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결혼식을 이렇게 진행하기도 하나봐요. 첨에는 으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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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결혼식을 이렇게 진행하기도 하나봐요. 첨에는 으흠? 했습니다.

고구마 24 1433

볕 좋은 어느날 서울의 어느 웨딩홀에서 치뤄진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어요. 

여느 결혼식이 다 그러하듯 로비는 북적북적 북새통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고

 

그동안  해외로 떠돌아 다니느라 거의 경조사 참석을 못했어서 , 가까운 촌수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오랜만에 보는...그러니까 거의  몇년만에 보는 가까운 촌수의 친척과 반가운 인사도 하고요... 


나는 기억을 못하지만,  나의 어린시절을 기억해주는 먼 친척아저씨한테 

거듭거듭 인사하고 뭐 그러면서 얼른 식이 시작되길 기다리게 됩니다. 

일반적인 웨딩홀과 시설면에서는 크게 다른건 없었는데

사회자의 식순을 듣다보니 의문인게 있더라구요. 사회자 왈~

 

오늘 결혼식은 주례가 없습니다. 신랑 신부가 어쩌구 저쩌구.......뭐 그런 이야기를 해나가는데

제가 지금까지 성당 결혼식도 가보고 호텔결혼식, 그리고 향교에서 하는 전통 결혼식도 갔었는데

늘 누군가가 주관을 하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근데 주례가 없으면 뭘 어떻게 한다는거지? 결혼식은 주례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건데? 하고 갸우뚱 거렸는데...

 

신랑입장과 신부 입장까지는 동일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후에 신랑과 신부가 각각 결혼 선언문? 같은걸 읽고

양쪽 집안의 아버님들이 단상에 올라와서 한말씀 하시고

중창단이 노래 부르고, 신랑쪽 축가, 신부쪽 축가 이렇게해서 식이 끝나게 되었어요. 

사회자 왈~ 신랑 신부가 하객들에게 선보이는 이벤트를 하려고 했는데, 신랑신부 두분의 간곡한 부탁과 만류로 그 이벤트는 생략하겠습니다. 그러던데 그 이벤트 라는데 뭔지는 쬐금 궁금합니다. 

 

하여튼 저로서는 처음 보는 형식의 결혼식이였는데, 보면서 와~ 좋다. 싶었는데요.

사실...너무너무 전형적일수밖에 없어서... 말하는 사람도 영혼리스 , 듣는 하객들은 더 영혼리스 

결혼식장을 단체 영혼가출상태로 만드는 주례사 식순보다는

이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의 목소리를 길게 듣고, 양가의 아버님들의 덕담을 듣는게 훨씬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해야하나...그랬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례는 아주 오래되고 굳건한 전통? 이랄수 있는데, 어떻게 이걸 생략할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졌는지 궁금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아주 좋아요. 특히나 하객입장에서는 더더욱이요. 

 

 

24 Comments
참새하루 2016.04.25 16:55  
그러고 주례에 대한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고구마님 글을 읽고보니
그렇구나 싶네요

그렇고 보니
주례는 언제 부터 시작되었는지...

원래 우리 전통 혼례식에는 없었지요?
이웃 일본도 없고
아마도 한국동란이후에 미국문화가 유입될때
목사가 진행하던 미국식 결혼식이
우리의 주례 결혼문화에 영향을 미친듯 합니다

지루하고 전형적인 주례사 대신
신랑 신부의 자라온 사진들이나 동영상을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틀어주는것도 좋은 아이디어 같네요

저도 영혼없는 주례사는 없애고
독특하고 인상적인 결혼식을 하는것에 찬성입니다
고구마 2016.04.25 18:30  
아...그 주례가 미국 개신교 교회의 예식을 따오면서 정착하게 된거군요.
생각해보니까 이 결혼식에서도 신랑신부의 아기때 모습 사진이 파노라마식으로 화면에 지나가더라구요. 어릴때는 동글동글 엄청 귀여운 아기였는데 지금은 키가 훤칠한 어른이 된거보니까...
왜 괜시리 제가 눈물이 나는지 ...ㅠㅠ ^^
jindalrea 2016.04.25 17:57  
음.. 요즘은 신랑은 어머니 손, 신부는 아버지 손을 잡고 들어 가기도 하고..
주례 대신 양가 어르신 말씀을 듣기도 하고, 축가를 어르신들께서 불러 주시기도 하고..
신랑신부가 나름의 성혼문을 만들어 읽기도 하고..  어려서부터의 사진을 정리하여 보이기도 하고..

