두번째가 주인인데, 맛난 간식 먹다보면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해 하는게
개나 고양이나 아가들입니다.
가문비 2015.12.22 15:37  
모든 동물은 사랑과 간식으로 해결됩니다.
맹수도 저 배 부르고 귀찮게 안 하면 얌전하지요.
하물며 냥이야 말한것도 없겠지요.
그 냥이도 사람과 간식이 고파 그리 울겁니다.
참새하루 2015.12.22 17:28  
사람의 손길과 정이 그리워서 그러는게지요

항상 사랑받고 애무받다가
갑자기 주인가족이 사라져 버렸고
텅빈 적막한 방안에서 움직이지 안으면 불도 안켜지는
암흑의 방에서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겠어요

그러다가 sarnia님 인기척을 느꼈으니
아마 그녀석 결사적으로 달라붙을려고 밤새 앙을 거릴거예요

밤새 아웅이 소리와 씨름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피할수없으면 즐겨라
침실방을 양이에게 오픈하심이...

옥희와는 잘 지내시나 봅니다^^
어랍쇼 2015.12.22 17:57  
ㅋㅋㅋ 옥희네 고양이...
객식구가 고양이 까지 있었네요..
오늘 고양이와의 동침이 기대됩니다~
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의 강아지와 잭니콜슨이 생각나죠??ㅎㅎ
jindalrea 2015.12.22 18:21  
ㅎㅎㅎ
밤새 안녕하셨는지.. 치타..아니 (표)범이는 칭얼대지 않고 잘 잤는지.. 궁금하네요~

옥희 모친~~ 아~ 쫌!!
곰돌이 2015.12.22 20:00  
고양이에 익숙하지 않은

sarnia 님과  고양이의 동거...


왜 이리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


sarnia 님....

이것도 운명이겠지요...

고양이랑 친하게 지내 보세요 ^^;;
sarnia 2015.12.23 09:36  
여러분의 값진 조언 고맙습니다.
특히 잭 니콜슨 영화 As good as it gets 리마인드해주셔서 고마워요.

옥희엄마하고 이야기했는데,
밥과 물은 일주일치를 다 준비해 놓고 갔대요.
방에 안 들어가봤으니 어떤 식으로 준비해 놓고 갔는지는 모릅니다.
밖에 나오고 싶어하는데 괜찮다면 문을 개방하겠다고 했어요.
내가 도로 들어가라고 할 때 제 발로 걸어들어간다면 말이지요.

오늘 여기가 동짓날이라 팥빙수를 하나 사다 먹을까 하는데 (팥죽 싫어함요-_-)
고양이도 팥빙수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zipper 2015.12.23 17:34  
고양이는 개랑 달라서 아주 깨끗한 척하고 깔끔 떨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 혼자 살때 고양이를 키웠었는데
보름 이상 장기 출장 가면, 햇반 그릇 여러개에 고양이 사료을 가득 놓고,
경통(설거지통) 아래 그릇을 놓고 물방울이 떨어지도록 하여
항상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하고 떠나는데,
개처럼 먹이를 막 먹는 것이 아니라
한 그릇, 한 그릇씩 깨끗이 비우고 다음 그릇을 먹더군요.
때로는 폭식하는 고양이도 있지만, 풀어놓고 키우는 대부분의 고양이는
폭식하지 않습니다.

출장에서 돌아오면 제 다리를 막 비비면서 자신의 화장실로 유인하여
새로운 모래로 갈아 줄것을 강력히 항의 합니다.

새로운 모래로 갈아주고, 맛있는 간식 캔을 하나 따주면
어찌나 맛나게 먹던지......

그리고, 고양이는 집 밖을 나가더라도 자신의 주변을 서서히 넓혀가며 정찰하면서 확장해 나갑니다.
물론 중성화 시킨 고양이의 경우입니다.
아니면, 다른 고양이 따라 나가서 안 돌아옵니다.

고양이는 먹다 남은 짜장면에서도 단백질만 골라먹씁니다.
따라서 팥빙수 안먹을 것입니다.
sarnia 2015.12.24 09:49  
팥빙수는 여름에만 한다고 해서 못 사왔습니다.
저녁에 들어와서 고양이가 잘 지내나 들어가보니,,
살만하게 다 준비해 놓고 갔더라고요.
고양이가 한 끼를 먹고나면 또 한 끼 분량이 쏟아져 내려오는 구조로 되어 있는 먹이통이 마련돼 있었구요.
펄터링을 거치면서 순환하는 구조로 된 정수기가 있더군요.

오늘은 묘심에 대해 누가 이야기한 걸 들었는데
고양이는 첫째 호기심이 강하다는 것 둘째 자존심이 강하다는 것 셋째 고독을 엔조이한다고 하더군요.
오늘은 방문을 개방해 놓고 진짜 그런지 시험을 해 보려고 합니다.
zipper 2015.12.24 10:09  
3 가지 다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
sarnia 2015.12.24 10:11  
오늘은 방문 열어놨는데 고양이가 안 나오네요.
섭섭하군요 -_-
jindalrea 2015.12.24 12:09  
ㅎㅎㅎ
집사 등극 하실 듯! ^^
콕스 2016.01.05 16:17  
귀여워~~ 여기고양이는 다들 얌전한듯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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