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말 큰 코 다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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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말 큰 코 다치지 않으려면......

sarnia 34 1917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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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들은 고국을 방문할 때 보통 국적기를 선호합니다. 외국 항공사에 비해 대체로 가격이 비싼데도 국적기를 타는 이유는 여행의 출발과 마무리를 고국의 문화와 함께 하며 추억과 여운을 남기고 싶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박희숙 씨는 62 세의 미국 교포입니다. 영어이름은 크리스탈이고 남편의 성이 김씨인지 지금 사용하는 이름은 크리스탈 희숙 김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현재 유방암 4 기 진단을 받은 상태입니다. 한국에 잠시 머물면서 한방치료도 하고, 무엇보다 어린 시절 자신을 돌봐 준 돌아가신 할머니의 흔적을 만나보고 싶어서 딸 미미 씨와 함께 고국방문을 결정했습니다. 15 년 만에 가는 고국입니다. 의미 있는 오랜만의 방문이라 그들도 고국의 국적기인 대한항공을 선택했을 것 입니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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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er’s Day 였던  8 일 아침, 시애틀 타코마 공항 대한항공 카운터에 그들 모녀가 나타나자마자 카운터 직원이 의료진의 서류부터 요구했습니다. 그들이 서류를 요구한 건 의외였는데 항공권을 온라인에서 구입할 당시 환자임을 밝혔는데도 대한항공 측에서 별다른 소리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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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미미 씨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항공여행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를 승인한다는 주치의의 소견서와 담당 병원인 Health Group 이 작성해 준 항공여행 승인 소견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도 대한항공 측은 충분하지 않다며 자기 회사의 양식으로 재작성해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요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승인은 대한항공 미주본부 (LA)도 아닌 서울 본사에서 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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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탑승을 거부하는 바람에 시애틀에서 이틀이나 낭비하는 동안 대한항공 측은 숙소나 환불 등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취해주지 않았습니다. 대한항공 시애틀 지사의 전 직원이 이틀 동안이나 이 딱한 모녀의 호텔을 알선해 주러 시애틀 시내를 뒤지고 돌아다니느라 자리를 비워서 그랬는지, 몇 번이나 환불을 요구하려고 연락을 취했는데도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모녀가 취재진에게 소송의사를 밝히자 대한항공측은 그때서야 '우리도 이들이 머물 호텔을 알선하는 등 최선을 다 했다'고 해명을 했기 때문입니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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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크리스탈 김 모녀는 Health Group Cancer Center 와 담당 주치의의 소견서를 팩스로 보낸 델타항공으로부터 즉석에서 탑승승인을 받고 바로 다음 날 (11 ) 아침 8 시에 출발하는 인천서울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xm


 


여행하기에는 안색이 창백했고” “비행 중 승객이 죽으면 다른 승객들이 충격을 받을 우려가 있을 정도로 건강이 심각했다는 소견을 발표한 ‘시애틀-타코마 공항 대한항공 카운터 사주관상가 겸 돌팔이 암전문의의 우려와는 전혀 다르게 크리스탈 김 씨는 델타항공 편으로 시애틀을 출발해서 11 시간 30 분의 긴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아주 건강하고 밝은 표정으로 인천서울공항에서 마중 나온 친지들과 취재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상이 사건의 전말인데 저는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겠습니다. 또 대한항공의 탑승거부에 법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환자 탑승거부 논란의 핵심은 대한항공이 IATA 규정을 준수했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항공사측이 승객의 여행권 보장과 환자차별방지를 위해 얼마만큼이나 '회사측 리스크'를 부담할 자세를 보여줬느냐 일 것 입니다.


 


적어도 대한항공은 승객의 여행권을 존중하는 마인드를 전제로 한 항공사의 리스크 부담의 자세를 보여주는 경쟁에서 외항사인 델타항공에 완패했을 뿐 만 아니라, 항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탑승거부권 행사를 수행하는 절차에 있어서도 승객의 입장을 고려하는 마음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탈 김 씨와 딸의 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말이지요.


