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된 7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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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된 7년의 추억

즐거워라~ 12 687

처음 올리는 글이 이런 글이라 죄송하네요. 정보도 없고, 감동도 없고.... 그저 답답해서 몇자

적어 봅니다.


몇일전부터, 7년 동안 신랑과 여행다니며 찍은 사진의 태반이 실종(?)되어 버린 것을 알고

망연자실 상태입니다.


경위인즉슨... 

제가 결혼한지 1년 반 정도 지났고, 신랑과 사귄 시간까지 하면 근 7년이 되어 가는데요...

그 동안 소소하게 여기 저기 다닐 때마다 

저나 신랑이나 사진을 참 안 좋아해서 카메라가 없는 관계로 

그때 그때마다 (신랑의) 동생 디카, 아버지 디카, 연구실디카 등등 빌려서 찍었습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은 신랑이 '(본인) 집 or 연구실 하드에 넣어뒀다'고 했고요, 

제가 기계맹인데다, 한동안 컴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도

딱히 방법이 없어 걍 넘어갔고,

둘다 사진꾸미고, 올리고 하는데 워낙 취미들이 없어서 걍 잘 있겠지 하고 있었네요.   


하지만, 결혼하면서 컴을 새로 샀고, 그 때 신랑에게 '잊지 말고 사진 저장해둔 것 새컴으로

모두 옮겨두라'고 당부한 기억이 납니다.


대단한 사진도 아니고, 대단한 여행도 아니었지만, 둘 사이의 추억이기도 하고,

워낙 사진찍는거 싫어하는 성격이라 달리 찍어둔 사진도 없으니... 유일한 기록물이기도 하고..
 
나름 소중했거든요. 


그런데, 7월초에 여행 다녀온 사진을 웹하드에 올리면서, 신랑에게 '예전 사진들도 보기쉽게

모두 여기 올려두자'고 했더니...  이제와서 사진들이 어디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는군요....

대략 10회 이상은 찍어 올렸을텐데, 그 중 하나도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네요... 

하드가 날라갔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어디있는지 모르겠다는 건 대체 무슨 말인지....
 
결혼하면서 새컴으로 옮겼으면, 기억이 안 날리가 없는데, 기억에 없다고만 하고...
 
새컴은 아무리 뒤져봐도 사진이 없고...

애초부터 사진을 업로드한 건 사실이었는지도 미심쩍네요. (남의 디카이니, 업로드 안한채로

반환해서 디카 임자가 삭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임.. )


이제 수중에 남은 사진은 이번 여행사진과... 결혼 포폴사진 및 신혼여행 사진이 다입니다... 

에휴....     

어쩌다보니 신랑 흉보는 얘기처럼 되었는데....  그건 아니구요.... 

경위가 어떻게 되었건, 당연히 거기 있을 줄 알았던 과거의 모습들이.........

없어져버렸다는게 너무 속상해서....

몇년이나 방치해놓은 주제에 할 말은 아니지만,  



저 같은 분은 없으시겠지만... 모두들 아끼는 사진들 잘 보관하시길 기원해봅니다 ^^;;  
    
12 Comments
필리핀 2010.08.16 14:36  
헐~ 안타깝네요... ㅠ.ㅠ
새로 연애하는 기분으로 다시 여행 다니셔요~ ^^;
즐거워라~ 2010.08.16 16:30  
앞으로도 추억을 쌓을테니 너무 슬퍼하진 않아야겠지만... 그래도 20대 후반의 나름 풋풋(?)했던 제 모습은 이젠 어디에도.. T.T 나중에 아이들이 "아빠는 엄마 맞벌이하는거 보고 결혼한거야??"할까봐 두려워서요... (실제로 이렇게 묻는 아이들이 있대요 T.T)
간큰초짜 2010.08.16 15:36  
저도 98년부터 캠코더로 찍은 동영상CD와 사진, 각종HDD, 6mm 테이프가 제 책장을 가득채우고 있어서 작년 여름휴가때 거의 일주일에 걸쳐 백업 다하고 사진파일에 제목을 다 달았습니다. 제 딴엔 팔만대장경 작업 보다 더 힘들었지만 보람찬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잃어버린 파일들이 꽤 되더라구요...지금 생각해도 가장 안타까운건 첫째가 태어나던 상황을 가족분만실에서 다 찍었었는데..6mm 테이프에 누군가가 덧씌웠는지 찾을수가 없어요.