뭔가 나름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시도가 많이 엿보이는 듯 합니다.

저의 경우는..저희 학생이 당시로는 매우 신선하게! "무조건"이란 트롯을 현란한 스탭과 함께 불러 주어서 다른 홀 하객들까지 구경?하러 왔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는 드레스 자락 한웅큼 쥐고 춤 췄습니다. 흔들흔들 찌르고~~
고구마 2016.04.25 18:32  
경조사참석을 요근래 거의 안하다보니 요즘 결혼스타일이 이렇게나 바뀐건줄 몰랐어요.
좋은방향으로 바뀌는거 같아서 좋더라고요.

하하하. 구성진 트로트와 춤추신 글을 보니까, 이번 결혼식에 신랑 신부가 절대 안하려고했던 그 이벤트가 대략 어떤 성격의 것인지 알겠습니다.
subac 2016.04.26 00:40  
몇년 전,여동생이 결혼식 준비하는 것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 라구요.
서둘러 허겁지겁 비워줘야하는 결혼식 장에서의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안타깝기도 했구요.
저는 만약 하게 된다면, 커트 코베인처럼 파자마를 입고 해변에서 식을 올리고 다들 느긋하게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고구마 2016.04.26 07:56  
와~ 결혼식에 대한 주관이 정말 뚜렷하고 로맨틱하시네요.
정말이지 결혼식 보는것만으로도 기가 쪽 빨리더라구요. 신랑 신부는 얼마나 긴장되고 그럴까요.
후니니 2016.04.26 01:03  
주례없는 아들결혼식 생각이 나네요


며느리될 아이에게
좋은말하라해서

아둘놈이 방빼주어 서재하나 생겨서
고맙다 한게 생각납니다
고구마 2016.04.26 08:05  
후니니님 아드님도 주례없는 결혼식을 하셨군요.
사실 대부분의 결혼식에서 정작 그날의 주인공인 신랑신부의 뒷모습만 내내 보다가
도중에 밥 먹으러 가는거보다 훨씬 좋기도하고 ...
더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 되더라구요. ^^
후니니 2016.04.29 18:09  
제가 나서서 주관을 하는데
얼마나 쑥스럽던지...

무엇을 해야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 고민하다가

며늘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진행을 했답니다

울릴건지 웃길 건지....
고민하다가 웃기는 걸로 시나리오 먼들어
 더듬거렸더니 장내가 웃음바다로 만들었답니다

저는 좋았는데 끝나고 나서 다들 칭찬했답니다
그런데 어부인한테는 야단 맞았습니다

사돈집안 사람들에게 체신없어 보이게 그게 뭐냐구요..
나는 좋았는데...
Pole™ 2016.04.26 05:50  
요즘 주례없는 결혼식 많다고 얘기도 들었고 드라마에서도 본적이 있는데 실제로는 아직 못봤어요
고구마님은 전혀 듣지도 못한채로 보셔서 더 신기했겠네요
그런데 전 왜 하루 이벤트에 많은 돈을 써서 그런 이벤트를 꼭 해야만 하나 하는 생각이 있어요
요즘엔 카페 하나 빌려서 프로포즈까지 해야만 한다지요?
원빈 이나영처럼 스몰웨딩이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구마 2016.04.26 08:08  
이 결혼식이란게 주체는 신랑신부지만 , 사실 부모님들의 잔치라고 볼수도 있어서
실제로 예식플랜을 짜다보면 양가 부모님 의견을 상당히 받아들일수밖에 없더라구요.
하고싶은게 있더라도 한쪽집안만 설득해서 될게 아니고 양가가 다 오케이 해야하니 .... ㅠㅠ
그동안 뿌린 부조금 문제도 있고 뭐 그런가봐요. ^^
날자보더™ 2016.04.26 10:15  
맞는 말씀이세요.
청첩장 봉투만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결혼식의 혼주는 당사자들이 아니라 부모님들이시니까요. 부모님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력으로(?) 결혼이 가능하게되면 좀 달라지려나요.
고구마 2016.04.26 14:04  
그러게 말이야요. 이런말도 있더라고요.
결혼식은 부모의 세를 파악할수있는 행사고, 장례식은 자녀의 세를 파악할수 있는 이라고...