 


딸 미미 씨의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대한항공 측에서는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탑승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권한이 서울 본사에 있다느니, ‘승객부담인 250 만 원짜리 산소통을 서울에서 공수해 와야 한다느니 하는 승객의 입장에선 전혀 위로나 도움이 되지 않는 관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설명 이외에는 말이죠.


 


사실 저는 지금까지 대한항공이 그렇게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나쁜 경험을 한 적은 없기 때문에 이 사건의 전말이 잘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얼핏 이런 느낌은 듭니다. 직원 개개인의 서비스 마인드는 훌륭하더라도 customer service절차를 관장하는 시스템에 관료적이거나 위계적인 문제가 있다면 이런 종류의 황당한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암튼 이 사건은 MSNBC 를 비롯해서 미국 현지 언론들이 비중 있게 다루고 있고 크리스탈 김 씨 모녀가 미국 현지의 로펌과 소송절차를 논의 중이기 때문에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엄청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재판은 당연히 미국 법원에서 진행될 것이고 환자 차별 등이 소송항목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미디로 잘못 걸린 것이지요. 대한항공 측이 패소할 경우에는 모르긴 몰라도 수 백 만 불을 내 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회사의 명예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게 될 것이 분명한데, 그 회사가 어떻게 이 사건을 처리하는지 두고 볼까요?


 


excellent in flight korean air...... sure sure~~




34 Comments
석유배달 2011.05.14 12:45  
음  휴~~~~~
바다여행자 2011.05.14 14:15  
대한항공 배불러서 그런건가....저도 안좋은 추억이 있어 요즘은 국적기 관계없이 타고 다닙니다...
곰돌이 2011.05.14 14:20  
에고...

그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대한항공이  불쌍한 마음도 듭니다...

그냥...

탑승시키시지...

의사 소견서도 있는데....
마린어른 2011.05.14 17:00  
고객 써비스를 관장하는 부서의 절차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거라는 싸니아님의 의견에 한표던집니다.
샤이 2011.05.14 18:06  
기내에서 사람 , 추후 소송이 다반사입니다. 환자가 위급시 회항을 해서, 손해 발생시 환자가 책임 지게 할 수 있을 까요?  회항 경험했던 사람으로 그런 사람을 태운 항공사가 원망스러웠습니다. 무리하게 여행을 하기 보다는, 무조건 탄다고 우기기 보다는, 타인을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않을까요?
레이™ 2011.05.14 18:15  
결과가 나오지 상태에서 글 제목이 좀 자극적인 것 같습니다.

한쪽만의 입장을 사실로 전제로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글 제목과 같이 결론을 미리 내리는 것은 성급하지 않을까요?

대한항공측의 공식적인 입장을 먼저 들어 보고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을 듯 합니다.

건강상 문제가 있는 분의 항공기 탑승여부에 신중에 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환자분 당사뿐만 아니라 다른 탑승객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한가지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입니다.

비행기 탑승에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의 건강 상태이면서 예약시 먼저 환자임을

궂이 밝힌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비행기 예약이 보험 가입하는 것도 아니고 미리 고지하는 이유가 있나요?
이열리 2011.05.14 19:53  
밀....신청하면서 그랬던게 아닐까 하는데...
선생님 2011.05.14 21:09  
음....
많이 생각 해볼 문제다...
sarnia 2011.05.14 22:09  
저 역시 회항 경험이 두 번이나 있습니다. 그 중 한 번은 겉으로 멀쩡하던 중년 남자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켜 다이버트한 경우였지요. 속으로 짜증이 나는 거야 당연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그 환자를 원망하지도 않았고 항공사에 대한 원망은 더더욱 들지 않았습니다.

김 씨 의 경우 아픈데도 몰래 비행기를 탄 게 아니고 환자로서 자신이 수행해야 할 절차를 밟았습니다. 담당 주치의에게 항공여행계획이 있음을 이야기했고 병원 측은 비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소견서를 내 놓았습니다. 말기 암환자이기 때문에 다른 승객들을 생각해서 비행기를 타지 말았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환자 자신이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환자가 의사와 상의했고 의사가 동의했다면 그걸로 환자가 할 일은 다 한 것이지요.