우리집은 와이프가 그런 부분에 다소 무신경해서 제가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즐거워라~ 2010.08.16 16:32  
아.. 사모님이 부럽습니다 ^^ 저도 부지런히 배워서 직접 챙겨야겠어요. 귀차니즘의 극치입니다만, 지금으로선 파일들이 돌아오기만 하면 저도 팔만대장경을 간행할 마음가짐인데요 ^^;
dulban23 2010.08.16 16:24  
추억의 사진들이 없어지긴했지만...그래서 너무 아깝지만  즐거워님과 남편분의
기억속에 누구도 없앨수 없는..잃어버릴수 없는...추억이 있잖아요..
앞으로는 즐거워님이 챙겨셔요..

나도 메모리 카드 찾아봐야지..
애들 초딩때부터 찍은것 컴맹이라 컴에 저장못하고 걍 메모리카드로
하나도 지우지않고...
다...가지고있는데 어느날 어느 추억이 사라질이..


초짜님..
글 대박~~
팔만대장경 작업에 빵~~터졌습니다.
즐거워라~ 2010.08.16 16:35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근데... 치매기가 있어서 언제 어디를 갔었는지도 벌써 기억이 잘 안나요 T.T 사진이야 없어진거 어쩔 수 없고... 신랑이랑 머리 맞대고 언제 어디갔었는지 뒤늦은 여행일기라도 써봐야겠습니다. 이건 무슨 역사책 편찬도 아니고... T.T
재석아빠 2010.08.17 01:54  
아이고...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많이 다니세요~~

핑게 삼아 좋은 꺼리가 생겼네요~~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또 다른 즐거움도 새록새록 돋아 날거 같은데요~~
즐거워라~ 2010.08.17 14:09  
감사합니다~ ^^ 신랑이 몇일동안 죄인모양 쑤구리고 있더니 드디어 디카를 질렀다며, 담 주에 근교라도 나가자고 하네요. 재석아빠님 말씀처럼 핑계삼아 많이 다녀아겠어요. 물론 더 이상 꽃다운(?) 20대도, 처녀총각도 아니지만 ^^;;;
sarnia 2010.08.17 11:13  
저도 사진 별로여서 신경을 안 써왔는데…… 지금은 아예 사진 보관 전용으로 외장 하드까지 준비했어요. 메모리카드도 작은 사이즈 (4 기가)로 네 개. 외출할 때 아예 카메라 가방 들고 나가지요.  모든 사진들은 외장하드에, 약간 마음에 드는 사진들 (예쁘게 나왔다는 말이 아니라 추억이든 뭐든 시선이 두 번 이상 가는 것)은 외장하드와 메인 하드에 그 중에서 뽑힌 것들 (역시 예쁘게 나온 건 기본이고 아울러 이야기 주제에 걸 맞는 것들)은 불로그에 삼중 보관합니다. 

문자기록은 문자기록대로 영상기록은 영상기록대로 쓸모와 의미가 제 각각이더라고요. 사진이 원래 없으면 그것대로 왜 안 찍었나 후회되고, 있던 게 없어지거나 훼손되면 더 마음이 아프겠지요. 

저도 사진 모으기 시작한 2008 년 이전 여행 사진들은 거의 없어졌지만 (필름 시절 사진들은 사진첩에 담겨 어딘가에 박혀 있을 겁니다) 깨끗이 잊어야지요. 생각해 봐야 생기는 거 없이 마음만 아프니까요^^
즐거워라~ 2010.08.17 14:14  
그러게요. 깨끗이 잊고, 남아있는 것들이나마 예쁘게 갈무리해야겠어요. Sarnia님처럼 좋은 글까지는 못올리더라도, 언젠가 내 추억의 단편이라도 흐뭇하게 꺼내볼 수 있게요.
케이토 2010.08.19 11:40  
저는 엄청나게 기록하고 끄적대는 성격인데...
방대한 양의 자료를 견디다 못한 컴터가 정신줄을 놓는 바람에 한번에 모든 디지털 이미지를
날렸던 기억이 문득 납니다 ㅠㅠ 그래서 아날로그로 회귀하고자 하는 욕망이 불끈불끈해서
필름을 다시 시작했는데 이건 또 정리하기가 ...;;;

디카도 새로 장만하셨다고 하시니 앞으로의 추억들은 생생하게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
즐거워라~ 2010.08.19 15:07  
ㅎㅎ 디카 어제 도착했다고 신랑이 늦게 들어와서리 잘 준비하느라 퍼져있는 저를 무서운줄 모르고 찍어대네요. 이쁜 사진은 잃어버리고선 어디서 몰골을 찍어대냐고 파악 째려주었답니다.

케이토님은 필름카메라도 조예가 있으신가봐요? 어렸을 때 과에 사진동아리가 있어서 (저를 제외한) 친구들이 맨날 암실에서 밤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  스캔떠서 한번 올려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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