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면 즐거운 애드히어 adhere 블루스바
즐기면 즐겁다니 이게 말이야 말장난이야... 싶은데 내 개인적인 느낌으론 그랬다.
이곳의 위치는 카오산에서 쌈쎈 쏘이 1 골목 방향으로 걸어가다보면 골목을 한참 못미쳐서 있는데 이런 괴발맞은 설명보다는 그냥 태사랑 카오산 지도를 보면 쌈센길 바로 초입에 표시가 되어있다.
음악은 밤9, 10 ,11시 이렇게 시간대별로 시작되고 요일별로 밴드가 로테이션 되는 곳이라는데 비공식채널에 의하자면 일본인 기타리스트가 나올때가 꽤 들을만한단다.
하긴 일본인들은 그 특유의 장인정신이란게 있어서, 어느정도 수준이상이 안되면서도 무작정 그냥 판을 벌리는 일은 하지않는다고 느껴진다. 뭐 일본에 대한 심도깊은 지식이 있는건 전혀 아니고 일본여행을 하다보니 느꼈던 바 뭐 그정도의 얕은 소견이다.
폭이 좁고 안으로 길게 나있는 작은 규모의 업소인데, 작은 탁자 작은 의자 조밀한 밀도 어두운 조명 이런 것들이 섞여서 뭔가 좀 비밀아지트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사실 나는 음악에는 잼병인 수준인데(밝고 경쾌한 아이돌 음악은 좋아한다. 우리나라 아이돌 만세!!) 그래도 귀에 익숙한 이지리스닝이나 유명한 팝 그리고 비트가 빠른 노래등은 일단 들으면 감정이 연동되니까 뭔가 듣는 재미는 있다. 특히나 여성싱어의 노래는 좀더 부드럽게 귀에 꽃히기도 하고 시각적으로 보는 재미도 있다.
그런데 이곳의 주 레퍼토리는 이 집의 정체성인 업소명처럼... 블루스와 재즈 스타일이다.
2시간 넘게 앉아 있었는데 태국싱어가 중국인 여행자들 오면 불러줄 심산으로 익힌 첨밀밀 빼놓고는 한 곡도 모르겠는거다. 그리고 첨밀밀을 남자싱어가 부르는건... 그다지 옳지않다. 노래의 감흥을 망치잖아. 이 노래는 간드러져야 한다고~~
음식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알고 음악도 익숙한곡이 추억과 감정을 만져주는건데... 늘 멀게만 느껴지는 삐리삐리 재즈발에 내 감정을 싣기에는... 내 음악적 감성은 거의 백치 수준이었다.
이 장광설의 끝은... 무조건 생음악이어서 올타쿠나!! 하고 온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재즈와 블루스의 느낌... 나는 잘 모르지만 마음속 깊은곳 심금을 울린다는 그 느낌을 캐치할 수 있는 여행자라면 아주 좋겠고 그게 아니라면... 글쎄요? 라이브 연주자들을 바로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생경한 느낌을 느끼는 걸로 만족해야겠다 싶은 느낌이 든다는거다.
술값은 대충 이러했다.
쌩쏨이 390밧 (리스트에서 제일 저렴한걸 고른거다.)
스몰사이즈 맥주가 제일 저렴한게 95밧부터 시작해서 오름차순
그외 콜라같은 탄산수는 40인가 50정도 했나?
칵테일은 거의 200밧에 근접?
그리고 도무지 이 많은걸 해낼 재료가 주방에 있긴 한건가? 싶을정도로 꽤 다양한 종류의 음식메뉴가 있었는데, 이런곳에서 음식을 먹는건 그냥 넌센스인거 같아서 시킬 생각도 안했고 시켜먹는 사람도 내가 갔을때는 없었다. 아마 내 생각에 주방에서도 별생각이 없지않을까 싶은데 실제로 주문을 넣어본게 아니니 알수는 없다.
하여튼 기분에 취해서 맥주나 생쏨을 콜콜~하면 생각보다 꽤 많은 계산서를 받아들수도 있으니 알콜에 취하기보다는 음악에 취하는게 좋을것같다.
하긴 불콰해진 얼굴을 하고는 묵자묵자!! 하면서 매상 올려주는 우리 테이블 말고는, 다들 말똥말똥한 눈을 뜨고 맥주 두어병정도로 기분을 내다가 나가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