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태국북부 지방색 있는 인기유명식당 흐언펜
지난 세기인 1990년대 말, 아직 우리가 20대였을 그 당시...
랏차담넌 길 초입의 나이스 아파트먼트에 묵었었는데 주인아주머니가 꽤 친절한편이었습니다. 뭔가 물어보면 나긋나긋하게 잘 알려주시는 캐릭터? 하여튼 그 덕에 말붙이기가 쉬워서 그랬는지 - 추천해줄만한 좋은 식당 있나요? - 하고 물어봤더니, 아주머니 잠시 갸우뚱하더니... 위치는 여기서 좀 되지만 인기 있는 식당이 있다면서 가르쳐준 곳이 바로 이 ‘흐언 펜’이었습니다.
‘흐언 펜’은 ‘펜의 집’이라는 뜻이라는군요. ‘흐언’이 북부사투리로 ‘집’이란 뜻이니까요.
지역주민이 알려준 식당이니까 기대를 안고서 당장 달려가서 먹었었는데, 그 당시 태국음식에 깊게 익숙하지도 않았고 지금에 비하면 우리의 입맛에는 큰 변별력을 느끼진 못했지만 어쨌든 가이드북에는 실었던 기억이 나네요. 세월이 흘러서 이 식당은 점점 더 인기식당이 되었고, 나이가 든 현재 우리의 입맛에는 참 좋은 향토?음식점입니다.
그때도 꽤 성업 중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현재는 중국인여행자들 반, 현지인들 반... 점심시간에는 정말 바글바글합니다.
일단 이 식당의 위치는 랏차만카 도로입니다. 왠만한 가이드북에는 다 표시되어 있을 테고 태사랑 치앙마이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어요.
랏차담넌 거리를 타고 왓프라싱 방향으로 쭉쭉 걸어오다가 치앙마이 경찰서사거리에서 좌회전합니다. 또 계속 걸어요. 그러다가 드디어 랏차만카 도로를 만나면 바로 좌회전해서 왼쪽을 보면 나오는데요, 타페문에서 걷기에는 좀 만만치않기는 하죠.
이곳은 태국북부요리를 굉장히 폭넓게 하는 곳인데, 아무래도 지역 색을 띤 이 집 요리들을 온전하게 즐기려면 태국음식에 좀 친숙해야 될 것 같긴 해요. 음식은 익숙한 게 맛있는거니까요.
우리가 엄마의 음식을 대부분 맛있게 기억하는 건 그게 내 입 맛에 익숙하기 때문인데요, 사실 태국음식에 대한 이해도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좀 나이가 있으면 좋아질 것 같기도 한 맛입니다.
태국 북부식 커리국수 ‘카우써이’, 구운풋고추 쌈장인 ‘남 프릭 눔’, 그 외 각종 고기구이와 고기튀김, 그리고 ‘쏨땀’과 향신채 잔뜩 넣은 고기무침인 ‘랍’ 등등 메뉴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리고 태국 북부식 커리도 있는데 인도커리랑은 당연히 맛이 확 달라요. 씹는 느낌은 우리나라 강된장 같을 수도 있고 뭔가 토마토가 굵게 씹히는 파스타 소스 같을 수도 있고 한데, 맛은 꽤나 생경스런 느낌일겁니다. 가격대는 간단한 쌈장류는 30밧, 그 외 대부분의 요리는 50밧 정도 이어서 가격적인 부담도 덜 하더라구요.
둘이서 점심때 가볍게 찰밥 2개, 남프릭눔 1접시, 카우써이 1그릇, 돼지갈비튀김(씨콩무 텃)에 음료수와 물 이렇게 하니 170밧 정도 나옵니다.
갈만한 가치가 있는 곳인가 자문해본다면...
이제 막 태국식 볶음밥과 덮밥 그 외 각종 무난한 요리들에 재미를 붙이기시작한 초보여행자라면 좀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고요, 전반적인 태국음식에 이미 익숙해져서 뭔가 지역색 묻어나는 북부식 음식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정말 와볼만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태국음식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더라도 고기구이 또는 고기튀김 그리고 쏨땀은 무난히 드실 수 있을테니까... 어쨌든 한번쯤은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2014-06-23 17:23:14 먹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