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나누어드립니다. (7) 세계에사 기장 아름다운 운하 코린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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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나누어드립니다. (7) 세계에사 기장 아름다운 운하 코린트스

부하라 0 1221

 

내가 그리스의 코린토스 운하에 도착했을 때 다리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운하를 통과하는 여객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때맞추어 희고 화려한 여객선이 운하의 입구로 들어서고 있다. 여객선은 같은 모양의 작은 배에 이끌리어 들어오고 있다 마치 아름다운 신부가 화동을 앞세우고 들어오는 것처럼 온갖 내숭을 떨며 조용하고 천천히 들어온다.

 

운하는 이 선박에 맞추어서 재단되었나 보다. 육지를 겨우 배 한척이 가까스로 통과할 수 있도록 잘라 내고 그 틈으로 바닷물을 끌어넣은 것이다.

 

그래서 운하의 양 지층은 정확한 대층을 이루고 있다. 마치 케이크를 잘라 잘른 부분을 들어 낸듯한 모습이다.

여객선은 작은 예인선에 로프로 연결돼있고 흰 제복을 입은 신호수들이 멋진 동작으로 수기신호를 주고받으며 천천히 운하로 들어온다.

 

조그마한 흔들림에도 배는 곧 운하에 부딪칠 것만 같다. 간신히 빠져나가는 선체가 마치 곡예를 보는 것처럼 아슬아슬하다.

여객선이 가까이 오자 다리위의 관객들은 일제히 환영의 함성을 지르며 손을 흔들고 갑판위의 승객은 모자를 벗어 흔들며 답례를 한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바삐 뛰어 다닌다. 멀리 있을 때 찍고 가까이 왔을 때 각도를 달리해서 찍고 철길을 넘어가서 배의 후미를 찍는다.

배 한척에 필름 한통, 여객선은 좁은 운하에 흰 물거품을 일으키며 맵시 있게 빠져나간다.

 

나는 다시 차를 몰아 하구로 내려갔다.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화물선이 운하 입구로 돌입하려고 배머리 틀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화물선도 무사히 운하를 빠져 나갔다.

 

운하 위로는 철다리가 가로 놓여 있는데 사람과 차들은 이 다리를 건너서 왕래한다. 그러나 배가 지날 때에는 이 철다리를 거둬들여야 한다.

 

철로변의 건널목처럼 경계종이 울리고 차단기가 내려지면 사람들은 멈춰 서서 배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나는 철다리가 공중우로 들리리라(엤날 부산의 영도다리처럼)생각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그것은 바다밑으로 갈아 앉는 것이다.

 

다리가 완전이 바다 밑으로 내려앉은 다음 배가 운하로 들어오고 선박이 그곳을 벗어나면 물 밑에 있던 철다리는 다시 올라와 육지와 이어진다. 차단기가 걷히고 바닷물에 씻긴 철다리 위를 사람들은 한결 시원한 마음으로 걸어간다.

 

인간의 작품으로는 가장 훌륭하다는 코린토스 운하 그 아래로 흐르는 힘찬 물살을 보며 앞으로의 여정을 구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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