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에서의 한국인
직업 및 취미상 방콕시내 클럽이란 클럽은 두루 다녀봤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다니는 클럽은 베드써퍼입니다. 이유는 첫째 음악 때문이고, 둘째 영어가 잘 통하고, 셋째 친구 사귀기 아주 쉬운 곳이기 때문입니다. 자주 가기도 하거니와 업계 속성도 잘 알고 또 업주 입장에선 저 같은 사람이 반가운 손님이기에 그쪽 메니저랑 일부 직원들도 친하게 지내고 나름 VIP 대접을 받는 편입니다. 어쨌던 자주 가는 베드써퍼가 방콕에선 가장 유명한 클럽이다 보니 주말에 특히 한국분들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데 클럽 문화에, 특히 베드써퍼 같은 외국인 위주의 클럽 문화에 익숙지 않다 보니 관광객 마냥 쑥 둘러보고 나가는 분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베드써퍼에서 보게 되는 한국 손님의 성향을 나열해 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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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주 두리번 거리고 옮겨 다닌다.
3. 같이 온 동료와 꼭 붙어 다닌다.
4. 술은 주로 쿠폰으로 마신다.
5. 인원이 좀 되는 그룹은 빙 둘러서서 술 마시기 바쁘다.
6. 2층 올라가서 구경하고 사진 찍기 좋아한다.
7. 2층이 아니면 주로 DJ 부스 앞이나 구석에서 조용히 논다.
8. 항상 앉을 곳을 찾는다.
9. 춤추고 싶은데 주위 눈치 보면서 참는다.(가끔 과격한 한국형 댄서도 있다.)
10. 이성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이리저리 집적대는 애 가끔 있다.
11. 먼저 외국인이나 태국인에게 말 거는 사람 거의 없다.
12. 들어왔다 짧은 시간에 조용히 나간다.
결론은 외국인, 태국인과 어울려서 유쾌한 대화를 하거나 술마시고 춤추고 노는 분 거의 보지 못했고 대부분은 아웃사이더마냥 그냥 애들 노는 거 잠깐 구경하다 나가는 식입니다. 개인마다 성향이 틀리겠기에 어떻게 단정짓고 이렇다저렇다 할 수는 없는 거지만 아무튼 다소 소극적인 성향의 한국분을 볼 때마다 쓸데없이 안타까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단순 관광하러 비싼 입장료 내고 베드써퍼 같은 곳 찾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영화 제목마냥 작업의 정석 같은 게 어디 있겠냐마는 그냥 편하게 주위 외국인과 잔 부딪히고 말 붙히고 어울려 같이 노는 한국분들 이제 좀 보고 싶습니다.
경험상 클럽에서 진정한 친구나 이성을 만나긴 아주 힘듭니다. 대신 하룻밤 클러빙, 파티 친구 사귀기엔 클럽만큼 쉬운 곳은 없습니다. 영어가 좀 약하면 그냥 눈인사, 건배로 대신해도 됩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먼저 접근해보세요. 과도한 한국식 술 권하기나 춤은 좀 그렇겠지만 한국인이 어떻게 잘 노는지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만나자마자 곧바로 친구하고 형동생 하는 한국 스타일이 왜 외국에선 잘 안되는지 가끔 의아스럽습니다. 언어의 장벽으로만 돌리기엔 부족하고.. 외국애들 노는 게 이유없이 멋있어 보이고 마냥 높아 보이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처음에 해외로 나왔을 땐 그랬던것 같습니다. 어디 파티 자리라도 불러주면 황송함까지는 아니어도 고맙고 한편으론 주눅들고.. 하지만 그동안 외국 클러버들, 파티어들 많이 만나고 사귀면서 얘네들의 수준을 알고 나니 이제는 더 이상 아닙니다. 주제넘지만 오히려 아래로 봅니다.(물론 속으로만 그러죠.)
어떻게 들리지 모르겠지만 베드써퍼의 외국인 손님 대부분은 우리보다 잘 난 게 하나도 없는 친구들입니다
겉멋만 들었고 인색하고 x가지 없는 클러버들 꽤 많습니다. 입에 발린 말 잘하고 잘난척하지만 뚜껑 열어보면 머리 비고 빈털터리 아무것도 아닌 친구도 많습니다. 싸잡아 비하 하는게 아니고 그런 친구들이 많으니 처음부터 이유없이 우르러 볼 필요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잘난 것 없는 외국애들 틈에서 소외감 느끼고 재미없어 하지말자.. 이런 얘기를 드리고 싶은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오버해서 외국애들 왕무시하면서 즐기자 이런 얘기는 아닙니다. 매너를 가지고(클럽에서의 매너란 미소 띈 얼굴과 오픈 마인드,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작은 칭찬이겠죠?) 속으로는 비록 '별것도 아닌 것들이' 이러더라도.. 아무튼 설명이 부족하겠지만 이왕 노는거 재미있게, 약간의 적극성과 적절한 매너로 클럽 파티를 리더하는 한국인이 많아졌음 하는 바램으로 몇자 끄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