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의 조언을 곁들인 방콕 여행(팁.택시)
1. 팁
저도 여행 처음 할 때 팁을 얼마나 줘야 할 지 의아했습니다. 방콕은 팁 문화가 완전 정착한 곳이라 합니다. 몇 푼 안된다면 안되는 돈이지만 그래도 모이면 큰 돈 되니 적게 줄 수도, 많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200-250밧 짜리 맛사지 받을 땐, 솔직히 만족 못하더라도 한시간동안 더러운 내 발 주물러준 그 성의가 고맙고 미안해서 100밧씩 척척 줬습니다. 둘이서 서너번 맛사지 받으러 다니니 팁만 3만원은 훌쩍 날아가더군요. 그래도 얼마줘야할지도 몰랐거니와 100밧이래봤자 3천원인데 싶어서 아끼지 않고 척척 줬습니다.
마지막날 룸피니 야시장에서 200밧짜리 발 맛사지 받고 100밧 팁 주니 옆에 동료 맛사지사들이 대놓고 "우와~~~"하며 부러워하더군요. 그제서야 우리가 팁을 과하게 많이 줬음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200밧짜리 맛사지 받으면서 그 돈의 반이나 되는 팁을 줬으니 많은게 맞긴 맞죠.
현지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현지인들은 고작 20밧 줄까말까이며, 관광객이라면 50밧만 줘도 되고, 정말 시원했거나 만족한다면 100밧까지 줘도 괜찮다 합니다. 저는 사실 만족 못해도 백밧 줬건만..
식당에서는 두 당 20밧 정도씩 계산하여 테이블에 팁 두고 가라 하더군요. 호텔에서는 50밧 정도 팁 놓고 방 나가라 했어요.
팁이라는게 참.. 얼마 안하는 돈이지만 초행길인 사람으로선 얼마가 적당한 선인지 모릅니다. 또한 무지한 관계로 부실한 서비스에도 과하게 팁을 주는 상황도 생기는것 같습니다.
일전에 다른 분의 글을 보니 맛사지 받고 100밧을 팁 주며 둘이 나눠가지라 했더니 그 둘이 황당해했다면서.. 그 밑에 줄줄이 달린 답글은 죄다 글쓴자를 비난하는 듯한. 저도 그 땐 글쓴분이 너무 심했다 생각했는데 막상 현지 와보니 (물론 일부겠지만) 이 사람들이 관광객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는듯 합니다. 잔돈은 당연히 안 거슬러주고 한 것도 없이 100밧 이상의 팁을 바라는 듯 하네요. 물론 서비스 좋으면야 100밧이 아깝겠습니까마는 적정선을 모른다면 현지인의 조언대로 하는게 어떨까 싶네요.. 다만 100밧 주고 나눠가지라 하기보단 각자에게 50밧씩. (그래서 저희는 소액권으로 많이 나눠가지고 다녔습니다)
아~~ 써놓고도 안티답글 올라올까봐 무섭습니다.. 그 돈 무서우면 여행은 어찌 다니냐, 쪼잔하다 등등..
그치만 서비스 없이 팁 바라는것도 너무 얌체 아닌가 싶네요. 캐리어 들고 택시타면 트렁크 문도 안 열어주고 들고 타라 그럽니다. 그래놓고 잔돈은 쓱싹 챙깁니다. 그래서 이후부턴 귀찮더라도 소액 들고 다니면서 정확히 맞춰냈습니다. 어글리 코리안 소리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마는... 아무것도 안하고 보수를 바라는 그들에게 정당한 응징을 가했을 뿐..
어쨌든 참고하세요
2. 택시
항상 둘러가고 돌아가는 듯한 그 기분이 더러워 신랑과 저는 비싸더라도 지상철을 고집했습니다. 첨엔 신랑 투덜대더니 한번 호되게 당한 뒤론 군소리 안하고 지상철 타더군요. 참고로 지상철은 구간이 짧아 비쌉니다. 둘이 타면 택시비와 얼마 차이 안날정도로요. 그치만 더 빠르고 시원하고, 돌아가는듯한 더러운 기분을 만끽(?)하지 않아도 되니 저는 지상철이 더 마음 편하고 좋더군요.
신랑과 제가 호되게 당한 것은..
택시기사에게 나나 역 가자 했고 본인도 분명 나나역 아냐 물었을때 ok했습니다. 그런데 근처 와서도 내려주질 않고 이상한 골목(사람 와방 많은 골목. 그 골목에서 한 10분 있었음)으로 들어갑디다. 우린 지름길 가려나 싶어서 가만 있었더니 그 택시는 골목끝까지 갔다가 다시 차를 돌려나오는 이상한 짓을 하더군요. 신랑이 화가 나서 bts나나 라고 소리치고 저는 싸움 날까봐 말리고.. 이후 골목에서 빠져나와 약간 나서니 bts간판이 보이길래 나나역인줄 알고 내려달라 했습니다. 기사도 이게 나나다 하더군요. 막상 내려서 보니 나나역에서 한코스 더 온 펀칫역입니다. 신랑 열 끝까지 나서 기사한테 소리치고 나나역 태워달라고 했더니 그 땐 이미 우리가 차비를 다 내고 내린 상황이라 완전 배째라 식이더군요.
이후부턴 택시 그렇게 좋아하던 신랑도 택시 안탔습니다.
나중에 현지인 친구에게 그 이야길 했더니 자기도 택시타고 호되게 당한 적 있다고.
너무 피곤해서 택시한테 어디어디 가자 하곤 그 자리에서 바로 졸았답니다. 눈을 떠보니 완전 깡촌같은데 와있더랍니다. 여기가 어디냐하니 기사가 나도 몰라 이러더랍니다. 근데 눈이 이상하게 풀려있더래요. 일단 벗어나야겠다 싶어서 표지판 보고 이래저래 길을 나오는데 기사가 눈은 풀려서, 거의 누워서 운전하다시피 하며, 속력도 무섭도록 내더랍니다. 그 오라봉께서 한 힘 쓰는 양반인데 '아.. 이러다 죽겠구나..'싶어서 일단 기사 살살 달래서 큰길로 나오도록 했답니다. 나중에 목적지에 내려선 그 기사 멱살잡고 패대기 쳤다네요. 그리고 그 오라봉께서 친구에게 자기에게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더니 더 섬찟한 이야기를 하더랍니다. 택시기사들 중 야바(마약의 일종) 하는 사람이 많답니다. 그리고 야바 하면 눈이 풀리며, 본인이 속력을 내도 내는줄 모르는겁니다. 아마도 오빠가 조는 사이 약 한알 까먹고 혼자 기분에 취해 슬렁슬렁 운전하다가 촌구석까지 들어갔나 봅니다. 그리고 길 가다 그 기사 만나면 꼭 도망치라고. 야바하는 놈들은 반드시 복수한대요.
그 이야기 듣고 나니 택시 정말 무섭더군요. 여자들끼리라면 귀찮고 불편해도 BTS타시고 숙소도 그 근처 잡으시길 바랍니다.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많았음에도 방콕은 또 가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저희는 6일이나 있었는데도 모자라네요. 준비를 해가도 낯선곳이다 보미 버둥대다 시간 다 가버립니다. 후기 많이 읽고 준비 많이해가서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