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정취 물씬한 끄라비의 먹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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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정취 물씬한 끄라비의 먹는 이야기

고구마 12 5386

쏭끄란이 다가오자 이 부잡스럽고 성가신 물벼락 놀이를 피하기에 적당한 곳이 어디일까 곰곰 생각하다가, 결국은 우리가 좋아해마지않는 끄라비를 낙점하고는 쏭끄란 바로 전날 끄라비에 무사히 도착했다.

지금은 4월~ 아무래도 해가 떠 있는 동안은 걸어다니기에 상당히 덥기도 하고, 또 물을 맞는게 겁이 날뿐더러 쏭끄란 기간에는 문을 닫고 귀향하는 식당도 꽤나 있는바, 그다지 활발히 돌아다니진 못했지만 그래도 먹는거 하나는 이것저것 위장에 잘 주워넣고 다닌 듯 하다.

그저 이 작고 소박한 끄라비 타운에서 먹고 살았던 이야기들이다.
정작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끄라비의 아오낭 해변은 이번에 아예 들리지도 않아서 그 해변의 이야기도 궁금하긴 하다.


1. 각종 고기 덮밥-국수집

이곳은 예전에 끄라비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지내셨던 방이2님의 글에서 보고 찾아간 곳이었다. 사실 돼지고기 덮밥과 족발 덮밥은 그다지 특이한 메뉴가 아니고 끄라비 타운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 아이템이라서 메뉴가 그다지 특이한건 없었지만 쓰신 글에 - 양이 많고 국물이 깔끔하다 - 라는 문구에 맘이 담빡 끌려서 가게 되었다.

정말이지 듣던 대로 양이 많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바삭바삭하게 튀긴 삼겹살 무껍과 붉게 졸인 무댕의 맛과 양이 일품이었다. 태국에서는 국수 한 그릇 먹고 배부르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여기서는 40밧 하는 국수에 면도 많고 고기 고명도 튼실하고 전체적으로 맛도 있고 , 아주 만족하며 배를 땅땅 두드리며 나오게 된다. 의외로 덮밥의 양은 그럭저럭 보통이었다.
무댕, 무껍 말고도 족발덮밥이나 카우만까이도 된다.
40-45밧선

바미 무댕(앞), 쎈렉 무댕 무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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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 카무(앞), 카우 무댕 무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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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내 야시장의 생선구이 집

시내에 있는 야시장이 어딘지는 다들 아실텐데, 보그 백화점 정문을 지나자마자 우회전해서 조금만 걸어가면 걷는 방향 왼쪽에 있는 시장이다. 여기는 각종 반찬을 비롯하여 과일도 팔고 닭튀김도 팔고 로띠도 팔고 각종 먹거리들을 다양하게 파는데 정작 먹는 장소가 좀 협소하거나 아예 없는게 태반이어서 주로 현지인들이 싸이 퉁(비닐 봉지에 포장) 해가는 시장이다.
근데 이번에 와서 보니 예전에는 못 봤던 생선구이집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도로에 서서 시장을 봤을 때 왼쪽 사이드를 살살 훓어보다 보면 나오는 아주 작은 노점인데, 고등어 구이가 60밧 이것보다 조금 더 큰 생선은 70밧이다. 근데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생선이 중요한게 아니라,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아주 큰 고동류의 조개구이~ 이런 조개류를 구워주는 노점은 처음 보는거라 단박에 사서는 강변의 노점식당으로 가서 맥주 시켜놓고 남찜 탈레( 맵고 신 해물 소스)에 찍어먹었다.
아~ 이 기름지고 감칠맛 나는 고등어의 두툼한 살과 쫄깃 담백한 하얀 조갯살 구이의 맛은 그야말로 맥주를 부르는 지름신님 제우스와 헤라격이다.  보슬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끄라비의 강변, 노점식당의 커다란 차양막 우산 속에서 나름 해산물 안주와 씽 맥주를 즐기고 있자니, 장기여행으로 더없이 꼬질꼬질해진 해진 우리의 행색과는 상관없이, 그저 이 이상 더 바랄게 없구나~ 하는 달콤쌉싸름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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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말시장에서 먹은 자금자금한 먹거리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끄라비에는 주말이 되면 주말시장이 열려서 분위기가 아주 떠들썩해진다. 주말시장의 위치는 보그 백화점 바로 뒤편 공터 그러니까 오렌지 트리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바로 그곳이다. 끄라비 타운 자체가 워낙 작다보니 밤에 걷다보면 어떻게든 눈에 뜨일 수밖에 없다.

