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나누어드립니다. (5) 사막의 노을은 레몬 빛입니다. 요르단의 와디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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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나누어드립니다. (5) 사막의 노을은 레몬 빛입니다. 요르단의 와디롬

부하라 3 1261

요르단의 와디롬

나는 와디 롬에 가기위해서 와디무사의 허름한 호텔에 들었습니다. 객실 하나는 3디나르, 도미토리는 2디나르, 그리고 자기의 침낭을 덮고 옥상에서 잔다면 1디나르입니다. 나는 독실에 짐을 풀었습니다.

나는 호텔측에 와디 롬에 갈 동행인을 섭외했습니다. 호텔 측은 적어도 4인이 되야 떠난다고 합니다. 지금은 3인 뿐이니 한사람의 신청자가 올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일본인 51세 학교선생 (남) 중국계 싱가폴 대학생 19 (남) 그리고 한국의 할머니 나.

나는 이 두 사람을 설득해서 3인이 4인분의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고 호텔을 출발했습니다. 가는길에 안내원 집에 들려 야영 준비를 하면서 차대접을 받았습니다.

이들의 풍습대로 여인들은 보이지 않고 어린 자녀들이 손님 에게 차를 대접해 줬습니다.

와디 롬은 항구도시 아가바에서 내륙쪽으로 약 30킬로 들러온 곳에 있습니다. 이곳의 아름다움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이미 세인들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타고 갈 차는 일제 외건 반 트럭입니다. 나는 아랍인 운전사 겸 안내인의 옆 조수석에 탔습니다.

동행인 두 사람은. 젠틀맨쉽을 발휘해서 앞자리를 제게 양보하고 잡동산이 야영 도구와 함께 의자

도 커버도 없는 뒷 짐칸에 탔씁니다. 국제적인 메너가 돋보입니다.ㅎㅎㅎ

사막의 입장료는 1디나릅니다. 차는 길도 없는 모래벌을 세차게 달립니다. 흙먼지가 뿌옇게 일어납니다.

고대 하상과 암봉지대에 왔습니다. 건조하고 부드러운 모래벌과 수 천,수만년 세월 동안 풍화에 깎이고 닦인 암벽, 암봉들의 파노라마가 장관입니다

.망망한 대 사막에 불현듯 나타나는 암봉들은 이름을 붙여도 좋을만큼 특색이 있습니다. 이짚트의 스핑크스처럼 만들어진 것도 있고 터키 카파토키야의 버섯 군락 같은 곳도 있습니다.

와디 롬은 사막의 금강입니다. 만약 사막이 바다(물)라면 암벽과 암봉들은 해금강의 기암 괴석에 버금갈 것입니다.

우리가 로렌스의 우물을 보고나니 벌써 해가 지려합니다..어둠이 깔린 장막속에서 군 감자와 토마토로 궁색함 한끼를 떼우고 오늘은 이곳에서 야영을 합니다.

사막 바람을 피하기 위해 평풍처럼 둘러처진 암벽을 의지해서 자리를 마련합니다. 텐트도 없는 멘 모래벌입니다. 모두 색다른 경험을 하게되서 흥분하고 있습니다. 사막의 황혼은 연 노랑색입니다.

에게해에 떨어지는 해는 가슴을 떨게하는 진 다홍 이였고 북극 노르느캅 하늘은 우울한 보라빛 노을이 였습니다.

사막의 노을은 어떤 색일까? 머리속에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 보았지만 정작 이러한 연한 레몬색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 어떤 화가가 있어 이러한 색감을 만들어 낼 수가 있겠습니까?

모래위에 자리를 펴고 베낭을 베고 누었습니다. 한 낮에 닳았던 지열이 남아있어 따듯합니다. 사막 바람이 솔솔 부채질 하듯 불어옵니다.
 
태양이 지평선을 넘어가고 한동안 노을이 서쪽 하늘에 걸려있었습니다. 낮 부터 몰래 쫓아다니던 초승달이 어두워지자 살짝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제부터 대사막의 밤과낮이 교차하는 극적인 순간이 다가옵니다.

노을과 함께 실눈섭같은 초승달이 사라지고 바로 큼직 큼직한 별들이 하나, 둘, 셋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셀수도 없이 빠른 속도로 별들이 등장했습니다. 뒤미쳐 잔별들이 은하수에 묻혀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하늘은 보석을 쏟아 부은것 처럼 찬란합니다.
 
하늘은 마치 거대한 바가지를 엎어 놓은것처럼 둥급니다.

하늘과 땅이 서로 맞 닿은 그 지평선 위에서 별이 빛납니다. 누워있는 내 발등에도 별이 붙어있습니다. 눈을 돌리면 별들은 내 눈 높이에서 반짝입니다.
세 사람은 경이로운 감동으로 말을 잊었습니다. 우주의 별들이 숨을 곳일 잃고 모두 노출된것 같습니다.
 
별들이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꽉 차 있는 것을 나는 보았습니다. 뜨거운 눈물이 귀밑으로 흐릅니다. 가슴은 감격으로 터질 것 같습니다.
 
오 창조주여!

새벽이 오나 봅니다. 먼저 잔별들과 은하수가 퇴장을 합니다. 그리고 대장별들이 했님이 오실때까기 기다립니다.

이윽고 했님의 기척이 있습니다. 남은 별이 황급히 퇴장합니다. 지극히 엄격한 지휘자의 지도로 오랜시간 연습을 거듭한 것 처럼 질서있는 우주의 낮과밤 교차의식 이였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창조의 그날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고전무대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랍인들은 알라(여호아,야훼하느님)를 믿습니다. 그 알라는 태초의 하느님, 전지 전능한 창조주입니다. 이들의 신앙은 생활속에 녹아내린 삶 그 자체입니다. 이들이 여호아 한분을 경배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들은 자연의 조화에서 무한한 사랑과 은총, 때로는 무서운 질타, 그리고 엄격한 질서의 위대함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와디 롬에서 보았습니다. 체험했습니다. 태초의 하느님을 ...그 위대한 권능을 감사합니다.

대사막에서의 야영은 두바이의 7성 호텔보다 더 호화로운 별세계 호텔입니다.

3 Comments
김포여행 2010.08.13 09:55  
좋은 여행하세요 
저도 한번 가보고싶은곳 인데요
같이좀 같으면 좋았을걸요
나나우 2010.08.13 10:40  
이 글을 읽노라면 님은 감수성이 풍부한 맑디맑은 소녀같은 느낌이 드네요.
별 하나를 보며 느끼는 감성등.....
"대사막에서의 야영은 두바이의 7성급 호텔보다 더 호화로운 별세계 호텔입니다."
이 대목이  절실히 마음에 와닳네요..잘 읽었습니다.감사~~^^
젊은할배 2010.08.13 22:21  
부하라님의 글을 읽다보니 저도 눈물이 날것같네요.
그곳에 함께하지 못함이 심히 유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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