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해자안에서 외로워요? 그럼 <조인옐로>의 구역으로~~
태국에서 본격적으로 파티를 왕창 즐기겠다하면 뭐 방콕 파타야 그리고 피피, 팡안 같은 남부 섬들로 방향을 틀어야겠어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파티를 즐기지는 않고 치앙마이가 좋아서 오긴 왔는데, 그래도 맨날 면벽수행하고 사원순례만 하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겠죠.
또 치앙마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래도 어느 정도의 규모감 있는 나이트라이프는 있는바 님만해민, 러이크로 거리에는 그런 업장들도 좀 있죠.
여행자들의 요람인 해자 안쪽에서는 조인옐로Zoe in Yellow 구역이 밤에 기운 돋는 여행자들을 끌어모으는 블랙홀 역할을 합니다. 아... 그리고 창프악의 노스게이트 도요.
저는 노스게이트는 안 가봤지만(그 째즈란게 저같은 막귀에는 도무지 중구난방이에요. 전 이지리스닝 팝처럼 정해진 음률이 좋거든요.) 거기 다녀와본 요왕말에 의하면 연주는 잘하는 편인 것 같고 사람들로 완전 빼곡해서 피크타임에는 업소 밖으로 사람이 꾸역꾸역 밀려나올 정도라고해요. 술값은... 좀 취해서 들어간지라 기억이 안난다네요. 크크크.
조인옐로 위치
https://goo.gl/maps/XkfW8K2bn8z
하여튼 각자의 지역에 따라 그 결이 좀 다른데요... 님만해민 구역의 바들은 뭐랄까... 젊은 현지인들이 주축이고요, 러이크로와 나이트바자는 뭐랄까... 나이 좀 지긋한 서양인들이 주축이랄까... 해자 안쪽 랏위티 거리의 죠인엘로는 다소 젊은 서양인들이 주를 이룹니다. 어떠한 지점에서 편안함과 흥미를 느끼는지는 다들 다를텐데요, 음... 저로서는 외국인들 많은 곳이 좀 더 낫더군요. 이방인들끼리의 동질감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랏위티 길의 이 조인옐로 구역 안에는 많은 업소들이 사이키 조명을 반짝거리며 여행자들의 흥을 돋우고 있어요. 그중 제일 활황인 곳은 아무래도 중앙에 제일 크게 자리잡고 있는 조인옐로겠죠. 바겸 클럽이에요. 저녁때에는 술만 팔다가 어느정도 시간과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사이키 조명 돌리고 디제이가 나와 일렉트릭 댄스 음악을 틀으면서 무도장으로 바뀝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는 곳은 정작 이곳을 지나쳐 안쪽에 자리잡은 <루트 록 레게Roots Rock Reggae>입니다. 밴드가 라이브 음악을 연주해주는데 이 업소의 좋은점이 이거에요. 주 대상층이 여행자이보다니 적어도 알지도 못하는 처량한 태국음악을 해대지 않습니다. 락이나 팝, 레게음악 중 우리 귀에 익숙한 음악을 하니까 감정연동이 쉬워요. 흥이 잘 일어납니다.
‘루트 록 레게’는 음식은 안 팔고 오로지 술만 파는데요, 리오맥주 큰 병이 100밧, 칵테일은 100~160밧 선이고, 콜라는 40밧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외부에서 음식을 사와서 먹어도 되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내부로는 반입이 안 되고 출입구 쪽의 바깥 바 공간에서는 먹어도 된대요. 담배도 그 바깥쪽에서 피고요.
술은 주문하면서 선불이고 잔은 플라스틱 컵을 줍니다. 손님들이 술에 취해서 워낙 깨먹어서 그런가...
음악과 열기 맥주병이 쌓이면서 사람들은 점차 몸을 들썩이는데요. 저는 늘 맨정신으로다가 이렇게 클럽 안 사람들을 보니까 좀 재미있는게 있어요. 춤을 출 때 어떤 동작을 구체적으로 하겠다 생각하지않고 그저 자연스레 꿀렁꿀렁 거리면 그런대로 느낌 살고 어깨춤이 세련되보이는데...
어느 동양인 여행자는 동작을 구체적으로 구현해야겠다는 단단한 다짐이 들었나봐요.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비욘세가 마구 회전하는듯했는데 실제로 동작은... 음... 공옥진 여사님의 전통 춤사위가 사이키 조명아래 구현되는 동서양 크로스가 실현됩니다. 그녀의 마음은 상대방을 부드럽게~ 이끌어오겠다~~ 는 의지 분명해보이면서... 손으로 날을 세워 교차시키면서 살짝 꺾이는 발걸음으로 상대에게 다가가는데요, 이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각귀가 나를 처단하기 위해서 양날권법을 쓰면서 삐걱거리면 오는 느낌이랄까... -_-;; 하긴 술에 취한 사람의 시선에서는 이게 유혹의 소나타가 될 수도 있겠지요. 뭐 저같이 맨정신으로 보는 사람의 시선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추는 사람이 흥겨우면 되었지요. ^^
이곳에서 귀에 익은 연주 음악으로 뒤통수가 노골노골해져서 나오니 밖은 온통 젊은 서양인들 천지로 들썩들썩합니다.
심정적으로다가 젊은 태국인 로컬들이 있는 클럽보다는, 그냥 전부 이방인들인 이런 곳이 더 공감대가 겹쳐지면서 처신이 편해요. 이 구역의 다른 업장에 가보신 분들 계신가요.
저희는 늘 ‘루트 록 레게’ 만 가게 되는 듯... -_-;;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