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쇼, 알카자 쇼 (Alcazar 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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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쇼, 알카자 쇼 (Alcazar Show)

jaime 1 13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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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체크하기 전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알카자쇼관람입니다. 패키지 일정 팜플렛에는 "세계3대쇼"라고 광고를 하고 있는데... 무슨 근거로, 어느 범주에서 "세계3대쇼"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 생각엔 세계3대"트랜스젠더"쇼를 얘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군요.
방콕의 칼립소쇼, 파타야의 알카자쇼와 푸켓의 사이먼쇼... 해서 3대 트랜스젠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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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보았던 방콕 아시아호텔의 카바레쇼, 칼립소쇼와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겠군요. 칼립소쇼나 알카자쇼나 다 트랜스젠더(이 곳 말로 카토이kathoey라고 부르죠, 또다른 말로 lady boy라고 불리는...)가 나오는 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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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상자 속에 빨강, 파랑 병아리들이 서로 밀치락거리며 삐약거리고 있다... / 잘 보니 염료로 물들인 것이었다. 여기저기 염색이 벗겨져 노란 털이 쓸쓸하게 내보이고 있다. 싫은 것을 보았다고 고다니 선생님은 생각했다." (하이타니 겐지로 著 "토끼의 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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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칼립소쇼를 볼 때도 느꼈지만 이런 쇼에 나오는 카토이들을 볼 때마다 "토끼의 눈" 이란 소설에 나오는 염색된 병아리가 생각이 납니다. 자의든 타의든 염색을 했지만 군데군데 원래 갖고 있던 노란 털이 보이기 마련이라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그네들이 너무나 불쌍해 보입니다. 저만의 생각일까요? 이 사람들은 사실 아주 행복해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요.
하지만 저와 아내는, 칼립소쇼의 클라이막스라할만한 "I AM WHO I AM!" 이라고 외치며 웃통을 벗어제끼고 가공(加工)의 유방을 힘차게 보여주는 장면에서 오히려 더 서글퍼졌던 경험을 이번 알카자쇼를 보면서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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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석이 넘는다는 규모에 맞게 쇼를 하는 건물(http://www.alcazarpattaya.com/)은 꽤 큰 편으로 Big C가 옆으로 보이는 번화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공연장을 비롯 휴식공간도 함께 있으면서 Alcazar Unity라는 이름으로 한 블럭을 차지하고 있고, 공연 시작 즈음 되면 세계 각국 (그래봐야 주로 로스께, 짱께, 한국사람들이 대부분) 여행객들과 그들의 투어버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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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풍 조각물 위에 걸려 있는 중국풍 홍등... 다국적 느낌의 극장. 스페인어 배울 때 선생님의 안내로 알게 되었는데 디즈니랜드의 성이 모티브를 따왔다는 스페인 세고비야의 알카사르성을 바로 Alcazar라고 쓰지 않던가요? (보통 명사로 alcazar라고 써도 시타델의 의미가 있죠.) 무슨 의미로 극장과 쇼의 이름으로 붙였는진 알 수 없군요.
 
밤이라도 후덥지근한 탓에 가족들이 시원한 걸 먹고 싶으리란 생각에 Alcazar Unity 길가 맞은편 세븐일레븐에 가서 쥬스 몇 병과 장인어른과 함께 마실 싱하맥주 2캔을 얼른 사가지고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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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극장의 음향과 조명은 바로 이 아저씨 두 손에 달려 있소이다! 칼립소쇼와 마찬가지로 모든 음악과 노래는 립싱크로 이뤄집니다. 음원이 좀 오래된 것이라 그런지, 음향은 그리 박진감 넘치거나 깔끔하게 들리진 않습니다. 쇼와 음악이 약간 겉돈다고 할까요.
자리에 앉으면 김이 다 빠진 콜라가 서비스로 제공됩니다. 유리잔에 줘서 좀 부담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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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의 내용은 태국 전통과 관련된 것부터 세계 여러나라 민속, 유행가 등등 버라이어티하고 안무라든가, 팀웍 등 프로급이라 생각됩니다. 1시간 남짓의 쇼는 그런대로 즐길만은 한 듯. 사진은 드림걸즈 한장면을 완벽하게 재현한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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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립소쇼에서 잊을만 하면 튀어나와서 맨 앞자리 앉았던 저를 재물로 삼아 웃기고 들어갔던 눈 큰 아저씨 역할을 이 뚱보 아가씨(?)가 맡아서 러시아 청년 관객을 끌어내어 바보 만들며 웃겨주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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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의 Sweet Dream이 이렇게 야한 노래인지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반라의, 그냥 보고만 있어도 부끄러워지고 옆에 앉은 아내에게 괜히 미안한 느낌들게 하는 쭉쭉빵빵 카토이 세 명이 나와서 흐느적 거리며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니 귀여운 장나라의 미소는 이미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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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립소쇼와 마찬가지로 부채춤이 등장하는데... 글쎄올시다이군요. 음원을 좀 업덷을 하지, 꼭 80년대 북한에서 녹음한 것 같은 아리랑 음악을 틀며 간단간단하게 장구치는 시늉, 부채 접었다 폈다 한번 모여줬다가 하는 수준으로 대강 넘어갑니다. 주위의 낯선 한국 어르신들은 외국에 와서 "세계3대쇼" 라는 무대에 부채춤이 나오자 상당히들 반가워 하시고 따라 부르고 하시긴 했지만... 머 꼭 안 해도 안 섭섭할만한 수준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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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몇가지 스테이지가 더 이어지고 카토이쇼에선 빠질 수 없는 반남반녀 분장을 한 한명의 출연자가 혼자서 남녀듀엣곡을 부르는 순서(그런데 이걸 립싱크로 했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이어진 끝에 모든 출연진이 나와서 피날레를 꾸미는 마지막 무대를 끝으로 오늘 공연은 마무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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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관광에 기본으로 포함된 투어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론 알카자쇼와 방콕의 칼립소쇼, 둘 중 하나를 보라고 한다면 칼립소쇼를 택하겠습니다. 무대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이 알카자쇼가 훨씬 크지만 아기자기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하는 재미는 칼립소쇼가 더 큰 것 같습니다.



뭐 이제는 카토이쇼를 두 개나 이미 봐버려서 그런 것일테고, 여기에 덧붙여 나이가 들면서 여행 취향이 변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개별자유여행으로 왔다면 굳이 들려서 볼 필욘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워킹스트릿에 있는 라이브바에서 시원한 싱하 한잔 걸치며 밴드 공연 가락에 맞춰 시원하게 소리한번 질러보고 오는 것이 더 재밌고 가치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1 Comments
적혈사 2009.02.22 17:59  
2년전..
알카자쇼 갔다가 저 러시아 청년 처럼 무대 나가서 무안 당했는데..
볼에 뽀뽀 해달라더니 가까이 가니까 입술에 뽀뽀를 쪽~ㅡ..ㅡ;;;
결국에 가방 하나 받아서 집에 어머니한테 드렸더니 좋아하시네요.
나갈때 태국 사람 스텝인 거 같던데 저를 보면 썩소 짓던 기억이 아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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