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18팀 본선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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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18팀 본선 진출

히마 4 1141
어제 오후 4시반에 로얄타이아미 경기장에서 2010 아시아 19세이하 선수권대회 본선 마지막 경기를 다녀왔습니다.

잘 모르시겠지만 이번에 참가하는 지역예선 6개팀 중에서 상위 2팀에 들어야만 내년에 열리는 아시아선수권 대회에 진출할 수 있고 또 거기에서 상위권에 들어야만 내후년 개최될 20세이하 세계선수권 대회에 진출할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대회였습니다.

올해 이집트에서 8강 돌풍을 일으킨 20세이하 대표팀도 같은 과정을 거쳐 세계선수권에 진출한거죠..

근데 지역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은 태국과의 마지막 경기를 이기지 못할 경우 예선탈락하게 될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쪽팔리게 베트남한테 1대0으로 지는 바람에 3승1패로 태국(4승)에 뒤이어 베트남(3승1패)과 승점이 같은 상황이었고 마지막 날 베트남이 약체 마카오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한국은 태국을 반드시 이겨야만 예선(그것도 아시아 지역예선ㅠㅠ)을 통과할 수 있는 운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살랑살랑 마실 나갔던 거죠..

여전히 짤리님 이하 C1팀 분들이 응원을 주도하고 있었고, 고맙게도 국제학교 학생 50여명이 단체응원을 오는 바람에 홈팀에 뒤지지 않는 응원전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회원님들은 아무도 오지 않으셨더군요. 군중속에서 홀로 고독을 씹었습니다.

어쨋든 경기 시작과 동시에 우리팀이 주도권을 잡기는 했는데 비겨도 올라가는 태국팀이 선수비 후 역습 전술을 취하는 바람에 공격을 해도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계속되었습니다. 원래 우리팀을 상대하는 아시아권팀이 주로 쓰는 전술인데 도대체 해쳐나갈 방법이 없더라구요. 성인대표팀도 그러다 몇 번씩 지고 그랬잖아요.

그러다가 아주 정석으로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최종수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공을 내줬는데 패스미스로 상대방에게 커트당하고 이게 발빠른 상대 공격수에게 한번에 기막히게 연결되어 슛 골인.. 선제골을 먹고 말았습니다.
적이지만 태국팀 9번 정말 잘하더군요. 제가 K리그 팀 스카우터라면 당장 영입합니다.
빠르고 개인기도 발군이고 게다가 호비뉴 비슷하게 잘 생겼습니다.
반면 16번 넘은 나중에 걸리면 죽었어. 지가 골넌것도 아닌데 우리팀 응원석에 감자바위를 먹여??

이후에도 전반적은 거의 비슷한 분위기로 답답하게 흘러갔습니다. 비전문가인 제 눈으로 보기에도 수비수 앞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너무 적어 최후방에서 중앙으로 연결하는 길이 보이지 않았고 결국 최전방을 보고 뻥축구만 해대더군요.
형이랑 동생들은 패스축구를 잘 하던데 애들은 위아래로 치인 세대인가 혼자 그렇게 생각했어요.
아마 비가 와서 미끄럽고 울퉁불퉁한 잔디때문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제가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수비형 미드필더가 교체되었고 이후 단조로운 롱패스가 사라졌습니다. 전반은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한수 위의 개인 기량과 날카로운 침투패스로 결정적인 찬스도 많이 만들어 갔습니다. 순간 내 눈도 꽤 높은 편이라고 으쓱한 기분이 들었죠..ㅋ

전반적으로 경기를 지배하면서 결국 후반 중반 측면돌파에 이은 헤딩골로 동점을 만들었고 종료를 얼마 안 남겨둔 싯점에서 상대의 핸드볼 파울에 이은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역전에 성공하고야 말았습니다.

짜뚜짝의 암울한 패배의 아우라가 어른거리던 순간 터진 극적인 역전골에 교민 모두 벌떡 일어나 와이리좋노 하면서 덩실덩실 춤을 췄습니다. 당근 저도 그랬죠^^

결국 경기는 우리팀이 2대1로 승리를 거두고 조1위로 예선을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경기 후 어린 선수들과 응원단 다들 한덩어리가 되어 팔짝팔짝 뛰면서 기뻐하는데 정말 즐겁고 또한 가슴 뭉클했습니다. 외국에서 느낀 하나된 감정이라 더욱 각별한것 같아요.

저도 우리 회원님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어 늦은 밤에 글을 올리는 거구요..
 
이번 U-18 대표팀 선수들이 모두들 잘 성장해 내년 아시아 본선을 통과하고 내후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4강위업을 달성하길, 나아가 훌륭한 프로축구 선수로 국가대표로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4 Comments
마음의소리 2009.11.12 10:49  
16번은 밤길에 히마형 마주치지 않게 조심해라
李山 2009.11.12 11:02  
무거운 엉덩이 들은 김에 오늘(11월12일) 치러지는 AFC U-16 여자 준결승전 (한일전) 에도 응원나가시길~~ http://www.fat.or.th/web/u16w_2009.php
16:00 P.M Supachalasai 경기장 (MBK 뒤쪽 National 경기장)... Map : http://www.thaifootball.com/stadium-sup.html 
National Stadium BTS 역에서 내려서 바로입니다.
RCA-kenny 2009.11.12 17:08  
히마가 그래도 우리팀을 대표해서 응원다녀왔군...잘해쓰..
나도 일이 좀 일찍 끝났다면 갔을텐데 후반중반쯤에 도착할것 같아 포기..
이렇게 히마의 소식을 들으니 뿌듯하네...수고했어 히마.. 오늘도 수고..ㅋ
코사무이홍반장 2009.11.14 12:05  
대한민국 화이팅 !! 히마님 화이팅 ^^ 그래도 태국,베트남 축구 성장 하는거 보면 두렵기도 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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