예약 시 환자임을 굳이 밝힌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시다는 레이 님의 그 궁금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제가 도리어 궁금합니다. 환자이기 때문에 스페셜 케어를 요구했을 수도 있고, 혹시나 항공사마다 다른 탑승거부규정에 따른 대한항공 측의 의사를 미리 타진해 보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겠지요. 실제로 대한항공은 중환자나 아주 연로한 승객의 경우 보호자 대동을 요구하거나 비행기 다이버트 시의 손해배상에 대한 각서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미리 알고 소송을 대비해서 유리� 고지를 선점하고자 그런 서류를 제출하지는 않았겠지요. 설령 그랬다고 쳐도 (진짜 그럴리는 없겠지만) 항공사측의 대응에 문제가 있어 이런 소송에 휘말려 든 것이라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는 것이구요.

저는 다른 쪽 당사자인 대한항공 측 해명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일어난 지 벌써 8 일이나 지났는데도 대한항공 측에서는 별 설득력 있는 해명이 없는 것 같군요.
레이™ 2011.05.14 22:50  
반대쪽 입장인 대한항공측 입장을 먼저 들어보고 판단하는 것이 순서라는 요지를 말씀드린 것 입니다.

아직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라니 기다려 보는 방법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설마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대한항공측의 문제라면 그에 대한 사과와 보상 절차가 진행될 것이고..

그런 진행 절차를 모두 보고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뜻 입니다.

그리고, 님이 말한 환자로써 할일은 다한 것에 대한 부분은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만약에 문제 발생시 책임 소재는 누구 한테 있는 것인가요?

소견서를 작성해준 의사가 책임을 지는 것도 아닐 것 같고..

또한 님이 처음 언급한 상황이라면 저 또한 특별한 시간적인 제약이 없는 경우라면

님 같은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겠지만..

반대로 그런 여유가 없는 비상상황에서도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있는지는 장담 못할 것 같습니다.

제글의 요지는 양측 입장을 모두 들어 보고 나서 비난을 해도 늦지 않다는 것 입니다.

님 같이 제3자가 먼저 나서서 일방적으로 한쪽 입장만 듣고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부탁 한가지만 드리겠습니다. 가능하면 한글로 표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윗글과 댓글 뿐만 아니라 다른 게시판에서도 님글 몇번 보다 포기한 기억이 있어서..

저같이 영어 같은 외국어에 친숙하지 않은 무식한 사람은 도대체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
sarnia 2011.05.15 08:37  
아, 예. 미안합니다. 앞으로 한글로 쓸 수 있는 것은 한글로 쓰겠습니다. 다만 Health Group 같은 고유명사는 그냥 영어로 쓰고요^^
먼지 2011.05.14 22:14  
문제는 항공사가 승객이 환자인 걸 알면서도 자사기의 탑승기준에 적합한지 판단 않고 항공권을 판매, 탑승 당일 공항에서 탑승 적격 여부로 승객을 곤란에 처하게 한 것입니다. 만일 항공권 판매시 자사기의 탑승조건을 알려 줬더라면 그분은 자신의 상태에 탑승가능한 항공사를 찾아 발권을 했을 것이고 공항에서 저런 난처한 상황은 안격었겠지요.
rieun 2011.05.15 02:19  
비슷한 케이스인 나로썬..참~~ 대한항공 이번에 잘 걸렸네요 액설런트플라이 매번 외치고 3세경영 딸래미 드립 잘 치드만..델타항공이 밥은맛없어도 이뿐승무원은없어도 객관적서류앞에서 인정할건하네요..의사 소견서는 것도 암센터 의사소견서가 뭐 장난인줄아나 ㅠ이미 발권시 본인이 환자임을 밝혔는데.. 암환자라고 바로 깰꼬닥하는거 아닌뎅 부디 인권보호강국인 미법정에서 승소하길바랍니당 잘항공은 암환자라 그러면 옆자리까지 비워서 넓게 쓰게해주는데
sarnia 2011.05.15 08:29  
이 사건에 대한 첫 기사를 내보낸 MSNBC 가 대한항공과 접촉을 시도한 날이 5 월 10 일이었는데 ‘공휴일이라 담당자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답니다. 그 기사를 읽고 5 월 10 일이 왜 공휴일일까 생각했지요. 대한민국 첫 총선 기념일을 공휴일로 정했을 리도 없고…… 해서 검색해 보니까 아, 그 날이 석가탄신일 이었군요^^ 이런~ 크리스마스 때는 제가 여기 (그냥암꺼나)에 축하 메시지도 올렸었는데 부처님 오신 날은 깜빡 잊고 그냥 넘어갔네요. 며칠 전에 핫산왕자님과 댓글을 주고 받고도 잊어버리다니-_-

