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찌 받은 것도 십일조를 내야 하나요
예수 사후, 그를 따르던 제자들과 추종자들은 그리스도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면서
<제 재물을 조금이라도 제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는> 생활을 했습니다.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저희가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나눠줌이더라.>
물론 협동과 무욕으로 충만할 것 같은 이 집단에도 오점은 있었습니다.
몰래 뒤로 재산을 빼돌리고도 자기는 전부를 바쳤노라고 주장하는
사례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아나니아와 그의 아내 삽비라가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그들의 거짓말을 알게 된 베드로는 두 사람을 꾸짖었고,
그들은 그 자리에서 거꾸러져 죽었다고 성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수치스러움에 자결을 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거짓말쟁이를 가리키는 속칭으로도 쓰이는 아나니아(ananias)는
히브리어 이름 하나냐의 그리스어 형태입니다.
구약에 이 이름으로 언급된 사람들 중 가장 비중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예레미야 시대의 예언자 하나냐가
거짓 예언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입니다.
자신의 거주할 집을 제외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노라고 공언하신 분이 계십니다.
차명으로 부동산 같은 건 보유한 적이 없다는 말씀도 하셨지요.
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교회의 장로를 지내신 분이 하신 말씀이니 믿어야겠지요.
건설업에 종사하시는 분이라면 리베이트의 메커니즘에 대해 알고 계실 겁니다.
속된 말로 <뽀찌>라고 하죠.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으신 그분께선 누구보다 그 생리를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사업을 추진하신 분이니 더 이상 말하면 입만 아프겠지요.
이 나라를 하느님 성전에 바치겠다고 공언하실 정도로 믿음이 강직한 그분께선
당연히 청렴과 도덕성을 겸비했을 것입니다.
그런 분께서 더러운 뒷돈을 받아 챙겼을 리는 만무하지만,
혹여 그것이 사실로 드러났을 때
그분께서도 아나니아처럼 그 자리에서 거꾸러져 죽게 될까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어느 분 말씀처럼 저도 지인들에게 떡을 돌리겠습니다.
아주 공갈 염소똥, 1원에 이자 붙여 열두 개!
여기서 제 궁금증을 자극하는 것이 있습니다.
<뽀찌> 받은 것도 <십일조>를 내야 하나요?
아니면 부끄러운 돈이니 쥐구멍에 꿍쳐놓아야 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