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국식당의 공짜 탕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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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중국식당의 공짜 탕수육

sarnia 18 1650






나는 중국집에서 짬짜면을 시키지 않는다. 

짬뽕과 짜장면 두 가지 맛을 다 보겠다는 미련한 욕심은 백발백중 오더의 실패를 연출하기 일쑤다.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진리다. 

만의 하나 순간의 과욕에 눈이 멀어 짬짜면을 시켰다면 

일단 짜장면을 먼저 먹고 3 분 간 미각을 리셋한 후 짬뽕을 먹는 게 사태를 수습하는 올바른 절차다. 


오늘은 짬짜면을 시켰다. 

짬짜면을 맛있게 먹고 있던 옆 테이블 손님들에 부화뇌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0 분 쯤 지나더니 난데없이 탕수육 대짜가 내 식탁 위에 놓였다. 

오더가 잘못돼 탕수육이 나왔으니 공짜로 드시라는 거였다. 

아마도 주방에서 서버가 외치는 "짬짜면"을 탕수육으로 알아듣고 열심히 탕수육을 만들었던 모양이다 

 

5 분 후에는 원래 시켰던 짬짜면이 왔다. 

근데 짬뽕과 짜장면이 짬짜면 그릇이 아닌 두 개의 중형그릇에 따로 담겨져 왔다. 

짬짜면 그릇이 동이 나는 바람에 두 개의 중형그릇에 담아왔다고 한다. 

양으로 짐작컨대 1. 5 인 분 쯤 될 것 같았다. 


두 개의 그릇에 나뉘어 담겨진 짬짜면은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거의 손을 대지 않은 탕수육 대짜는 양이 너무 많아 두 개의 컨테이너에 나누어 담아서 집으로 가져왔다. 


다 먹고 계산하는데, 

순전히 식당측의 실수이긴 하지만 왠지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팁을 10 불을 찍을까 생각했다. 

순간 '과유불급'이라는 한자성어가 재빨리 떠 올랐다. 

그래서 팁을 4 불만 찍었다. 그래도 평소보단 많이 찍은거다. 


잘못된 오더는 보통 주방에서 처리하거나 운좋게 같은 메뉴를 시킨 다른 테이블로 보내지는건 줄 알았는데

자기들의 실수를 솔직하게 손님에게 고백하고, 그 실수로 생긴 공짜음식을 순전히 손님의 행운으로 돌리는 자세,, 

훌륭한 서비스정신이라고 생각한다.   


  

  

18 Comments
클래식s 2015.10.11 13:42  
운이 좋아도 저렇게 연달아 좋으실수가...저는 탕수육하고 짜장면을 같이 시키는편입니다.
sarnia 2015.10.12 01:54  
저도 둘 이상 가면.
전 짜장면보다는 간짜장을 주문합니다.
참새하루 2015.10.11 16:04  
이거야 ...ㅎㅎㅎ
늘 제목은 일상적으로 그러나 내용은 마지막에 뼈있는 반전으로
마무리 하시던  sarnia님께서
끝까지 일상사로 마무리한 글이네요

언제 반전이 나올까 나올까 하다가
끝끝내 짬짜면과 탕수육으로 일관되게 결론을 지으시니

허무하것 같기도 하고...
짬뽕과 짜장면 탐미적 비교와
탕수육 한그릇에서 얻어지는 훈훈한 득템의 기쁨까지

sarnia님의  평범한 옆집아저씨 같은  일상을 엿보았네요^^
sarnia 2015.10.12 01:57  
안녕하세요^^
추수감사절입니다
거긴 11월 이죠?
옆 집 아저씨 말씀하시니
옆 집 아줌마 앨리스가 잘 있나 궁금하네요
오늘 인사를 해야겠어요.
참새하루 2015.10.12 14:41  
캐나다는 추수감사절이 10월 인가요?
추수감사절날 칠면조 먹는게 싫어서
통닭먹거나 냉동 송편 먹곤 합니다
그래도 우리 추석이 아쉬운 일세대라서 그런지
말입니다

오늘은 콜럼부스데이입니다
애들은 학교를 안가서 좋아히지만
저는 콜선생을 별로 안좋아해서...