대한항공 탑승거부사건에 대한 여론은 대한항공 측의 판단이 합리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국내 항공업계와 대한항공 측이 환자 나 고령자 유아 등 약자승객의 여행권리 보장과 차별방지를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적 시각으로 나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탑승을 거부할 수 있는 판정의 기준이 주관적이어서는 설득력이 없다는 것 입니다. 환자의 비행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란 카운터 직원이 관상이나 토정비결을 보아주는 할아버지처럼 승객의 안색을 살피는 것에 의해 마련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입니다. 해당 환자의 상태는 그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해 온 해당 의료기관과 주치의가 가장 잘 판단 할 것 입니다. 만일 그 환자가 비행 중 문제가 생겼다면 소견서를 발부한 해당 의료기관과 주치의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겠지요. 같은 논리로 환자가 비행이 가능하다는 주치의 소견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사가 자사 규정을 들어 탑승을 거부했다면 그거야 항공사 자유이겠지만, 그것 때문에 해당 환자승객이 차별을 받았다고 느꼈고 이후의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나 부당한 대우가 발견됐다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역시 당연한 것이겠고요.   

판단의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누가 더 규정을 잘 지켰느냐 또는 누가 더 옳으냐 하는 가치판단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 사건은 아무래도 탑승거부와 관련한 규정의 문제 같은 단순한 차원을 떠나 약자보호 마인드와 차별금지 정신에 힘을 실어주는 ‘정치적 사건’으로 다루어 지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어떤 종류의 소비자든 정당하고 공정하며 최상의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확보하는 것은 단지 소비자의 입장에서뿐 아니라 자본주의를 살아가� 시민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본이 항공사 같은 독과점 자본일수록 그 자본을 견제하기 위한 여론 선점과 소비자 단결은 더욱 필요한 것이고요.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프로들과 자본의 조직인 대기업의 서비스 마인드는 그 기업의 임원들의 마음이 천사와 같아서 나날이 향상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소비자들이 압력과 견제를 가함으로서 나오는 결과물일 테니까요. 소비자 개인과 막강한 자본은 처음부터 상대가 안 되는 불균형한 관계이지만 이런 사건들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견제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힘의 균형이 생성되는 것 아닐까요. 대한항공은 이번 사건을 맞아 몹시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근데요. 대기업은 가끔 억울하지만 소비자는 항상 억울한데 자기가 지금 왜 억울한지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태반인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을 보니 다른 사건 하나가 생각나는군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2007 년 유류할증료 담합과 관련한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미국 법무부로부터 각각 3 억 달러와 5000 만 달러의 벌금을 추징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 벌금을 냈는지 어쨌는지는 검색을 해 보지 않아 모르겠는데, 미 법무부의 반독점법 판정을 근거로 교포들에 의해 항공료 반환 청구소송을 당한 적도 있지요. Panish, Shea & Bole 라는 현지 법무법인이 원고들을 대신해 LA 연방법원에 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 행정기구의 조사와 판정이 있고나서, 담합기간으로 판정 난 2000 년부터 2007 년까지 이 두 항공사를 이용해 태평양을 건넌 수 백 만 명의 승객들은 무려 7 년 동안 이런 사실을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제가 경험한 대한항공 직원 