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초보의 방콕 클럽 방문기 2
여름 휴가로 태국에 다녀온지도 3주째 지나고 있네요.
그동안 너무 괴로웠답니다. 눈만 감으면 방콕의 파란 하늘과 활기찬 거리가 생생하더군요.
같이갔던 친구녀석과 하루종일 메신저로 푸념만 늘어놓기도 하고 내일 당장 비행기 타고 떠나자는 현실성없는 대화도 나누면서 그동안을 보냈네요.
암튼 이제 좀 여행에 대하여 정리된것 같기도 하고 해서 나머지 이야기를 해볼라고 합니다.
18일 (수요일) 둘째날
전날 과음으로 인해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기상하게 되었네요. 덕분에 고대하던 호텔 조식도 못먹고 ㅡㅜ
예정대로라면 8시쯤 에까마이역 근처 동부터미널에서 파타야로 향하는 버스를 타야겠지만 시계를 보니 오후 1시.
헉...체크아웃 시간도 넘어버렸네요. 마침 로비에서 체크아웃 하라고 전화가 오는군요. 최대한 미안한 말투로 늦잠잤다고 변명하니 2시까지는 레이트 체크아웃 되니까 걱정말라고 안심시켜주네요.
메리어트 사랑합니다.
정신차리고 친구녀석을 흔들어 깨우기 시작합니다. 발로 차보기도 합니다.
응? 근데 친구녀석 덩치가 이렇게 작았나? 피부도 보들거리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커튼을 열어보니.
으악!! 아아이는 이아이ㅏㅇ니란이ㅏ러ㅣㄴ아ㅓ느ㅡ느는느느느ㅡㅡㅡ는.
어제 분명 스케치독에서 만취하여 귀소본능 충만 상태라 친구녀석에게 먼저 들어간다 말하고 택시타고 호텔로 혼자 온거 같은데. 이 아이는 왜 여기 있는걸까. 자세히 보니 슬림에서 합석한 4명중에 한명입니다. 이름은 베스인가 베스트인가 라고 했던 아이고요. 순간 패닉에 빠져 허둥지둥거리고 있는데 이언니 눈이 부신지 일어나는군요.
굿모닝이랍니다. 아닥하고 어찌된일인지 물어봅니다. 당신 왜 여기 있는지? 어떻게 들어온건지?
내 친구는 어디있는지?
이언니 물음표만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보는군요. 다시 설명합니다.
당신 왜 여기 있는지? 어떻게 들어온건지? 내 친구는 어디있는지? 다시 물음표입니다.
아니 어제밤에 우리 했냐고 안했냐고? 노골적인 S자 들어가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물어봅니다.
이언니 웃으면서 NO 라고 말해주네요. 아쉽습니 아니 다행입니다. 약간 부끄럽네요. 기집애처럼 놀라서 방방뛰는 꼴이라니.
일단 안심하고 방문을 열어보니 응접실 소파에서 친구녀석이 곤히 자고 있습니다. 사슴눈망울 형과 함께.(사슴눈망울형에 대해서는 전편 참고)
사이좋아 보입니다. 소파테이블에 면도크림 비슷한것이 있지만 신경쓰고싶지 않군요.
기상하십시오. 를 외치면서 모두 깨웁니다. 씻고 닦고 짐싸고 서둘러 체크아웃하니 1시50분입니다.
베스인가 베스트인가 하는 언니와 사슴눈망울형과 작별인사를하고 이메일과 저나버노를 교환합니다.
아쉽지만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군요.
에까마이에 도착해서 파타야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버스기사 아저씨 전직 F1 레이싱 선수였나 봅니다. 폭우속에서 플랫아웃 상태로 코너링을 하는군요. 친구녀석 이아저씨 자동차보험 가입했을까 물어봅니다. 저도 걱정되긴 하는군요.
암튼 2시간만에 파타야에 도착합니다.
파타야에서 묵을 숙소는 하드락호텔이라고 좋은건 모르겠고 일단 싸니까.
둘러보니 말그대로 락카페 같은 컨셉입니다. 나름 무난합니다.
짐을 풀고 오늘의 일정에 대하여 친구녀석에게 간단한 브리핑을 요구합니다.
근데 이친구 멍때리고 있네요.
여행오기전에 저는 방콕을 친구녀석은 파타야를 맡아서 예습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친구녀석 예습을 안해온듯합니다. 하지만 이녀석 무슨 생각인지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다 생각이 있다고 하네요.
불안하기는 하지만 일단 친구녀석을 믿기로합니다.
