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로로 달려간 갤로퍼여행 73,00킬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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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로로 달려간 갤로퍼여행 73,00킬로 (3)

부하라 2 1291

어제 예약해 두었던 차가 왔다. 우리나라의 다마스정도의 소형 합승이다. 중국제 지린이다. 차의 성능이 어떨까? 이상은 없을 까? 걱정은 됐지만 이처럼 후진 차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단장님은 폐자 직전의 차라고 하셨지만 이것은 폐차장에서 꺼내 왔다는 표현이 더 맞다. 이런 차로 갈 수가 있을까? 모두들 걱정하고 있는데 기사가 발 빠르게 움직이며 짐을 옮겨 내온다.
 
낫선 타국에서 처음 겪는 일이라 순리에 마낀다는 자세로 일행들은 말이 없다. 엎친대 덮친다고 뒤
트렁크마저 고장이란다.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이다. 일행 5명이 타고 짐까지 실은 차에서 사람들은 흡사 마네킹 모양 몸은 부동자세로 눈동자만 굴려 서로의 표정을 살핀다.

단장님이 명하신다. 오늘은 이왕 이렇게 됐고 기사가 애를 쓰니 하루 써보도록 하죠. 빨리 출발합시다. 기사 팽이 시동을 건다. 근데 엉? 엉? 이게 왜 이런대? 시동이 걸리는 순간 차는 한번 껑충 뛰더니 시커먼 매연을 뿜으며 좌우로 요동을 친다.

특히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차체가 좌우로 심하게 율동하는 바람에 혼비백산 할 지경이다.

이런 상태로는 갈 수 없다, 라는 의견이 나왔다. 자동차 부품상회를 하는 엄 대원이 이것은 방향 조종 장치에 이상이 있을 뿐 운행에는 별 지장이 없습니다. 좀 기분은 언짢 하시겠지만 그냥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한다.

우리의 마음을 알아차린 기사도 이제까지 한 번도 고장이 나서 운행을 못한 적이 없다며 열을 올려서 변명하려 한다. 모처럼 외화를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한사코 놓지 않으려는 태세다

우리는 될 수 있는 대로 속도를 줄여서 운행하라고 당부하며 동쪽 끝 성산 각을 향해서 간다.

중국은 바야흐로 개방과 동시에 도약의 시대를 맞았음인지 많은 건축물이 새로 지어지고 있다 따라서 도로를 신설 또는 확장 하며 포장을 하는 둥 도시와 시골에서 어렵지 않게 공사를 볼 수 있었다.

불도저나, 덤프트럭 같은 중장비 하나 없이 인력으로 하는 공사다. 삼태기에 자갈을 담아 나르고 망치로 돌을 깬다. 자갈과 돌을 깔고 그것을 다질 때는 무거운 콩크리트 롤을 마차에 달아 끌어서 굴려가며 다진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오늘까지 3달째 부역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일주일 내에 포장까지 마치고 차선을 그려 넣고 도로 표지를 세웠을 텐데... 인구가 많으니 인력으로 해도 언젠가는 이루고 만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만리장성을 쌓은 중국인들이 아닌가.

중앙지를 벗어나자 한가로운 대지가 펼쳐진다. 사방으로 연결되는 관계수로에서 시원한 물이 힘차게 넘치도록 흐른다. 밋밋한 산들이 이어지고 높고 그럴 싸 한 곳에 누각이 있을 뿐 우리나라처럼 묘는 눈에 띠지 않는다. 단장님이 안 원장에게 물으신다. 어째 산에 묘가 보이지 않는 군요.
하니 안 원장은 중국에는 장례를 모두 화장제로 하고 있어요. 하고 대답한다.
 
공산치하가 되면서 국가 시책으로 그렇게 됐다고 한다.중국은 조상을 중히 여기는 나라이기 때문에 쉽사리 화장법을 따르지 않을 것 같은데 이것이 사회주의 국가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해를 따라 서쪽으로 간다는 우리가 다시 동쪽으로 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교수님 서쪽으로 가신다면서 왜 동쪽으로 가세요? 단장님 말씀이 희한하다. 그냥 서쪽으로 간다고 했으면 조회장 말대로 서쪽으로 가는게 옳지만 우리는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가는 것이 목적이니 대륙의 동쪽 끝을 밟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지.... 동쪽 땅 끝에서 출발 인사를 드리고 서쪽으로 가야 하는 겁니다. 하신다.

어느덧 목적지에 다 닿은 것 같다. 동천 문에 이른 것이다. 동천 문을 통과하는 데는 요금을 내야한다. 기사는 물론 차량도 일인분의 통과 요금을 지불했다. 30미터 가량 바닷가 암석이 침식하여 이루어진 절벽의 돌출부에 천진 두라는 석비가 서있다. 우리는 여기서 동쪽을 바라보고 고사를 지냈다.

제물로 사과 두 개와 오징어 한 마리 그리고 소주 한잔을 따라 놓고 동쪽을 향해 3번 절했다. . 제사장 김 단장의 제문이 낭독됐다.

우리는 극동의 작은 반도,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의 아구 답사대원들입니다. 직접 세상에 나가 약동하는 여러 나라를 보고 실제적인 세계의 모습을 파악하여 우리의 세계관을 수립하고 아울러 국제 친선을 증진코자 길을 떠납니다. 부디 완수하도록 힘을 주소서
 
그리고 두고 온 조국에도 번영과 영광의 축복을 주소서 다시 한 번 큰절로 예를 올리셨다.

