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결혼식을 이렇게 진행하기도 하나봐요. 첨에는 으흠? 했습니다.
볕 좋은 어느날 서울의 어느 웨딩홀에서 치뤄진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어요.
여느 결혼식이 다 그러하듯 로비는 북적북적 북새통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고
그동안 해외로 떠돌아 다니느라 거의 경조사 참석을 못했어서 , 가까운 촌수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오랜만에 보는...그러니까 거의 몇년만에 보는 가까운 촌수의 친척과 반가운 인사도 하고요...
나는 기억을 못하지만, 나의 어린시절을 기억해주는 먼 친척아저씨한테
거듭거듭 인사하고 뭐 그러면서 얼른 식이 시작되길 기다리게 됩니다.
일반적인 웨딩홀과 시설면에서는 크게 다른건 없었는데
사회자의 식순을 듣다보니 의문인게 있더라구요. 사회자 왈~
오늘 결혼식은 주례가 없습니다. 신랑 신부가 어쩌구 저쩌구.......뭐 그런 이야기를 해나가는데
제가 지금까지 성당 결혼식도 가보고 호텔결혼식, 그리고 향교에서 하는 전통 결혼식도 갔었는데
늘 누군가가 주관을 하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근데 주례가 없으면 뭘 어떻게 한다는거지? 결혼식은 주례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건데? 하고 갸우뚱 거렸는데...
신랑입장과 신부 입장까지는 동일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후에 신랑과 신부가 각각 결혼 선언문? 같은걸 읽고
양쪽 집안의 아버님들이 단상에 올라와서 한말씀 하시고
중창단이 노래 부르고, 신랑쪽 축가, 신부쪽 축가 이렇게해서 식이 끝나게 되었어요.
사회자 왈~ 신랑 신부가 하객들에게 선보이는 이벤트를 하려고 했는데, 신랑신부 두분의 간곡한 부탁과 만류로 그 이벤트는 생략하겠습니다. 그러던데 그 이벤트 라는데 뭔지는 쬐금 궁금합니다.
하여튼 저로서는 처음 보는 형식의 결혼식이였는데, 보면서 와~ 좋다. 싶었는데요.
사실...너무너무 전형적일수밖에 없어서... 말하는 사람도 영혼리스 , 듣는 하객들은 더 영혼리스
결혼식장을 단체 영혼가출상태로 만드는 주례사 식순보다는
이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의 목소리를 길게 듣고, 양가의 아버님들의 덕담을 듣는게 훨씬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해야하나...그랬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례는 아주 오래되고 굳건한 전통? 이랄수 있는데, 어떻게 이걸 생략할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졌는지 궁금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아주 좋아요. 특히나 하객입장에서는 더더욱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