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행의 히든 카ㅡ드 페트라 의 베드윈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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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의 히든 카ㅡ드 페트라 의 베드윈 청년

부하라 3 1256



페트라에서 만남 베드인 청년

요르단의 페트라는 암산에 세운 고대도시입니다..

이곳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마지막 회 성배를 찾아서의 촬영지입니다. 헤리슨 포드가 깊은 정글에 숨겨진 궁전에서 성배를 찾는 감격의 장면은 바로 이 핑크빛의 엘카즈네 가 그 무대입니다.

페트라 버스 정유 장에서 유적으로 가는 길은 외길 이예요, 정류장에서 약 2km걸으면 암석으로 된 협곡이 나옵니다. 이곳은 손도끼 같은 것으로 판 듯 한 좁은 통로입니다 이러한 길을 약 20분정도 가면 돌연 정면에 30m의 핑크 빛 엘가즈네가 나타납니다.

보전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왕가의 묘인 것 같습니다. 기원 25년 아레다즈 4세에 의해서 세워졌습니다.  규모의 웅장함 뿐 아니다. 지금도 손색이 없을 세련된 그리스 식 건축양식과 조각술이 눈부십니다. 내부는 사암의 지층이 문양처럼 아름다워 최고급 실크 벽지로 도배를 해 놓은 것 같습니다.

암굴분묘 군을 벗어나면 곧 평지입니다 여기부터는 로마시대의 도시처럼 돌을 쌓아서 세운 열주가 서있어요.. 메데노스라고 불리는 3개의 아치로 된 개선문과 신전과 목욕탕, 원형극장 같은 주거지역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 .

대부분의 관광객은 여기까지를 보고 돌아갑니다. 그러나 이곳부터 가 모름지기 페트라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페트라 정상의 길은 울퉁불퉁한 돌산으로 좁고 가파릅니다. 군데군데 계단이 있는가 하면 토사에 붕괴된 흙과 자갈의 악산 입니다.

정상까지 올라가려면 장정이라도 1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그러나 예까지 와서 정상엘 못 오르고 갈 수는 없지요. 나는 조랑말 한필을 빌렸습니다. 정상까지 10불, 하산하는데 10불로 정상에 도전합니다. 마부는 25세의 눈매가 서늘한 청년입니다. 이름은 샘이랍니다.

나는 말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차도르를 꺼내 얼굴을 가렸습니다. 주민들은 여행 인이 자기네 풍습을 따라 주는 것에 친근감을 갖습니다.
 
평지에서는 그런대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여유를 보였지만 가파른 산을 오르려니 몸이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하는 거예요. 말에서 굴러 떨어질 것 같아 겁이 났습니다. 샘은 허리를 펴 보라고 했지만 겁에 질린 나는 죽어라고 말고삐만 움켜쥐고 늘어졌습니다. .

말은 비탈지고 고르지 않은 길을 몇 번씩 발을 헛디디며 겨우겨우 올라갑니다. 앞발이 미끄러지면 뒷발로 버티며 힘겹게 오릅니다. 등정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이런 내 모습에 박수로 격려해 줍니다. 어쩌면 말을 탄 사람이 젊은 여인이라고 생각했을 런지도 몰라요. .

차도르를 썼으니 얼굴은 보이지 않고 옷은 청바지 차림이니 할머니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땀이 비 오듯 하여 속옷은 쥐어짜야 할 판입니다. 샘은 힘들어하는 나에게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 계속 위로합니다.

그렁저렁 다 오른 것 같습니다. 샘은 말에게 미안 해 하는 표정이 역역합니다. 몇 번씩 콧등의 땀을 닦아주며 말굽도 살핍니다. 말에서 안장을 내리고 여물을 줍니다. 말이 먹이에 입을 대니 샘이 안심하는 웃음을 집니다. 주머니에서 토막 담배를 꺼내 불을 붙입니다.

놀랐던 가슴은 진정됐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걸어서 최정상으로 오릅니다. 카메라 하나만 멨습니다. 겉옷까지 흠뻑 젖었습니다. 바짓가랑이 안의 다리가 옷에 밀착되어 걷기가 불편합니다.

오른쪽은 암벽 왼쪽은 천길 절벽, 길은 비탈지고 좁습니다. 기어이 정상에 올랐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시야에 펼쳐지는 것은 깊게 갈아 앉은 무서운 계곡, 그리고 평풍처럼 둘러쳐진 암산입니다.
계곡은 천길 지옥처럼 무섭습니다. 암벽에 찰싹 붙어 겨우 눈동자만 굴려 사방을 둘러봅니다. 암산의 색상은 실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러 색 갈의 찰흙을 한데 섞어서 가지고 놀던 어린 날의 찰흙 색깔! 온갖 색깔이 제 멋 데로 섞이고 어우러진 기묘한 색깔. 이것이 진정 자연의 암석인가.
 
