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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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queenst 5 320
장장 70여일의 여행의 마지막 날을 하노이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하노이에서 7일이나 스탑오버하면 대개 사파를 가고 하롱베이도 갈 수 있는데 전 훼로 갔습니다.

내 청춘이 꽃 폈던 시작점인 1998년과 1999년 두 번의 방문. 하나는 짝사랑 하나는 불타는(?.....그러다 일년뒤 시커먼 재로 변한) 사랑이 꽃 핀 곳-훼!!!!!

그 추억의 숙소였던 빈즈엉...현재는 세개로 늘었고 이름도 sunny로 바뀌었습니다(물론 간판은 그대로)....안타깝게도 2년전 리모델링을 해버려 사랑방같던 로비가 사라졌더군요. 지금은 서양인들만 드글드글...이제는 그냥 잠만 자는 호텔로ㅠ_ㅠ.

분보훼도 15년전과 다르게 맛이 달라졌더군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호텔은 정말 많아지고 안보이든 시클로도 엄청 많아서 계속 1달러를 외치더군요. 그냥 사파갈걸. 이걸 보려고 비싼 국내선 비행기값 치뤘나 후회가 됐습니다. 하노이로 돌아올때는 싼 슬리핑버스를 탔습니다. 마지막 식사로 빈즈엉 골목 나오면 있는 길거리 분보훼집에서 분보훼를 먹었습니다.

이런 젠장....
너무 맛있었습니다. 제가 항상 그리워 하던 그 분보훼가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가격이 너무나 쌌습니다. 훼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분보 훼 "집의 그것보다 훨씬 싸면서 국물맛이 예전 그대로에 살이 붙은 돼지뼈까지.....숙소에서 20초면 사먹을 수 있던걸 멀리멀리 걸어다녔습니다.

그나마 그 마지막 한그릇 때문에 실망스럽던 훼를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는 안 찾을겁니다. 그냥 추억은 추억으로만 둬야 한다는 걸 이제사 알았습니다.

아들과 70여일동안 추억의 장소 여행이 끝났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곳 찾아 다니렵니다.
아들냄에게 최근더러 물었습니다. 여행이 재밌었냐고? 그랬더니......

"엄마, 이건 여행이 아니지.  그냥 사는 거잖아"

어제부터 하노이에 비가 계속 오고 추워서 방에서 뒹굴거리며 유명하다는 곳은 한군데도 안가고 있습니다.

아들아....
그래 이건 여행이 아니라 사는거 맞나보다^^;
다음엔 사는거 말고 마구 마구 시간에 쫓기는 여행도 해보자.

그동안 게시판을 통해 우문현답해주신 많은 분들과 실제 만나뵈서 너무나 반가웠던 필리핀님. 고구마님. 본자언니. 후회없는 사랑님 ....기억력이도대체 어디까지 인지 모를 안민기 요술왕자님(15년 정도 만에 만났는데 내 개명전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  ) 그외 태사랑 아뒤는 모르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뵈서 반가웠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말 올립니다.

재훈이 엄마 queenst 올림
5 Comments
필리핀 2015.01.10 16:13  
오호! 우리도 지금 하노이인데... 어디 계세요?

저녁 같이 합시다 ㅎ
필리핀 2015.01.10 16:59  
쪽지 보냈어요 ㅎㅎ
queenst 2015.01.10 17:55  
저 지금 쪽지 봤어요. 낼 같은 비행기 아니세요? ㅋㅋㅋ
닥킴으로 가겠습니다 !!!
Robbine 2015.01.11 01:43  
재훈이가 참 똑똑하네요.

저는 그런 사는 여행이 해보고 싶은데..ㅋ
일 년에 한 달. 제 꿈이거든요. 그렇게 살면 인생이 행복하고 힘든 현실도 살만해 질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여행 무사히 마치고 안전하게 돌아오시길 바래요~
후회없는사랑 2015.01.14 00:11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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