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만큼이나 건방진,,,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닭만큼이나 건방진,,,

sarnia 23 1528

 

--------------------------------------------------------------------------------------





 

어디 한 군데서도 30 초 이상 머무는 법이 없는 네로가 

리빙룸 도어 앞에서는 10 분 이상 같은 자세로 않아있다. 



일주일 고양이와 함께 지내 소감은,,

역시 나는 취향이지 고양이 취향은 아니라는 거다.

우선 고양이는 말을 들어먹지 않는다.

말을 잘듣는 정도를 지수로 표현했을 개를 100 이라고 하고 닭을 0 이라고 하면

고양이는 30 이다

개체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네로는30 이다.

 

사람에게는 좀 다루기 어려운 존재이지만

고양이든 쿠거 든 호랑이든, 적어도 고양이과 동물들은

아주 스마트하고 최상의 신체적 조건으로 진화한 동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고양이 이름이 네로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내가 아는 검은 고양이 이름이 네로 밖에 없으므로 편의상 그렇게 부르겠다.

사실 내가 네로가 지내는지 궁금해서 방문을 열어 보기 전에까지는 아뭇소리가 없었는데

해먹에 누워 지내는 확인하고 문을 도로 닫는 순간부터 귀찮게 굴기 시작했다.

냐옹냐옹 떠들고 문을 스크래칭하기 시작했는데

장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시끄럽게 구는 바람에 문을 개방해줬다.


문을 열어주자 네로는 처음에 안에서 쥐를 사냥하는 웅크린 자세로 방 밖의 세계에 대해 정찰활동을 벌이다 

처음에는 천천히, 나중에는 빠른 속도로 나를 따라 거실로 내려왔다

신기한 점은 코너를 도는 위치에 다다를때마다

절대 자기가 앞서지 않고 수행비서처럼 내가 서면 자기도 서고 내가 가야 자기도 따라 온다는 것이다


근데 생각해보면 네로는 수행비서처럼 행동한 게 아니었고

특공작전을 지휘하는 소대장처럼 나를 자기의 부하 정찰대원으로 보고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코너 지점에 다다를때마다 냐옹냐옹 하지 않고 , 하는 단음으로 뭐라고 지시를 내리는 듯한 소리를 낸 것으로 미뤄볼 때 그런 느낌이 든다.


저녁마다 하루에 차례 15 거실에서만 놀게 다시 방에 집어 넣었다

번 째 방으로 귀환할 때는 잘 따라 올라왔는데

부터는 따라 오길래 강제로 안아들고 올라가 방에 집어 넣었다.     


 

저길 어떻게 올라갔는지 모르지만

네로는 항상 높은 곳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을 좋아했다. 

 





어디서나 아래를 내려다 볼 기회가 생기면 한참 머물곤 한다. 



전에는 막연히 고양이가 개보다 멍청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알았다.

오히려 사람 말을 안 듣는다는 점에서는 

고양이가 개보다 영특한 동물같다. 

고양이는 먼저 정찰하고 판단한 후 행동했다.

아무거나 준다고 먹지 않았다 (이 점은 정말 맘에 들었다)



23 Comments
뭉그적 2015.12.27 08:50  
집사로 살 것이냐?
친구로 살 것이냐?
이것은 전적으로 돌보는 사람의 탓입니다.

먼저 관심을 주지 마시길,,,
  냥이가 극도로 관심을 보여도,
 -심지어 배 위에 올라와 머리로 수염난 내 턱을 문질러도,
 -아프지 않을 만큼, 종아리나 턱을 깨물어도,
 -가르릉거리며 가는 곳마다 따라와도,
절대로 먼저 관심을 주지 마세요.

참을 수 없는 사랑스러움에 먼저 관심을 보이는 순간.
냥이의 '집사 만들기 작전'은
대성공입니다.
진파리 2015.12.27 09:24  
이미 냥이의  "집사 만들기 작전"  은 성공한듯 ㅎㅎ
sarnia 2015.12.28 04:13  
개는 사람 낯을 가리는데
고양이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지요.
암튼 유학생 모녀가 어제 돌아왔는데,
이제는 쥐죽은듯이 조용하네요.
방에서 나오겠다고 보채지도 않고
얼마나 조용했는지 석 달 동안 고양이 소리를 들은 적이 없을 정도니까요.
진파리 2015.12.28 08:08  
냥이가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게지요.
나는 버림받은게 아니었구나 ~  하면서요
sarnia 2015.12.29 09:40  
표정이 ,, 나는 버림받은 게 아니었구나 ~ 가 아니라,
가출했던 식순이 모녀가 돌아왔구나 . 이런 거였단 생각이 ..
진파리 2015.12.29 14:06  
우하하하~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네요.
고구마 2015.12.27 10:03  
고양이 정말 요물같아요. 밀당의 귀재같다는...
저 네로는 완벽하게 까만 고양이네요. 어디 하나 반점 하나없이요.
sarnia 2015.12.28 04:16  
고양이과 동물들이 포유류중에 가장 최적화 되어 진화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어요.
고양이가 매력은 언제 어디서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점 이더라고요.
참새하루 2015.12.27 10:39  
냥이 네로와의 첫 평화협정인가요
하루 15분