옆집 앨리스아줌마 잘 계시죠
sarnia 2015.10.13 04:33  
오늘이 콜럼부스가 버하마 섬에 도착한 날인가요?
요샌 서구인들도 웬만큼 개념이 있는 사람들은 '신대륙' 이라든가 '발견', 이런 말을 쓰지 않지요.
그나저나 그 인간이 진짜 남아메리카를 인도라고 믿었을까요?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인도가 아닌 것 같은데, 더 가기 귀찮으니까 그냥 "여기가 인도야 !" 하고 우긴 거 같습니다.

옆집 앨리스 아줌마 잘 지내는지 저도 궁금해요.
아래층 옥희엄마가 이사 온 후로는 까맣게 잊고 지낸듯 ///
참새하루 2015.10.13 17:42  
아 ~~옥희는 어떻게 지내는지
사랑방손님과 옥희는 ...궁금합네다
고구마 2015.10.12 13:18  
우리나라에서 이 글을 봤다면...
요왕을 닥달해서 짜장을 만들게 하거나, 아니면 중국집에 짬뽕짜장면세트 바로전화를 걸었을텐데...
그런 처지가 아니다보니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마치 고양이가 쥐를 노려보듯이 말이야요.
어쩜 이렇게 음식에서 윤이 반질반질 날까요. ㅠㅠ
sarnia 2015.10.13 04:36  
지금보니 진짜 반짝반짝 먹음직 스럽네요.
그때는 왜 이렇게 많이 주나 하고 약간 짜증이..
여행중이시군요
jindalrea 2015.10.12 14:28  
저건 확실한 이인분이죠..
암요~~~~! 배 나오심돠.. (괜히 툴툴..시무룩~~)

뭐.. 그래도 들깨 수제비 먹어서 배는 안고프니깐.. 저녁에 먹겠어요~!
sarnia 2015.10.13 04:37  
배가 좀 나와도 되는데
영 안나오네요.
들깨는 질려서 이제 안 먹어요.

일은 잘 풀리고 있나요??
꾸용 2015.10.12 19:43  
어느 중국식당이라는 말에 중국에 있는 식당이라는줄 알고 들어와봤네요 ㅋㅋ
중국에 있으니 중국요리라도 자주 먹어야하는데 ㅜㅜ
현실은 우리가 아는 중국요리는 한국식당 가야 먹을수있는 ㅡㅡㅋ
여기서 한국인들끼리는 한국식중국집이라고 부릅니다만
중국애들은 한식당이라더군요 ㅎㅎ
sarnia 2015.10.13 04:39  
한국식 중화요리집 말고 중국식당들도 잘하는데 많습니다.
예전엔 자주 갔는데, 요새는 별로..
고기를 의도적으로 안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채식주의자는 아닙니다.
꾸용 2015.10.13 19:23  
맛있는 중국요리집은 많이 아는데 한국의 중국집 요리와는 무언가 좀 다른 맛입니다 ㅎ

비단 고수 또는 샹챠이 또는 팍취 때문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어랍쇼 2015.10.13 05:15  
짬짜면은 저같은 결정장애를 갖고있는 사람에겐 은혜로운 메뉴입니다.그리고 불기 전에 마셔줘야되서 3분의 리셋시간은 사치죠ㅋㅋ
저도 한번 애매한 발음으로 짬짜면을 시켜봐야겠네요..
는개뿔 ..저희동네 중국집 아저씨들은 청력이...
소머즈급 ㅡㅡ
sarnia 2015.10.13 06:59  
간장누나님이 결정장애인 줄 몰랐어요.
궁금한 건 아직 냉면집에서 비냉과 물냉을 반반씩 넣고 파는 식당은 없을까?? 하는 거죠.
전 냉면집은 아무데나 안 가니까, 잘 하는 곳에 그런 메뉴가 있으면 좋겠어요.
먹는 순서는 물론 비냉-물냉-뜨거운 육수 순이지요.
오리엔트4 2015.10.13 17:26  
아 서비스 정신이 최고네요...갑자기 짬짜면이 먹고 싶어집니다..
유아독존대장 2015.10.14 00:39  
어마어마 하네요... 야밤에 보고 급 땡기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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