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모자를 써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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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모자를 써야 살아남는다

sarnia 27 940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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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하죠?  LRT 라고 부르는 에드먼튼의 전철입니다.
전철역 뒤에 무료 주차장이 있어서 그곳에 주차를 하고 전철로 갈아타면 됩니다.
실은 이 도시에 살면서 전철을 타 본 게 딱 두 번 입니다. 오늘이 그 두 번째 입니다.
12 년 살아온 도시에서 전철 두 번 탔다는 게 말이 되냐구요?
말 됩니다. 노선이 한 개 뿐인 저 전철을 탈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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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원피스 차림에 주전자 들고 있는 아저씨는 이라크 사람인데,
이라크 파빌리온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차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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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름 동안 에드먼튼에서는
거의 매일 야외축제를 비롯한 크고 작은 이벤트가 곳곳에서 열립니다.
그래도 딱 3 개월간만 화끈하게 노는 에드먼튼은
일년 365 일 제 정신이 아닌 라스베가스같은 도시보다는 건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공휴일인 월요일까지 해리티지 다문화축제가 벌어집니다.
제가 저녁이 다 되어서 여기 온 이유는 그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챙이 넓은 밀짚모자를 하나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왜 그런 모자 있잖아요.
카우보이 모자 (텐갤런) 인데 가죽이나 천을 소재로 만든 게 아닌,
지푸라기나 나무껍질 비슷한 걸로 만든 모자
 
제가 태국이나 필리핀에 갔을 때 느낀 것은,
보통 모자로는 그곳의 자외선과 열기를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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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윈드리버 밀리터리 벙거지도 괜찮은 모자이긴 합니다.
근데 아무래도
밀짚모자가 하나 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침 해리티지 축제할 때 칠레나 동남아 국가 파빌리온에 가면
고급 텐갤런이나 페도라를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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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즈 출신 가수들이 부르는 신나는 노래에 정신이 팔려 시간을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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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태리 아가씨 가창력 끝내줍니다.
저는 제 주변에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지 웬만해서는 (진심으로) 박수치지 않는데,
(제 와이프는 고등학교 때 성악과 진학을 권유받았을 정도로 가창력이 좋고
그녀의 조카 (제 돈 5 만원 떼어먹은) 아이는 거의 가수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노래를 잘 부릅니다 )   
저 이태리 처자는 목소리부터 타고 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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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짚모자를 구하려면 중남미 국가나 동남아 국가 파빌리온으로 가야하는데,
노래 구경하다가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게다가 날씨마저 심상치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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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weather warning (날씨경고) 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떠나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천둥번개와 토네이도 가능성이 높을 때 날씨경고가 발령됩니다.
여름날 오후에는 늘상 벌어지는 일입니다.
비가 쏟아져도 아랑곳하지 않던 사람들은
옆에서 번갯불이 번쩍거리고 우르릉 꽝하는 소리가 나고서야 기겁을 해서 대피소로 뛰어가기 시작합니다.
번개와 천둥 간격이 1 초도 안 될 경우 야외에서 얼씬거리는 거 아주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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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몰아닥친 레인스톰 때문에
벼락을 맞지 않기 위해
공원 안에 마련된 대피소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
한 시간이나 이 쉘터에 갇혀서 천둥번개가 그치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모자 사러 왔다가 시간만 낭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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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밤 열 한 시까지 해가 떠 있는 도시 에드먼튼
해가 조금 짧아졌습니다. 이제 아홉 시 정도면 해가 넘어갑니다.
여름도 이제 끝나가는군요 -_-
 
 
 
27 Comments
호루스 2012.08.06 07:29  
에드먼튼이 어느 주에 있는 도시인가요?

밤 11시까지 낮인 경우가 있다니...과장 조금 보태면 거의 백야를 보는 수준이군요...
sarnia 2012.08.06 07:44  
알버타주에 있어요. 주수도 입니다. 북위 53 도에 위치하고 있구요. 대략 6 월 중순에서 7 월 중순까지는 밤 열한시 (거의 자정 무렵까지 서쪽 하늘은 뿌였습니다) 가 되어야 어두컴컴해 지기 시작합니다. 그 대신 12 월 중순에서 1 월 중순에는 오후 4 시면 땅거미가 집니다. 여름 해가 특별히 늦게 지는 이유는 3 월부터 11 월까지 데일라잇세이빙타임 (일광절약시간) 을 적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저 구름 사진들 있죠? 저녁 여덟 시 정도였을텐데 먹구름에 가려서 그렇지 아직 해는 중천에 떠 있습니다 ^^ 요즘 해가 많이 짧아졌는데도 그래요.
피터린치 2012.08.06 08:05  
캐나다 친구들이 에드먼튼은 축제의도시, 미인의 도시라고 하던데,,,,그런가요?? ㅋㅋ
sarnia 2012.08.06 11:00  
미인의 도시인 줄은 모르겠는데, 축제의 도시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미 축제의 도시로 많이 알려졌고요 ^^
아마도 춥고 기나긴 겨울이, 이 도시 사람들에게 짧은 여름을 어떻게 즐겨야하는지 가르쳐 준 거 아닐까요?
고구마 2012.08.06 08:53  
축제와 미인의 도시라구요? 더이상 바랄게 없는 곳이군요.
sarnia 2012.08.06 11:02  
미인의 도시는 치앙마이가 맞은 것 같아요. 저는 그저 전해지는 말로만이 아닌, 실제로 그걸 목격했습니다.
난닝거와빤스 2012.08.06 09:31  
연주 분위기 좋네요...~  영화 음악인가요...?
서정성이 짙어서 인지...,
전에, 겨울에 무지 바람불던 아테네 시내를  하염없이, 혼자 걷던 때가 아련히 떠오르네요..,
그당시, 아테네 시내에 눈이 왔다고.., 호들갑 떨던 뉴스도.., 어렴풋이..., 아~~
sarnia 2012.08.06 11:02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ost 입니다.