약간의 휴식을 하고 친구녀석을 따라서 워킹스트릿이라는 곳으로 갑니다.
저녁을 먹고 길거리를 구경합니다.
구경하다 보니 무에타이 경기를 하는곳이 있군요. 들어갑니다.
하라는 무에타이는 안하고 왠 땅꾼들이 뱀가지고 묘기를 보여주는구요. 나름 잼있네요.
맥주 몇병 마시니 무에타이 경기가 시작합니다.
두근두근. 격투기 매니아인 저로서는 가장 기대되는 순간입니다.
엥. 근데 좀 이상합니다.
약간 WWF 느낌이.....
친구녀석도 이거 쇼아니냐고 물어봅니다. 젠장. 쇼인거 같습니다. 아니라면 선수들 수준이 낮은거던가요. 예전에 MMF체육관에서 운동할때 무에타이가 베이스인 태국 선수와 스파링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의 무시무시한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관광객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꽤 진지하게 관람하고 있군요. 더이상 보고싶지 않아서 친구와 자리를 뜹니다.
무에타이에 실망하고 뭐 할까 하며 이동하는데 거리마다 호객행위가 극성입니다.
소심한성격의 저와 친구녀석은 눈이라도 마주치면 끌려들어가는줄 알고 앞만 똑바로 쳐다보고 걷습니다. 영국 근위병 같군요.
걷다가 보니 평소 관심있던 물담배가 보입니다.
클럽에 가기엔 약간 이른시간이라 들어가기로 합니다. 담배는 애플향으로 선택하고 싱하와 함께 주문합니다.
음 괜찮네요. 연기도 풍부하고 담배 향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호객행위하는 사람들 걱정안하니 살것 같네요.
시샤 카페에서 재충전하고 다시 일어섭니다. 이제 클럽으로 가야할 시간.
친구녀석에게 묻습니다. 파타야에서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친구녀석 파타야에 오면 워킹스트릿에있는(???) 디퍼와 누아 안가면 후회할꺼라고 하는군요.
이녀석 자신감있는 모습이 믿음직스럽습니다. 역시 나의 프렌드구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룰루랄라 찾아다닙니다.
여기가 아닌가? 오다가 지나친거 아니야? 저쪽으로 가볼까?
룰루랄라 찾아다닌지 2시간이 넘었습니다.
젠장.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저쪽으로 가봐라 아님 이쪽으로 아님 모른다는 표정입니다.
시간도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가는군요. 친구녀석이 밉상으로 보입니다.
비까지 내립니다. 홀딱 젖었습니다. 파전에 막걸리 생각나는 군요.
포기하고 루시퍼로 들어갑니다. 흥이 안납니다. 이곳은 아랍인 세상인거 같습니다.
다시 나옵니다. 울적하군요. 몸도 마음도 지쳤습니다.
호텔로 들어가서 쉬고 싶군요.
택시를 타고 호텔로 들어갑니다.
갑자기 방콕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친구녀석도 파타야는 연인들 따위나 오는 곳이라며 일정을 변경하자고 하는군요.
고민됩니다. 내일 낮에는 산호섬에 들어가서 다이빙도 하고 씨푸드도 먹고싶었습니다.
어쩔까 저쩔까 고민중에 핸폰이 울립니다. 베스인가 베스트인가 그언니 군요.
방콕에 언제 올꺼냐고 묻습니다. 고민이라고 하니 다른 여대생 언니들 소개시켜준다고 당장 오라는 군요. 하루종일 직업여성들에게 시달려온 터라 여대생 떡밥이 무지하게 끌립니다.
친구녀석은 벌써 짐싸고 있군요.
생각해보고 연락주겠다 말하고 전화를 끊습니다.
어쩔꺼냐고 친구녀석 닥달하지만 내일 일어나서 생각해야겠습니다.
지금은 그냥 쉬고싶군요.
파타야에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고 가서 그런지 실망이 컸던 하루였습니다.
길거리에는 10대로 보이는 옛된 여자 아이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어고고바 입구에서 관광객들에게 손짓하는 모습이라던지 낭만적이여야할 파타야 해변에서는 컨택을 기다리는 직업여성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모습. 그리고 쇼에 불과했던 무에타이 경기.
이런 상업화된 파타야의 모습에 느끼는 점이 많았습니다.
암튼 두서없이 쓰다보니 또 퇴근 시간입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다시 써야겠습니다.
<세줄요약>
1. 파타야에 왔다.
2. 헤멨다.
3. 방콕으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