개개인을 생각하면 시애틀-타코마 공항에서 발생했다는 일이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단지 제가 인복이 좋아 천사 같은 직원들만 만났던 건 아닐테구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승무원 등 고객 접촉 직원들에게는 과중한 서비스 마인드를 강요하면서 경영시스템에서는 권위주의와 책임전가주의가 횡행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즉, 탑승거부 절차에 승객을 화나게 할만한 문제가 있는 것은 카운터 직원의 자세가 나빠서가 아니라 이 회사의  관료주의적인 의사결정구조에서 파생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하는 말 입니다.
먼지 2011.05.15 11:47  
사르니아님의 글을 읽고보니 대항항공을 너무 사랑하시는게 느껴지는 군요.ㅎㅎ
일반적으로 남의 자식과 내자식이 똑같은 잘못을 했을때 남의 자식보다 내자식에 더 실망하고 내자식을 더 야단치는게 부모마음이니고 그 마음에는 큰 기대와 사랑이 깔려있으니까요.ㅎㅎ
sarnia 2011.05.15 12:08  
ㅋ 먼지님이 제 마음을 너무 잘 읽으셨어요. 맞습니다. 저는 대한항공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으로서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랍니다. 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멋진 항공사와 자주 이용하는 고객으로서 항상 즐겁게 만나고 싶고요. 아시아나항공 이야기를 안 하는 이유는 제가 그 회사 비행기를 타 본 적이 딱 한 번 (그것도 방콕-인천 편도) 밖에 없어서 아직 애정과 관심이 안 생겼기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깨어있는 소비자의 단결된 힘'은 기업을 망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기업을 더욱 강하면서도 동시에 착하게 다음어 주는 것 아닐까요?
먼지 2011.05.15 12:54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깨어있는 소비자라면 정에 이끌리지 않고 합리적인 항공사를 선택하지 않을까요.
때론 무시하며 지켜보는게 일일이 간섭하는 것보다 자녀교육에 효과적이기도 하더라구요.ㅎ
sarnia 2011.05.15 13:07  
ㅎㅎ 멋진 댓글을 달아주시는 먼지님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배경음악을 바꾸었어요. ㅋㅋㅋ
케이토 2011.05.17 02:30  
^^;;; 댓글을 안남길 수 없게 하는 센스있는 답변을 보고 슬쩍 흔적남깁니다 ㅎㅎㅎ
sarnia 2011.05.17 12:23  
센스와 감각으로 말하자면 제가 케이토님을 따라갈 수가 있나요. 생경한 곳에서 보내는 '5 월의 멋진 날들'...... 안전하게 즐기세요.
ran0208 2011.05.15 19:52  
음...발리여행시 서핑하다 갈비뼈에 금이간적이 있어 예약날짜보다 일찍 돌아온적이 있었습니다. 대한항공에 예약시 미리 설명을 하고 날짜를 바꿨는데 혹시 의사 확인서가 필요할지 모르니 준비하라고 하더군요.
보험서류만 들고 공항에 갔더니 현지 직원들과 한국인 직원분께서 걱정해주시며 신경많이 써주셨고 거의 만석이었음에도 앞쪽에 옆좌석까지 비워주셔서 누워서 올 수 있게 조치해주시는
고마운 기억이 있는데...지역마다 직원마다 처리 방법이 다른건가????
sarnia 2011.05.16 01:23  
저 역시 지금까지 객실승무원이든 지상근무자든 고객을 대하는 직원 개인의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던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시애틀 사건은 현지 직원이나 당직간부가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환자 이송에 관한 매뉴얼은 있었겠지만 그 매뉴얼로는 현장 간부가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 같고 비상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서울 본사의 임원급 간부가 석탄일 휴일로 연락이 안 된 사이에 미국 현지언론이 사건을 포착하고 취재에 돌입하면서 문제가 확대된 것이지요. 보도에 따르면 김씨 모녀가 델타항공 편으로 인천서울공항에 도착한 시점에서 김씨의 변호사들이 벌써 이 사건을 맡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했는데, 미국 현지의 로펌이 그토록 신속하게 움직인 것만 봐도 이 사건은 대한항공으로서는 매우 불리하고도 위험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패소가능성이 아주 높고 보상액은 거액이 될 수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이 항공사의 경영마인드가 '반인권적'이라는 딱지까지 뒤집어 쓸 수가 있다는 것 입니다.