이 드라마를 다 보기 전에는, 박상원 = 장하림, 최재성 = 최대치는 어울리는데 채시라 = 윤여옥이 전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었어요. 원작 소설을 일간스포츠에 연재됐을 때와 10 권의 대하소설로 출간되었을 때 모두 읽은 독자로서의 느낌이었지요. 근데 소설 여명의 눈동자에 나오는 윤여옥의 이미지로는 채시라가 안 어울리는 게 분명하지만, 송지나 씨가 극본을 다시 쓴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끝까지 보고나서야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영화나 드라마가 꼭 원작 소설의 인물구도나 이미지를 복사할 필요는 없는거 같아요.

두 작품은 참 많이 다르고, 보통은 영화나 드라마가 원작소설의 그늘을 뛰어넘기 어려운데,,  저는 김성종 씨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소설보다 드라마가 훨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소설도 재미있었으니까 두 번 씩이나 통독했겠지요 ^^)

이 드라마에서 단역에 가까운 조연으로 나왔던 고현정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21 년 전, 당시 이야기입니다.
kairtech 2012.08.06 18:41  
첫소절 듣자마자 알았습니다
여명의 눈동자  여옥의  THEME
LP도 소장하고있죠
21년이 벌써 지났나요?
불과 몇년전같은데....
sarnia 2012.08.07 01:20  
mbc 창사 30 주년 기념으로 만들어 졌는데, 암튼 제가 본 건 1991 년 입니다.
그 전까지는 드라마고 뭐고 한국에서는 tv자체를 안 보다가,
저 드라마를 시작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되었지요.
날자보더™ 2012.08.06 13:17  
해골 벙거지 제 스타일 이네요.
결국 밀짚모자 득템은 실패하셨어요?
sarnia 2012.08.06 14:02  
네.. 실패했어요. 한국이나 태국에서 살까해요 (사실 밀짚모자는 멀리 가지고 다니기가 성가시죠) 

해골은 아직 안 그려넣었는데, 수 놓는 곳에 가서 정면에 해골을 넣어달라고 하면 넣어줘요.
실제로 해골을 마크로 쓰는 군부대도 있지요. 3 사단 부대마크가 해골이고,,, 옛날에 684 부대 마크도 해골이었을 거예요^^ 
그리고 사진에는 색깔이 이상하게 나왔는데 제 모자 색깔이 색바랜 국방색 (위장녹색) 이랍니다..
케이토 2012.08.06 13:53  
이건 다른 얘긴데 전 첫사진 보고 짐 캐리랑 케이트 나오는 이터널 선샤인의 도입부가 생각났어요.
하늘사진도 인상적이고- 아- 여행가고 싶어요 ㅠㅠ....그나저나 저도 밀짚모자의 행방이 궁금하네요 :)
고구마 2012.08.06 21:26  
아~ 이터널 션샤인
짐 캐리가 나오는 영화라서 선입견을 가지고 봤었는데 그 마음이 무색할만큼
참으로 마음 찡한 영화였어요. 끝을 알면서도 시작하는 연인들... 사랑이란게 그런거겠지요.
케이토 2012.08.06 23:09  
제 인생의 베스트 영화 중에 하나랍니다 :) 아...오늘 또 볼까봐요, 배경이 겨울이라 그 서늘함도 좋아하거든요.
sarnia 2012.08.06 14:07  
아고... 보더님께 댓글 올리자마자 케이토님께서 새치기를 ^^
다시 지우고 끼워넣었습니다.

케이토님,,, 오랜만이예요. 계획하시는 일 기필코!! 잘 되시기를 바래요. 화잇팅 !!!
케이토 2012.08.06 23:10  
고맙습니다 흑흑흑흑 마음의 여유는 아웃오브 안중이지만 태사랑에 올라오는 글 읽으면서 마음 다스리고 있어요 ;ㅂ;
기필코 좋은 소식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프로벨 2012.08.06 20:13  
제가 꼭 지켜야 하는 공공의 타율적인 규제는 잘 지키는데
제 자신이 무언가에 이끌려 얽매이는듯한 것은 끝까지 해 낼 자신이 없어 TV드라마를 잘 못 봅니다.