전 개인적으로는 이런 가족 행사들의 규모가 양적으로는 지금보다는 좀더 작아졌으면 하고
심적으로는 좀더 깊어졌으면 하는데...그저 제 오지랍이겠죠. ㅠㅠ
후니니 2016.04.29 18:05  
고구마님도 알고 계시는군요

우리 현실을 제대로 표현한 말이네요


"결혼식은 부모의 세를 파악할수있는 행사고,
장례식은 자녀의 세를 파악할수 있는 이라고... "

저도 어쩔 수 없이 그런 절차를 거쳤답니다

결혼식에 대해선 절차나 간소함...등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좀 힘들었답니다 왜냐면

결혼식은 집안끼리의 혼맥을 잇는 행사인지라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답니다

그런데요
부모님 장례식은 우리의 의지가 결정될 수 있는 경우라

저의 형제끼리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3개월만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불상사가 발생했답니다

그래서 어머니 장례식에 또다시 문상객에게
부담을 주는게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조화와 조의금을 받지 않았답니다

이후 친구들이 그러더군요
그런 경우 첨봤다고 재벌이냐구 그러더군요

사람이 살면서 도학자까지는 될 수는 없지만 표리라는게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 결과 였죠
세크메트v 2016.04.26 13:41  
이벤트라는건 보통 신랑을 골탕먹일 요량으로 신부 안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시킨다거나..
어떤 결혼식은 신랑이 마술을 연습해서 마술을 한다거나.
또 어떤 결혼식은 신부에게 곤란?한 질문을 한다거나
제가본건 이정도...
아 축가를 신랑 신부가 기똥차게 부른결혼식도 있었네요..
뭐 재미있으라고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정도껏 하면 재미는 있는데 좀 심하게 하는경우 내가 저 당사자면 상당히 곤혹스럽겠구나 하는것들도 가끔 있더라는....
고구마 2016.04.26 14:06  
아이쿠...생략하기를 아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구만요.
사실 어르신들 중에서는 주례가 없다는 사실에 - 으잉? 하시기도 하던데
여기다 신랑이 마술까지 부리면...하하 좀 그랬을거 같긴해요.
아무래도 좀 ..경상도분들이라 약간 보수적이라서요.
젊은 하객들은 아주 좋아할만한 이벤트네요. ^^
어랍쇼 2016.04.26 16:28  
어떤 결혼식이건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엔 전혀 관심이 없다는게 문제겠죠.
주례 없는 결혼식에도 몇번 가봤는데..
엄청 어수선하고 사람들도 중간에 나가고..
음향시설도 좋지 않아서 무슨소리 하는지도 잘 안들리고..
신랑,신부,부모님들도 엄청 준비 많이 했을텐데 그들의 노고가 안타까워 보일 정도였어요.

마음으로 축하하고 호응해줄수 있는 하객이 있는 스몰웨딩이라면 주례없이 하는거 완전 강추~!!
고구마 2016.04.26 18:16  
아이구머니나. 신랑신부가 그 시간을 채우느라고 뭔가 준비를 많이 했을텐데....
마음이 마이 아프겠어요. ㅠㅠ
정말이지 단상에 올라가서 연설하면 관객들의 상태가 한눈에 쫙 들어오는데....-_-;;
저는 앞자리에 앉아서 그랬는지 생생하게 잘 들었습니다만. 뒷자석은 좀 웅성웅성하겠어요.

저도 거의 모든 행사가 다운사이징 되었으면 하고, 개인적으로 아기들 한살 돌잔치가 성대하게 치뤄지는건 좀 의아하더군요.
이제이12 2016.04.26 18:10  
요즘 주례없는 결혼식 많더라구요
일반식보다 준비할게 엄청 많아서 고생고생하던데
정형화된 식 보다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물론 전  하게된다면 고생안하는쪽으로 하겠지만여 ㅋㅋ
고구마 2016.04.26 18:13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주례사가 있는 경우에는 그냥 주례선생님이 다 식순을 채우는데
무주례의 경우에는 신랑 신부도 한 소절 준비해야하고, 양가 아버님들도 준비해야하고
축가도 한번으로 안끝나더라구요. ㅠㅠ
본자언니 2016.04.28 12:07  
저는.. .입장할때 엄마아빠 손잡고 입장했어요ㅎ
주례없이 진행했구요.. 그리고 뮤지컬축가..웨딩촬영을 안해서 현수막으로 실사 뽑아 걸어놓고ㅎㅎ
고구마 2016.04.28 17:57  
양손에 부모님 손을 잡으시고요?
아~ 다시 한번 결혼 축하드립니다. ^^
길버트 2016.04.28 14:05  
제가 본 가장 기억에 남는 결혼식은 당신 결혼식이었습니다. ㅎㅎ
고구마 2016.04.28 17:58  
와하~~ 대박...입니다.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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