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이 개판이 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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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일 중 하나는
'나는 늙으면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하는 것이다.
요즘 어버이,, 뭔가 하는
인생을 크게 잘못 산 듯한 한국의 '극히 일부' 시니어들의 추레한 행동을 보면서
한국의 주니어들이 그런 결심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근데,, 자신의 미래 모습이란
지금 이 순간 자신 모습의 미래투사라는 걸 알만한 사람들은 안다.
자신이 이 자리에서 이 순간에 만나고 대화하는 사람에게
어떤 태도로 무슨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곰곰히 살펴보면
미래에 노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거의 가감없이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학문과 기술은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 (개발이 아니고) 하여 배우고 익히면
박정희 씨 말마따나 양의 질 변화법칙이 구현될 정도로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지만
사람마다 타고난 품성과 격 (quality) 은
갈고 닦는다고 호락호락 쉽게 변화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세월이 지나고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고상해지는 거 절대 아니니
나는 늙으면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이런 결심은 사실 하나마나한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런 결심같은 건 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보면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인들 중 보편적 상식을 갖춘 사람들은
도널드 트럼프를 가리켜 coarse fellow (천골) 이라고 부른다.
천한 품성을 지닌 사람이라는 말이다.
미스터 트럼프가 가진 특유의 뛰어난 비즈니스 능력이나 발군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관계없이
그는 '천골'로 찍혀 한 번 빠진 불명예의 수렁에서 영원히 탈출할 수 없을 것 처럼 보인다.
천한 품성이란 사람이 갖추어야 할 기본예절이 없는 것을 말한다.
기본예절의 출발은 동네 어른들에게 인사를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어떤 사람들에게는 깊은 상처될만한 말들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다.
그 핵심 중의 핵심은 적어도 어떤 사람이 자기가 노력해서 변화시킬 수 없는 배경과 조건을 빌미로 비난하거나 조롱하거나 공격하지 않는 일이다.
장애인을 장애인이라고 비하하고 조롱하거나
여성을 여성이라고 차별하는 언행을 하거나
인종이나 피부색을 이유로 편견을 선전하거나
나이가 많음을 빗대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ageist 언행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고상하고 우아한 척 하는 사람이 전혀 아니어도
보통사람들은,
아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장애인이 아니더라도
내가 여성이 아니더라도
내가 흑인이나 유대인이 아니더라도
내가 노인이 아니더라도
나와 상관없는 어떤 사람이 그런 조건을 이유로 누군가에게 공격받으면 강한 공분과 함께 그 부당한 공격을 당하는 그 이름도 모르는 사람을 향해 강한 연대감을 느낀다.
(젊디 젊은 싸르니아가 뜬금없는 늙은이 비하발언에 강한 공분을 느끼는 것도 같은 이유다)
공분을 느끼는 이유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아니면 내가 직접적 피해를 당해서가 아니라,,
그런 행위가 온당하지 않은, 매우 부당한 공격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본능은 수 만 년에 걸쳐 문화적으로 축적된 인류 유전자의 소중한 유산이다.
그런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전자가 본능적으로 거부반응을 보이는 '부당한 언행'이
공공장소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거리낌없이 당연한 듯이 횡행하는 데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 생각나는대로 써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