드라마 시작하는 시간전에 집에 가야 하고,
드라마를 시청하는 동안은 그것에 몰입되어서 옆에서 흔들기 전까진 주의분산이 안됩니다.

여명의 눈동자는 제가 처음ㅁ부터 끝까지 다 본 몇편 안되는 TV드라마 중 하나인데요....
철조망 넘어  애틋한 정을 나누던 여옥과 하대치의  입맞춤 장면이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제 관점에서,,,,
한혜숙씨가 주연했고 서미경씨도 잠깐 출연했던 '토지'  '해적왕 장보고'  '모래시계'등과 함께
'여명'을 최고의 드라마로 생각하는데,,,다른분들은 어떠신지 궁금하군요.


늦은 일몰의 하늘을 날아 귀소하는 두마리의 새가 야단스럽고 들뜬 축제 중 임에도 불구하고 쓸쓸해 보이는군요~

멋진 모자,,,,꼭 준비하셔서  패션 까지도  멋진 Voyager 되시길 바랍니다^^/
sarnia 2012.08.07 01:21  
지금 생각해보면 여옥의 역은 아무도 어울리는 배우가 없을 것 같아요. 아마 비현실적인 인물이라 그런듯 해요.

역사문학은 그 역사문학이 다루고 있는 시대가 아니라 바로 쓰여진 그 시대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말을 여명의 눈동자처럼 드러내주는 사례가 또 있을까요?  원작소설은 그 소설이 쓰여진 1970 년대가 강요한 냉전사고의 한계에 머물러 있는데 반해, 드라마는 그 드라마 각본이 쓰여진 1990 년대의 자유주의 기류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두 작품 전체에 흐르고 있는 차이이지만 그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곳은 최대치와 윤여옥의 말로이지요. 원작소설에서는 잠깐 나오는 일본군 특무대 대위였던 스즈끼를 드라마에서는 친일경찰로 등장인물을 비중있게 바꾸어 친일파가 반공세력으로 둔갑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했구요. (박근형 씨가 연기를 참 잘했습니다 )

모래시계는 전체적인 분위기나 에필로그 등을 여명의 눈동자에서 차용한 감이 있습니다. 뭐, 극본을 쓴 사람 (송지나)과 연출자 (김종학)가 같으니 표절이라고 할 건 없지만 암튼,,, 모래시계도 참 재미있게 보았어요.
별명짓기힘들오 2012.08.06 21:26  
히히 저도 어제 태국가서 쓸 모자 샀어요. 못난이가 모자로라도 가려야지요 ㅎㅎㅎ  좋은 모자를 써야  살아남는다 동감입니다.^^
sarnia 2012.08.07 01:22  
즐겁고 의미있는 여행하시길… ^^
태국 참 묘한 곳이예요. 제가 무엇에 대한 미련, 그리움 이런 거 별로 모르는 성격인데
작년에 한 번 걸렀다고 올해는 기어코 또 가게 될 것 같네요. 캄보디아 간다는 핑계로 ~~
nadie 2012.08.07 08:36  
첫 번째 사진에 이라크의 바빌론 정문 모형이 보여서 반갑네요. 30년전 이라크에서 근무할때 생각이 납니다.
sarnia 2012.08.07 10:49  
이란과의 전쟁이 한창일 때 그곳에서 근무하셨군요.
이라크에 계셨다니까...... 1987 년 대선직전 공중폭파된 대한항공 858 편 사건이 떠 오릅니다. 이 비행기가 바그다드를 출발한 비행기였을 겁니다. 중간 기착지인 방콕 던므앙 공항 도착 직전 사라졌지요..
K. Sunny 2012.08.07 13:31  
모자 사진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ㅎㅎ
중간에 흑인 아이들이 오손도손 모여 앉아있는 사진 중 가운데 아이가 '느 왜 나 찍는데' 하는 표정으로 눈을 흘기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나저나 사니아 님 키가 보통 사람들보다 많이 크신가봐요, 인물 사진이 위에서 내려찍은 것으로 보이네요.
멋진 사진들 기분 좋게 보고 갑니다 ^^
sarnia 2012.08.07 22:46  
아, 언젠가,, 노래 엄청 잘 부르신다는 이야기를 들은 거 같아요 ^^

대한민국 남자 평균키보단 좀 크겠지만 저 정도는 아닙니다. 아마 카메라를 조금 들어서 찍었을 거예요.
하긴 왼쪽 모자 쓴 아줌니는 키가 워낙 작으셨지만요 ~~
쮸우 2012.08.10 11:23  
저도 끝까지 모자사진을 기대했는데 ㅋㅋㅋ
아... 저곳! 가보고 싶네요~ 한산하고 한산하고 평화롭고 ㅋㅋㅋ
sarnia 2012.08.10 13:30  
쮸우님이 추천하고 싶은 모자 사진 하나 올려주세요 ^^
실은 집에 무슨 모자가 있나 모두 모아봤는데 야구모자만 한 30 개 되는군요.
도리구찌 (아시나요?) 가 한 개. 밀리터리 벙거지 한 개
밀짚모자는 아마도 태국에서 한 개 사야할 듯,,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