직원들 개개인의 서비스 마인드 뿐 아니라 경영시스템 역시 '고객우선' '친인권 마인드'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에어캐나다도 이런 종류의 사건으로 '개망신'과 대곤욕을 치룬 적이 있지요. 옆 승객에게 불편을 줄수 있을 만큼 뚱뚱한 승객에게 좌석을 두 개 예약하든지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면 어떠실지~ 하고 권했다가 그 뚱뚱하신 영국인 여자승객에게 피소당했었습니다.
마린어른 2011.05.16 01:39  
그렇지요!!...재량권과 시스템 차이겠지요..우리나라 매뉴얼이 다양한 경우의 수를 포함하고 있는 일본이나 서양 선진국만큼 자세히 되어 있지가 않은 것 같아요..아마도 당직 간부가 결정 할 수 있는 매뉴얼이 있었을 텐데..그 매뉴얼에 없는 사항은 본사나 지사장에게 허락을 득하라고 쓰여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위 환자와 같은 사건이 매뉴얼에 없었을 것 같네요..만일 매뉴얼에 없고 본사나 지사장이랑 연락이 안되고 결정을 바로 해야할 사항이라면 미국의 다른 항공사에 문의하던지 미국의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처리한 한후 사후 결제를 득하라는 문구가 있었으면  당직간부의 재량으로 이분을 태웠을 거라 생각 되네여..항공,인권,민주주의 역사의 길고 짦은 차이일지도 모르겠네요
sarnia 2011.05.16 02:11  
아, 정확한 표현을 해 주셨습니다. 매뉴얼에 포함해야 할 경우의 수...... 매뉴얼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커버하지 못하면 시애틀 사건같은 게 빈발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기업중에서 항공사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장 근접해 있어야 할 조직인데 시애틀 사건 정도에 현장 매니저가 사용할 수 있는 매뉴얼이 없었다는 것은 답답한 일이지요.

또한 MSNBC의 전화를 받으면서 '휴일이라 담당자가 없다'고만 하고 끊어버린 그 직원의 '둔감함'도 문제지만 이 사건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감을 못잡은 � '비글로벌'한 임원들은 그 자리를 내 놓아야 할 것 입니다.

저는 소송이 더 진행되기 전에  대한항공 지창훈 대표이사 겸 총괄사장이 크리스탈 김씨의 서울 숙소로 직접 찾아가 정중하게 사과하고 적절한 보상을 합의하는 것이 이 사건을 '가장 저렴하고 덜 위험하게' 풀어가는 첩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망신은 망신대로 당하고 거액의 보상금 태반을 미국 로펌에 떠 안기는 것 보다는 나은 해결책이겠지요. 제 추측이 맞다면 그토록 잽싸게 움직인 로펌은 수임계약금 조차 받지 않았을 것 같고 패소시 수임료 제로 조건을 내 걸었을 것 같군요. 그들이 승소를 확신하고 있기 때문일 것 입니다.

그나저나 지창훈 사장 요즘 여기저기 불려다니느라고 피곤했겠지만 이 사건은 대통령 전용기회항 사건보다 훨씬 심각한 사건이니만큼......

참, 본문 주제와는 관계없지만, 기왕에 대통령 전용기 회항사건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 사건에 대해 한 마디 하지요. 잘못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에게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최종 기관이 있다면 청와대 경호처입니다. 대한항공의 책임은 그 다음이지요. 우연히 보도를 보니까 청와대 경호처에서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비롯한 담당 간부들을 호출해서 야단을 쳤던 모양인데 한마디로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호출해서 나무라는 일과 같이 웃기는 일이지요. 진상을 알지도 못하면서 아직 기술팀으로부터 보고조차 받지 못한 항공사 경영진을 호출해서 야단부터 친 청와대 경호처장의 권위주의적인 자세나 잘못된 일 처리 순서는 이 정권의 '모자란 사고력'을 잘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와대 일개 차관급 공무원의 일처리 순서가 잘못된 호출따위에 득달같이 달려간 이 회사의 대표가 이 사건의 주인공인 고객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지 않을 이유는 없겠지요.
Jeanny 2011.05.16 09:26  
저도 대한항공에 안좋은 기억이 많아서...
로이드웨버 2011.05.16 22:20  
혹.. 글쓰신분 닉넴이 캐나다 기차역 이름인가요?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항상 좋은글 잘읽고있습니다.
sarnia 2011.05.17 12:19  
우와~ 좋은 글...... 고맙습니다^^ 전 제가 이야기를 하면 막 화를 내는 분들이 많아서 저 스스로 혹시 나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는데 ㅎㅎ

