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공포...강건너 불구경이 아니였습니다.
지금 현재 우리가 둥지를 틀고있는곳은 서울에서 서쪽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어느 곳입니다.
요며칠 북한과의 상황으로 뒤숭숭한 이때...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근방이 북한의 타격권안에 있고 뭐 그런뉴스를 언뜻 흘러들은거 같아요. 해병군부대도 우리집 근처에 있고요....
보든 안보든 늘 틀어놓는 티비에서는 연일 북한관련 뉴스와 폭탄관련 소식이 전해지는데...
밤 10시에 접어든때 밖에서 둥둥 울리는 북소리가 들립니다.
뭐지? 하면서 굳게 닫혀진 샷시창문을 열었는데 , 매우 선명하게 연이어 펑펑터지는 소리가 들려요.
우리집이 아파트 고층인지라 만약에 불꽃놀이하는거라면 분명히 불꽃이 보일테고 .. 사실 이시간에 불꽃 어쩌고 저쩌고할 상업시설도 근처에 없는데....
보이는건 전혀 없고 소리만 쾅쾅쾅 울리고요...
창문을 열고보니 다른집들도 뭔가 낌새를 차리고 창문에 사람들이 붙어있는게 보입니다.
불꽃이 없으니 그럼 이게 뭐야. 뭔가 도시가스시설이라도 폭파되는건가?
아악...설마설마 북한이 미친짓을...?
계속 터지는 소리에 요왕도 얼굴빛이 변하고 제 얼굴도 찌그러지고요...
지금이라도 옷을 줏어입고 짐을 챙겨서 지하주차장으로 갈까? 그러고 있는데
그 길지않은 시간 -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 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이게 다른때였다면 아무렇지 않았을건데, 때가 때라서 그런가 불안감이 막 증폭되는거에요.
당황하니까 어디에 전화를 해야될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112에다가 신고를 했습니다. 우리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넘쳐흐르고요.
근데 건너편에서 응답하는 직원은 벌써 이런 전화를 많이 받았는지 느긋한 모드로 답합니다.
-아 ...그거 지금 펑펑 소리 들리시죠? 그거 건너편 신도시쪽에서 무슨 행사관련 폭죽이랍니다.
아니. 이사람들이 정말.
눈치가 없어도 이래 없나. 왜 하필 이때 이밤에 폭죽이야. 그것도 소리도 진짜 컸거든요.
동네주민 인터넷게시판 보니까 거기도 난리더라고요.
다들 불안감이 묻어나는 질문글에...어느집은 애들이 울고불고 난리고 (애들도 뉴스소식을 아니까요)
지금은 항의를 받았는지 아니면 폭죽이 다 떨어졌는지 잠잠해진지 오래이고
우리도 금방 코미디프로 보면서 낄낄거리며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그 짧은십몇분의 시간조차도 정말 불안과 공포가 짙게 내려앉았는데...
지금 현재 실제로 전쟁을 견디고있는 나라의 주민들은 어떤심정으로 생존할까요.
하여튼 남북회담이 잘 마무리되기만 바라고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