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피니 공원 다녀왔습니다.(사진없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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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피니 공원 다녀왔습니다.(사진없음 주의)

골골이 58 4557

6월 15일에 방콕 룸피니 공원을 가봤습니다. 사진이 없어 죄송합니다.

여행기간 내내 사진을 단 한장도 안 찍었네요...이미 많이들 알고 계시고, 또 가보셨겠지만 개인적인 시선으로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오후 3시경, 아속역에서 출발해 시암에서 갈아타고 살라댕역에서 내렸습니다.

대략 20분 가량 걸렸던 것 같습니다. 룸피니 공원을 가려고 했던 이유는 방콕 시내의 혼잡함을 잠시 떠날 수 있을까 해서 였습니다.

시민들, 관광객들의 숨가쁜 일상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다보니 문득 한가한 장소가 그리워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멀리(?) 나가기엔 부담이 되는지라 만만해 보이는 장소를 알아보다가 룸피니 공원이라는 도심속 휴식처가 있다기에 냉큼 숙소를 나섰습니다. 

 

지상철에서 내려 공원 입구까지 걸어서 5분정도 걸렸습니다. 그 5분동안 여러 번 고민했습니다.

'다시 돌아갈까?'

너무너무 더웠습니다. 땀이 많은 체질도 아닌데 셔츠가 그 짧은 시간에 젖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입구 너머를 바라보니 기대했던 한가한 풍경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개의 호수와 어우러진 수림들이 저에게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까짓거 덥기밖에 더하겠어?'

저는 모자도 없이 썬글라스만 착용한 채 용기를 내어 들어갔습니다.

 

입구 왼쪽 호숫가를 따라갔습니다. 평소 좋아하지 않던 물비린내가 이 날따라 나쁘지 않은 것이 스스로 신기했습니다. 이때 한 할머니가 저를 보자마자 뭐라고 말씀하시며 손짓하십니다.

"삐쁘띠 밧!"

긴 말이 필요없죠^^;  할머니 주변에 비둘기떼가 보였습니다. 저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습니다.

"뜨웬띠 밧!"

저는 이런 경우 보통은 그냥 지나가는 편입니다만... 웃으시는 할머니의 앞니가 까맣게 변색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이 저를 멈추게 하였습니다.

"노, 노. 삐쁘띠 오께이?"

할머니는 단박에 네고를 거절하셨습니다.

"오케이, 썰띠 플리즈."

"삐쁘띠~"

할머니는 완강하셨지만 결국 삼십 밧에 옥수수 알갱이 세봉지 받아들었습니다. 한 봉지에 십 밧인 듯 합니다. 그것을 바닥에 털어내니 비둘기 백여마리가 일제히 저에게 쇄도하였습니다.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장면이었을 터인데 저는 바보처럼 기겁을 하고 도망쳤습니다.

 

걷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상념에 빠져 있는데... 갑자기 시야에, 제 바로 눈앞에 무시하고 지나치기에는... 어딘가 전투력(?)있어 보이는 형체가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헐...'

악어? 도마뱀? 이구아나?

불과 2미터 정도의 거리였고 그 놈의 전장(?)도 2미터는 되어 보였습니다.

'어쩐다???'

도망치면 녀석(?)을 자극할 수도 있지 않을까? 혼자 또 바보같이 긴장하고 있는데 다행히 그 놈은 제 앞을 그냥 지나쳐 호수로 들어갔습니다.

알고 보니 이 공원내에 그런 거대 도마뱀 같은 놈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그냥 풀어 논(?) 것으로 보아 사람을 공격하거나 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뿐만 아니라 거대 자라(?), 거대 물고기(?), 백로(?), 거대 비둘기(?) 이런 동물 친구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좋았습니다.

 

호숫가를 따라 난 길들이 방콕스럽지 않게 깨끗하고 단정했습니다. 공원은 참 넓었고 고즈넉했고 걷기에 좋았습니다. 시간이 좀 흐르니 구름이 해를 가리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느긋한 풍경속에서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방콕속에서 자연을 찾는 분이 계시다면 잠시 룸피니 공원을 들러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연중무휴이고 입장료 무료에 저녁 8시까지 개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58 Comments
주니쭌9 2016.12.13 11:40  
50 줬으면 5봉지 줬을려나요 ㅋㅋ
뽕숭아 2017.01.19 07:31  
두번째방콕이라 룸피니공원 리스트에 넣어볼까 고민중인데 ㅎㅎ 조용하게 더운거좋나하는저는 이곳을꼭가야겟어요 ㅋㅋㅋ사진으론멋져보이던데
Sweetie 2017.03.08 10:43  
저도 첨엔 도마뱀이 너무 커서 깜짝 놀랐는데... 느릿느릿 자기 갈길을 가더라구요.
멀리서 바라봤는데도..처음 본거라 다리가 후덜덜 했습니다.
j222ni 2017.03.10 18:53  
도마뱀 보러 가보고싶네요 ㅎㅎ 다음에 가봐야겠어요
박욘선 2017.05.10 19:24  
ㅋㅋㅋㅋ야생도마뱀 저도 궁금하네요
노루님 2017.05.21 16:32  
룸피니 공원 ㅋㅋ 처음 갔을때 잠시 셔야지 하다가 쪄죽어서 숙소온 경험이...ㅋㅋ
아랏음 2017.06.26 04:16  
근처 가고싶은 맛집이 있어 들려볼까 했는데 더위 얘기에 살짝 고민되는군요..ㅋㅋ
HYUN87 2018.02.18 16:49  
가기전에는 공원에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도 그려보지만.. 막상 방콕에서는 더위에지쳐 그런 생각을 못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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