땀을 흠뻑 흘린 탓인지 계곡의 시원한 바람이 한기를 몰고 옵니다. 이제부터 하산입니다. ‘어쩐 담 올라올 때 보다 내려 갈 때가 더 무서울 텐데’...말 타기를 포기했습니다. 카메라와 배낭은 샘이 멨습니다. 어떻게 엉기든지 빈 몸으로는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샘은 한사코 잘 내려가게 하겠으니 말에 오르라고 간청합니다.
 

말을 타지 않아도 요금은 지불하겠다고 했으나 그는 타고 가기를 고집합니다. 정말로 난감했습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말에 올랐습다. 등정 때보다 더욱 어려웠습니다. 말이 한 발짝 밑으로 내디디니 내 몸은 어이없이 말 목덜미에 까지 쏠려갔습니다. 나는 말에서 내려 걷기로 했습니다.

샘이 부축하여 나를 말에서 내려놓으려 하는 바로 그때 어디서 나타났을까 바람처럼 나타난 장발의 흑기사. 그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번쩍 들어 그의 말 등에 앉히고 질풍노도와 같이 험한 산길을 달려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악 소리도 변변히 지르지 못하고 젖 먹던 힘을 다하여 청년의 허리를 잡고 늘어졌습니다. 청년은 지그재그 로 말머리를 돌려가며 능숙한 솜씨로 채찍을 날립니다.

삽시간에 내려와지고 말았습니다.(더 멀리 달려도 되는데..주책없이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년은 광장의 마차 대기소에 머물지 않고 돌 자갈이 깔린 좁은 샛길로 들어섰습니다. 나를 내려놓은 곳은 온천수가 흐르는 시원한 갯가입니다. 나는 따뜻한 물에 발은 담그고 비로소 청년을 보았습니다. 청년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16세의 소년이었습니다. 이름은 하몽이랍니다. 하몽은 5세부터 말 타기를 익혔으며 10세에는 목동으로 양떼를 몰고 초원을 찾아 이동했다고 합니다.

이곳 베드인 청소년 중에서 가장 말 달리기를 잘 한다며....지난해와 금년 2회에 걸쳐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자랑했어요. .

샘은 자기의 형이랍니다. 얼마 전에 결혼을 했는데 일거리를 만나지 못해서 몹시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서 한사코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 했을 거라고 일러줬습니다. 우리는 샘이 하산했을 시간에 맞추어서 일어났습니다.

인디아나 존스의 촬영장에서 여 주인공 그 야성녀의 역할을 내가 연기하다니.... 우째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우째 이런 일이!....

소년은 16살 나는 70세

나는 오래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말을 사랑하는 형과 그리고 장발을 날리며 능숙하게 말을 달리던 아우,.... 그리고 그의 다부진 뱃살과 허리의 탄력, 갈색 피부에서 뿜어내는 끈끈한 땀내 까지....그리고 또 있습니다. 베드인 들의 돈독한 형제지애 등.....

황혼에 물들은 엘카즈네는 분홍에서 다홍으로 변했습니다. 마치 불붙는 고성처럼 보입니다.

엉금엉금 기다 시피 하여 숙소에 돌아와 엉덩이를 살펴보니 이건 너무도 불상한 꼴입니다. 볼기는 말안장에 부대껴서 벌겋게 살 갓이 벗겨지고 심한 곳은 피가 흘러 엉겨있었습니다. 흥부 곤장 맞은 형국 이지요. 장단지도 퍼렇게 멍이 들었습니다. 용을 쓴 탓인지 목덜미가 뻣뻣하고 허리도 땅깁니다. 약을 바른 상처가 아물기 까지는 거동이 어렵겠어요. .

이러한 해프닝은 그릅 여행이나 패키지여행에서는 있을 수 없습니다.. 여행인은 이러한 자기만의 체험을 맛보기 위해서 혼자를 고집하는 것이 아닐까요?

3 Comments
제로섬 2011.06.03 23:36  
잘 읽고 있는중에 마지막 부분이 헷갈리네요 이건 19년전 얘기가 아니라 요즈음 얘기인거죠?
부하라 2011.06.04 21:25  
이것은 요즘 이야기입니다.
zasmin711 2011.06.12 17:40  
아~ 기가 막힙니다.
청년이 아니고 부하라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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