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인간...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이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시합에서 두 번 연달아졌다고 온 세계가 떠들썩하다.
급기야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는 등
일부 언론과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호들갑이 도가 지나친 것 같다.
나는 애초에 이세돌을 비롯한 대부분의 프로바둑기사들이
이세돌의 5:0 완승을 예상할 때 좀 의아했다.
정상급 프로 바둑기사는 평생 동안 과연 얼마나 바둑을 공부할까?
소식통에 의하면, 알파고는 한 달에 100만 번의 연습대국을 둔다고 한다.
지난번 유럽 바둑 챔피언과의 시합 이후 5개월이 흘렀다.
알파고가 500만 번 이상의 연습대국을 했을 시간이다.
사람은 잠도 자고 밥도 먹고 휴식도 취해야 하지만
알파고는 1초도 쉬지 않고 계속 연습대국을 할 수 있단다.
그런데 바둑기사들은 5개월 전의 기보만 보고 호언장담을 했다.
자존심의 문제였을까? 아니면 방심의 결과였을까?
이번의 패인을 두고 몇몇 컴퓨터 전문가들은
“바둑기사들이 컴퓨터를 너무 모른다.”고 꼬집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이라는 시각도,
인공지능 역시 인간이 개발한 것이므로
‘프로 바둑기사와 컴퓨터전문가 집단의 대결’
이런 시각으로 보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일부 언론과 사람들이 호들갑을 떠는 근저에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다, 인간만이 지구의 유일한 주인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작용하는지도 모른다.
‘위대한 인간에게 감히 인공지능 따위가 도전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인간은 너무 오만한 것이고,
그에 대한 심판을 받을 날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인간이 지구의 주인으로 행세하는 동안
파괴한 자연이 얼마이며 멸종시킨 생명이 몇이던가.
그에 대한 대가로 인간도 머지않은 미래에
그 무엇인가에 의해 멸종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 ‘무엇’이 바로 인간이 개발한 핵폭탄이거나
인공지능이라면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