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짐도 작고 그냥 들고타기 위해서 기내반입이 안되는건 안들고 타는데요... 수저세트는 갖고 다녀요. 제가 뭐 제 전용수저 들고 다니면서 밥먹는 그런 깔끔떠는 캐릭터는 전혀 아니고요, 장기여행하다보면 가끔 음식을 싸와서 먹을때가 있는데 그럴때나 간혹 쓰려고 갖고 다니는데요...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공항에서는 뭐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통과 되는데 간혹 열어보라고 할때가 있습니다. 이때도 대개는 쓱 보고 OK합니다.

몇년전 스리랑카에서 말레이시아 갈 때도 마지막 검색대 통과하다가 배낭에서 수저통을 열어서 보여줬어야만 했어요. 막상 열어보니 어린이용으로 만든 짤뚱하고 귀여운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젓가락 세트인지라 검색요원들도 잠깐 체크해보더니 안 뺏고 그냥 돌려주긴했는데 아무래도 젓가락이 좀 신기? 했었나봅니다. 

물론 이걸 어떤 용도로 쓰는지는 알겠지만서도... 젓가락을 거의 안쓰는 분위기의 나라인지라, 실제로 이 짤둥한 막대기를 이용해 음식을 어케 집는다는건지 궁금해하며 보안요원이 어설프게 한손으로 젓가락을 부여잡더라고요. 젓가락질 안 해 본 사람이면 한손으로 균형있게 잡는것도 사실 불가능에 가깝지요.

그래서 제가 젓가락으로 게 집게발 움직이듯이 촥촥 교차시키면서 음식 집는 시늉도 하고, 입으로 쏙쏙 갖다대는 시늉도 하고 하면서(이게 뭔 판토마임인지...) 젓가락질 시범을 막 보였더니만... 이거 이름이 뭐냐고 묻네요.

영어로 찹스틱인걸 궁금해서 그러는거 같지는않고 한국말로 뭔지 궁금해한다고 느껴져서 우리말로 "젓가락"이라고 갈켜줬더니만 그 요원이 "저까락? 조까락?" 발음하면서 자기동료들한테 새로 알게된 단어를 자꾸 발음합니다.

근데 외국인이 하는 저 발음 들으니까 왠지... 음음... 비속어발음이랑 비슷해져버려서 괜한짓 했나싶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