Sarnia 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서남쪽에 있는 인구 8 만 정도되는 작은 도시 이름입니다.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5대호 중 하나인 휴론레이크 바로 옆이 있는 도시구요. 화학도시라 별로 아름답지는 않은데, 제가 1999 년 가을부터 9 개월 정도 그 도시에서 산 적이 있답니다.
레이™ 2011.05.17 16:40  
나쁜분이란 생각보다는..

영어 좀 한다고 잘난체 하면서 많이 나대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시분이 많다는

느낌을 님글에 대한 댓글에서 자주 보게 되더군요.

너무 자기 주장이 강해서 생기는 오해일 수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저 또한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해 본건 아니지만, 다양한 사고와 성향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님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생각이 다를 뿐이지 틀리거나 나쁜 것이 아니 듯이.. ^^
꾸용 2011.05.17 20:34  
저도 팬중의하입니다만 ㅋㅋ
일단  싸니아님의 글은 생각을 하게 해 주고
논리적인 느낌이어서 읽기가 좋습니다 ㅋㅋ
단 영어는저도 종종 당황하지요컴뷰터일때야 상관없지만 지금같이 핸드폰일때는요 ㅋㅋ
sarnia 2011.05.17 22:06  
좋은 지적을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어는...... 제가 영어권에서 21 년을 살아왔기 때문에 잘난척을 해서라기 보다는, 문맥상 적절한 표현으로 한국어보다 영어가 먼저 떠 오르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습니다. 저는 그냥 별 생각없이 사용했더라도 불편함이나 오해를 느낄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영어를 잘 한다는 말은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마시구요. 2~3 세 까지도 섬세한 경지에서는 완벽할 수 없는 외국어를 이민 1 세인 제가 잘 할 수는 절대 없는 것이니까요. 대한민국방에서의 어느 분 댓글은 영어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말씀하신 점을 깨달을 수가 없었는데, 레이님과 꾸용님의 말씀을 들으니 제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꾸용 2011.05.18 14:42  
뭐 잘못이라 생각지도 않고....그것이 그냥 자연스러워 보여서 고쳐야 할점이라고 보지도 않지만...신나게 글을 읽다가 막힐때는 제 스스로가 조금 당황스러울뿐이지요..ㅋㅋ
오늘은 컴퓨터라서 괜찮습니다 ^^

(제 컴퓨터에는 프로그램을 깔아서
 마우스로 영어 단어에 가져다 되면 사전프로그램이 인식 한글로 보여줍니다)
sarnia 2011.05.18 16:08  
이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배려'에 관한 것이었어요. 저는 자연스럽더라도 상대방이 불편함을 느꼈다면 제 잘못입니다. 의사전달에 실패한 것이니까요. 오래 전에 어느 분이 제게 태국어로 댓글을 대신 적이 있는데, 태국에 사는 그 분은 그냥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태국어를 사용했지만 제가 그 말을 못 알아듣는 바람에 좀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일이 생각나니까 제 잘못을 인정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ㅎㅎ   

아, 말씀하신 그 사전프로그램은 제 컴에도 잇는 것 같아요. 제가 일부러 그런 프로그램을 깐 적은 없는데...... 원래 있었던가봐요.
꾸용 2011.05.21 18:37  
알툴바 프로그램을 깔면 자동으로 깔리지요 ^^
박종률 2011.05.23 18:25  
아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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