그녀석 눈에 한성질 하는게 보이는데요
기에서 밀리면 안됩니다

제 주변에서도 요즘은
닭보다 더 건방진 동물을 보기 힘들어요
sarnia 2015.12.28 04:19  
닭은 사람 말을 전혀 듣지 않는다는 점에서 진짜 제대로 독립적인 동물이지요.
닭이 3 초 전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3 초 전에 일어난 일을 기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ㅎ

고양이치곤 예쁘게 생겼습니다.
성깔은 별로 없는 거 같아요.
살이 좀 쪄서 그런지 덩치는 커 보입니다.
zipper 2015.12.27 11:15  
즐겁게 읽었스니다 ^^

개도 종류에 따라 다 성격이 다르듯!
고양이도 샴 고양이 처럼 도도한 넘이 있는 가 하면,
터키쉬 앙고라 고양이는 거의 개 수준으로 사람에게 앵깁니다.

대부분 고양이를 무서워 하는데
한번 키우기 시작하면, 손이 별로 안가도 항상 깨끗함을 유지하는 고양이를 선호하게 됩니다.
물론 아무리 길들여도 같이 산책이 힘들지만
그 유명한 북한산 개고양이 처럼 주인 따라 산책을 하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sarnia 2015.12.28 04:25  
사람들이 고양이 특히 검은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아마도 에드거 앨린 포의 검은고양이라는 소설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고양이는 진짜 냄새가 전혀 안 나더라고요.
개처럼 덮어놓고 따라다니지는 않지만, 고양이도 항상 주변까지 접근해 빙빙돌며 따라다니긴 합니다.
어쨌든 고양이 주인이 돌아왔으니 당분간 볼 일은 없을 겁니다.
고양이가 항상 방 안에만 있어요.
전 아뭇소리 안했는데, 와이프 (다른 집에 삶)가 고양이 주인인 유학생에게 무슨 주의사항 같은 걸 준 거 같습니다.
곰돌이 2015.12.27 13:18  
검은  고양이 네로 ^^*


저도  개는 여러번 키워 봤지만,

고양이는 키운적이 없습니다... ( 키우려다  포기한 적은 있지요.)


개는  사람을 잘 따르고,  귀여운데...

고양이는 무섭습니다..^^;


네로의 집사가 되심을  감축드리옵니다 ^^;;
sarnia 2015.12.28 04:28  
처음 날 보았을 때 눈빛이
'내 방에 있던 파출부가 그만두고 집을 나갔느냐?' 고 묻고 있는 것 같았어요.
개 같았으면 주인이 없어졌다고 낑낑댔을 법한데
고양이는 전혀 슬픈 내색이 없더군요.
Robbine 2015.12.27 22:20  
도도한 줄은 잘 모르겠고..
그냥 따뜻한 털뿜뿜이 정도?

사랑받고싶어하는 귀여운 생명체일 뿐이에요.

개보다 똑똑하다에는 저도 동감.
어찌나 주관이 뚜렷하신지 훈련이 도저히 안됨.
사고치지 말라고 불쌍한 표정으로 사정을 하면 가끔 들어주긴 하더라고요.
sarnia 2015.12.28 04:30  
털 뿜뿜이..
그렇잖아도 카피트 바닥에서 헤어볼 몇 개를 발견했어요.
방금 배큠을 돌렸습니다.

고양이는 몸에 군살이 없는 것 같고
뼈도 부드러운 거 같아요.
털도 개보다 훨씬 보드랍고요.
어랍쇼 2015.12.29 02:30  
창밖의 눈이 소복히...이쁘네..
라고 생각했는데...
가뜩이나 고양이를 무서워하는데, 에드가 엘런 포의 소설까지 얘기하시니..잠자긴 글렀네요ㅜㅜ
저는 인기척없이 나타나는 것에 발작하고 또 고양이 눈이 너무 무섭던데..
고양이 눈을 보면 영혼을 빼앗긴다는 요상한 소릴들어서인지..
sarnia 2015.12.29 09:45  
그렇지 않아도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저 검은 고양이가 눈병환자처럼 한 눈에 안대를 하고 나타나서는
이런 말을 하는 거 였어요.
내 이름은 플루토인데 왜 네가 멋대로 내 이름을 네로라고 부르느냐 ? ,,

순간 고양이의 외눈 눈빛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왜 자기 이름을 플루토라고 했는지 궁금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어요.
어랍쇼 2015.12.29 14:52  
악!!!!!!!!!!!!!!
아...진짜.....!!!!!!!!!!!!!
욕해두 되여??ㅜㅜㅜㅜㅜㅜㅜㅜㅜ
(최선을 다해 외면하고 있었는데 플루토라니....)
sarnia 2015.12.30 10:36  
이 댓글 읽고 혹시나 해서,,
도대체 플루토가 뭐길래.. 하고 검색해봤는데

오 마이 갓 -__-  !!!!!!!!!!!!!!!!!!!!!!!!!!!!!!!!!!!!!!!!!!!
나야말로 오늘 잠은 다 잤군 ////
어랍쇼 2015.12.30 17:20  
아........................
발연기 ㅋㅋㅋㅋㅋ
이젠 안속지 말입니다 -_-;;
jindalrea 2016.01.03 19:39  
ㅍㅎㅎㅎ
어랍쇼님 덕분에 막 웃었어요~~
제이제리 2016.01.16 06:13  
고양이 귀엽네요 ㅎㅎㅎ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