그리고 회장인 저더러도 한 말씀하라 하신다. 나는 대원들의 안전과 화목한 여행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이어서 단장님은 다음은 아구답사 가의 순서라고 하신다.? 아니 이게 뭔 소리야? 아구답사가 라는 게 있었기나 한 거야? 듣도 보도 알지도 못하는 아구답사가 가 고사의 순번에 끼어 있다는 것도 금시초문이며 그것을 부르라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대원들이 어이가 없어 서로 얼굴들은 처다 보는데 단장님이 선창을 하신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대원들은 안도의 한숨과 기쁨의 환의를 안고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선창하시던 단장님은 단 두 소절로 노래를 마치셨다. 그 다음은 모르신다는 것이다. 대원들은 끝까지 부른다. 이 목숨 바쳐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나라 살리는 통일, 이 겨래 살리는 통일 통일아 어서 오라 통일을 이루자.

고국을 떠나 이국땅 대륙의 땅 끝에서 조국을 향하여 통일의 노래를 부르는 대원들은 감격에 겨워 복 받히는 울음을 참고 흐느낌으로 떨리는 마지막 소절을 노래한다.

노래가 끝났다. 고사를 지낸다고 할 때 대원들의 시큰둥한 자세는 이제 어디에서고 찾아볼 수 없다. 단장님은 다음은 만세 삼창이 있겠습니다. 대한민국 만세, 대한민국 만세, 대한민국 마세, 삼창을 했다. 그리고 아구답사단 만세는 1창이다. 대장님이 이번에는 마지막으로..라고 하시며 우리를 보신다. 대원들은 이제는 또 무엇이 이 고사 절차에 들어있는 것일까 ?

? 혹시 조회장은 알고 있나? 하는 의혹의 눈으로 나를 처다 본다. 나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약간 옆으로 흔들었다. 이제 교수님은 서쪽으로 몸을 돌려 구호 삼창이 있겠다. 라고 하시며 “가자 해를 따라 서쪽으로” 를 외치신다. 대원들은 따라서 구호와 함께 손으로 서쪽을 가리키며 해를 따라 서쪽으로 구호 삼창을 했다. 이것으로 아구답사 대장정의 출발 행사가 끝난 것일까?.

단원들이 각각 흩어져서 사진을 찍고 여유롭게 담화하고 있는 사이에 단장님을 등대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으신다. 그런데 허둥지둥 등대에서 내려오시더니 약 3킬로 떨어진 곳에 있는 만각이 더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회장 저기 저 돌출한 만각이 진짜 대륙의 끝인 것 같아. 거기 가서 제사를 지내야 하겠어, 하시며
 제물로 호떡 두 개와 소주 한잔을 꺼내신다. 대원들은 아연 실색이다. 만각이 있는 곳은 돌과 자갈의 악산으로 자동차도 사람도 갈 수 없는 험한 산길이다. 그러나 단장님은 가기 싫은 사람은 남아있어도 된다고 하시며 카메라 가방을 메고 걸어가신다.

그런데 대원들은 움직일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혼자 가시게 할 수는 없는 일 나는 등산화를 다시 고쳐 매고 뒤를 따라 갔다. 어지간히 갔는데도 단장님의 걸음을 따라가지 못한다. 단장님은 내가 좇아오는 지도 모르시는 것 같다. 대원들이 목소리를 높여 단장님을 불러 세운다.

단장님이 나를 발견하고 기다리신다. 그러나 거기서부터 만각까지의 길은 정말 길도 아니다 단장님은 내가 따라 붙으니 혼자 돌아가라고 할 수도 없고 같이 가자고 할 수도 없어서 나를 데리고 되돌아오셨다.

이제 만각에서의 고사를 단념하고 자동차로 돌아가려는 바로 그때 나룻배 한척이 기슭으로 노를 저어 가까이 오는 것이 아닌가? 대원들이 쫓아가서 만각까지 대려다 달라고 했다. 사공이 그러마고 승낙하여 우리는 사례를 하고 만각에 올를 수 있게 됐다.
 
단장님은 기뻐서 아기처럼 좋아하신다. 만약 여기를 들르지 못했다면 언제고 다시 와야 할 뻔했다고 하신다. 여기서는 간단히 3번 절하고 아구답사가를 제창하는 것으로 끝났다.

더불 고사를 지내는 바람에 예정된 시간보다 많이 늦어졌다. 해는 이제 서쪽으로 지려고 폼을 잡고 있다. 우리도 해를 따라 갈 것이다 해안도로를 끼고 달리려하는데 공사 중 임으로 우회하라 는 표 말이 서있다. 도로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빈 도시락들을 챙겨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척하고 시간을 지체 하다가 그들이 간 후에 예정대로 해안선을 끼고 달려 돌아왔다.

2 Comments
제로섬 2011.05.30 22:36  
다음편 기대 합니다. 세계여행 기회 있으시면 공지해주세요
제로섬 2011.06.03 23:05  
반갑구요  잘 있습니다. 한때 동남아(필리핀) 은퇴이민 계획 했는데 나이탓의 비싼 의료비가 발목을 잡네요.딸아이가 뉴질랜드,에 있는데 겨울엔 그곳으로 오라 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한국에 있으면 당연 콜 이지요. 100% 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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