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클럽에서 논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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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클럽에서 논 이야기 #1

카오산로더 5 12602

2009년 5월. 친구와 방콕공항에서 저녁에 내리는 비행기의 시간을 맞추고 방콕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내리니 새벽 2시. 친구는 3시에 내린다. 낯선 곳에서 친구를 만나는 건 참 재밌다. 개소리를 서로 하며 택시를 타고 카오산으로 향했다. 2년전 내가 코팡안을 추천해줘서 따로 친구들과 코팡안을 갔다 왔던 친구다.

새벽 4시 반에 카오산에 내려 일단 방이 쉽게 잡을 수 없을 걸로 예상하고 람부트리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볶음밥이랑, 팟타이 누들 그리고 싱하 2병을 시켜 먹는다. 아, 맛있다.

에이 없겠지 했지만 그래도 혹시 하며 람부트리 빌리지 인에 갔다. 왠 일로 창가 쪽 더블 룸이 비어있다. 럭키, 하며 바로 잡았다. 4층 창문이 있는 방. 짐을 풀고 창가에 붙어 있던 침대를 옮기다가 침대 바퀴에 발을 찧었다. 씨발. 피가 줄줄 나온다. 근데 왠지 아프지만 친구랑 둘이 여행 시작하자 마자 운 존나 좋다고, 미친놈 쳐럼 웃었다. ‘야이 새퀴야 웃지 말고 붕대랑 빨간 약 좀 사와’

친구가 사온 약을 바르고 밴드를 가로로 3개 붙였다. 쳐 웃을 때는 엔돌핀이 다량 분비되서 그런지 안 아팠는데 점점 아파온다. 아직 일찍이라 잠을 청했다.

11시쯤에 일어나서 씻고 밖으로 나온다. 1년만의 방콕. 카오산 거리. 여러 음식들의 냄새와 풍경, 사람들이 나의 오감을 자극한다. 아 RCA가려면 시간이 너무 한참 남았다. 거리를 쏘다니고 먹고 마신다.

 

오후 8시. 친구와 나는 둘 다 키가 큰 편이고 친구는 피부가 하얗다. 클럽에서 아주 잘 통할 페이스다. 나는 잦은 여행으로 인해 피부가 그리 하얗지는 않다. 이제 시간이 다 되어갔다. 샤워를 다시 하고 클럽용 옷으로 바꿔입고 어쨌든 다 모르겠고 일단 RCA로 가기 위해 람부트리에서 카오산의 반대편 도로로 가서 택시를 잡아 탔다. 여기서 타면 60-80밧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타논 팔람 까우, RCA” 기사 아저씨가 차를 몰기 시작했다.

RCA 거리 건너편 횡단보도 앞에 택시가 멈춘다, 75밧이 나왔다. 80밧을 주고 내린다. 고가도로가 저쪽 RCA와 이쪽 거리를 나눈다. 시끄러운 음악들이 저 건너편에서 들려야 하는데 조용하다. 불안한 마음이 든다. 시간은 9시. 너무 일찍 왔나!  바리케이트도 안쳐져 있고 모두 문을 열지 않았고 거리는 너무 조용하다.

시간이 이른 거라 판단하고, RCA 거리에 클럽 쪽에 있는 야외 테라스가 이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며 시간을 좀 때우기로 한다. 그린 커리와 맥주. 뒷자리에 이쁜이 들이 있다. 같이 있는 아줌마만 빼면 말을 걸고 싶다. 사진만 몰래 찍었다.

9시 반이 넘었는데도 거리는 조용하다. … 밖으로 나와 지나가는 클러빙 좀 할 것 같이 생긴 여성에게 말을 건다. 수요일인데, 오늘은 여기 안 한다고 한다. 친구랑 하이파이브를 하며 우리 운이 존나 좋다고 미친 듯이 또 웃는다. 왜 그리 좋아하냐고 물어보길래 말한다. ‘because we are too lucky today!’ 아오 빡쳐. 그녀에게 오늘 클럽을 가고 싶은데 너 같으면 어디에 갈꺼냐고 물어본다. 클럽이름을 말해주는데 잘 모르겠다. 말하다 보니 참 괜찮게 생겼다. 지금 너는 어디 가냐고 물어봤는데 클럽은 안가고 친구 기다린다고 했다. 쳇. 그녀가 택시를 잡아 택시 기사에게 그녀가 추천하는 클럽으로 가달라고 말해준다.

50밧 정도의 미터기 요금이 나왔고 택시는 멈췄다. 어느 클럽 앞에 서 있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분위기가 좋다. 크게 클럽 이름이 보인다. “MUSE”. 들어가는 녀자들이 하나같이 싸이즈가 좋다. 여권을 보여주고 입장. 들어가는 입구에서 담배피는 공간이 따로 있다. 일단 담배를 한대 물고 몸을 흔들며 주변을 살핀다.

들어가니 이미 클럽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구석 테이블에 여자 2명이 있는 옆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태국 사람들처럼 죠니워커, 콜라, 소다수를 시키고 웨이터에게 팁을 100밧 줬다. 태국 얘들은 너무 춤을 소극적으로 춘다. 친구가 미친놈 춤을 추기 시작한다. 나는 일행 아닌 척을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술 마시고 춤을 추고 순수하게 놀기 시작했다. 옆자리의 태국 녀자 둘과 통성명을 했다. 신나서 술을 미친 듯이 퍼먹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밖으로 담배를 피러 나가서 그곳에 있는 여성들에게도 말을 걸기 시작했다. 담배를 피러 나왔다가 미국에서 공부하다 놀러 왔다는 태국인 남자 놈들 하고도 이메일 주소를 주고 받았다. 친구랑 나는 술을 좀 너무 많이 마셨다. 친구 놈이 여자애 어깨를 깨문 기억이 난다. … –_-

다음날 오전 12시. 숙소에서 일어나보니 어제 MUSE에서 전화 번호를 3개 받았길래 가장 마지막에 번호 받았던 친구가 참 괜찮았던 기억에 문자를 보냈다.

숙취 해소를 하러 나이쏘이 국수집에 갔다. 역시 우리 입맛에는 MSG!! 여자애한테 답장이 왔다. 친구 둘하고 같이 있다고 한다. 같이 놀자니까 5시쯤에 카오산으로 온다고 했다. 친구랑 나는 쾌재를 불렀다. 그녀의 친구라는 불안요소가 있긴 했지만, “뭐 어때”란 마인드로 약속을 잡았다.

카오산 거리를 또 아무런 목적 없이 걸었다. 드래곤 프루잇 쉐이크를 쳐 먹었다.

내 친구는 앞으로 자기 앞에 닥칠 당장 서울로 귀국해버릴 만한 크나큰 재앙을 모르고 환히 웃으며 좋아하고 있었다.

-계속-

MUSE: 현지인 98%. 중간 중간 짜증나는 라이브 음악을 제외하면 분위기나 얘들의 매너와 물은 최고다. (2009년 5월 기준)

5 Comments
끽동쓰 2011.04.17 22:36  
글을 너무 재미있게 쓰시는것 같아요~!!ㅎㅎㅎ
forum777 2011.04.19 11:02  
ㅋㅋ잼나요~~
루갈 2011.04.19 13:22  
재밋네 ㅋㅋ 기대됩니다.
낑까 2011.04.19 19:08  
2009년 5월  기준이라는 글에서 혼자 재밌는 일인입니다 ㅎㅎ
글을 재미나게 쓰시는 재주가 있으시네요~
여행남 2011.04.29 20:55  
넘 재미있네요 ㅋ 슬슬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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