여기는 마치 푸드코트처럼 공동으로 사용하는 테이블이 넓게 있고 각각의 노점에서 음식을 사와서 먹는 스타일인데, 이것 저것 눈에 보이는데로 마구 사들고 테이블에 펼쳐놓으니 결국은 과식/소화불량에 걸리게 된다.
음식 가격은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그냥 중간 수준인데 태국 서민들 특유의 - 놀고 먹고 즐기자- 분위기에 동참해 열대야속의 유유자적을 만끽하기에는 괜찮은 곳이다.
우리는 닭고기 케밥 40밧, 삶은 새우 한 접시 100밧, 튀긴 닭에 찰밥 2봉지 그리고 맥주까지 먹고 나니 아주 그냥 배가 만삭이 되버렸는데, 문제는 아무래도 일회용 용기에 플라스틱 미니 포크를 주거나 아니면 그냥 종이에 둘둘 말아 싸주는 바람에 먹는 모양이 좀 아름답지 아니하고 불편한게 단점이다. 새우를 먹게 된다면 미리 휴지를 좀 준비하는 것이 좋다.

100밧. 30마리 정도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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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쿠라 - 드디어 음식을 재개하다.
끄라비에 꽤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영업을 하고 있는 사쿠라는 영업 초기에는 요모조모 간단한 류의 테이쇼쿠(정식) 음식을 내와서 태국음식에 지친 우리에게 참 고마운 곳이었다. 근데 식당 영업을 그다지 오래하지 않고 이후 오랜 기간 동안을 여행사 업무만 간간히 보고 있던 곳이었다.
없어질 듯 말듯하면서도 끄라비 와보면 늘 버티고(?) 있는 곳이어서 나름 끄라비 올때마다 그 생사여부가 궁금한 곳인데, 이번에 와보니~ 오호~ 음식 장사를 다시 시작했다.
사실 식당만 전문으로 하는 곳이 아니라서 음식의 수준은 조금 성에 차지 않지만 그래도 오야꼬동과 일본식 햄버그 스테이크를 먹을수 있다는건 정말 반가운 일이었다.
대부분의 메뉴는 80-100 밧 정도라 그다지 부담이 가지 않는 편이었는데 음식은 진짜 소박하게 나오는 편이긴 해도 찰기 있는 밥과 미소 시루를 먹을 수 있는 건 나름 좋은 듯...
근데 아무래도 주인 아줌마의 칼 쓰는 솜씨가 상당히 미숙하신지, 햄버스 스테이크의 양배추 채가 너무 거칠다. 내가 눈감고 썰어도 저것보다는 나을거 같은데...
다음에 끄라비 오면 이 집의 양배추 채 치는 솜씨가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  여기 앉아 있으니 어디선가 일본인 여행자들이 하나 둘 사쿠라로 모여드는데 다들 검게 그을린 얼굴에 고단함이 잔뜩 묻어나는 옷을 입은 장기 여행자 또는 체류인의 모습이 많이 풍긴다.

오야꼬동(닭고기-달걀 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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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그 스테이크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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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슬람 식당
끄라비쯤 내려오면 이제 무슬림 정취가 정말이지 진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머리카락을 완전히 감춘 이슬람식 두건 뚜동을 쓴 이슬람 여인네들이 길목마다 음식을 하고 게스트하우스를 가꾸고... 그래서 그런지 이 끄라비 타운에는 요상한 핑크 비즈니스 업소가 그다지 눈에 안보여서 좋기도 하다. 물론 아오낭 가면 완전히 적잖이 다른 무드이긴 할테지만 말이다.
아침을 간단하게 때우고 싶을때는 무슬림 식당에 가서 로띠를 먹는것도 괜찮은데, 사실 칼로리는 만만치 않아 보여서 정작 가벼운게 아닐수도?
타이 호텔에서 마하랏 거리를 향해 걷다보면 정면(쏘이4 입구 코너)에 코너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무슬림 식당도 아침에는 주민들로 꽤 성업중이다. 오전에는 로띠와 덮밥만 하고 오후에는 다양한 음식도 내오는 식으로 운영되는데 많은 무슬림들이 자리 잡고 있는걸 보면 나름 정통적인 맛?
연유를 솔솔 뿌린 계란 로띠는 늘 먹어도 맛이 좋다. 어릴 때 엄마가 해준 설탕 뿌린 프렌치 토스트랑 비슷한 맛인거 같기도 하고...

맛싸만 까이와 파인애플 볶음 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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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띠와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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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K 쑤끼
끄라비 타운 내에 있는 보그 백화점에 쑤끼집이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 아쉽게도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점만 있어서 쑤끼 먹으려면 썽태우를 타고 공항쪽으로 달려나가야된다.
아무리 더운 나라라지만 가끔은 멀멀 끓는 국물을 먹어줘야 힘이 난다.
그리고 다 먹은 국물에 밥과 계란 쪽파를 넣어서 끓이면 정말 정말 맛있는 죽 완성!!
일면 끄라비의 강변 도로길이라고도 할수 있는 우따라낏 도로에서 버스터미널- 빅씨- 공항 방면으로 운행하는 썽태우가 출발하는데, 이걸 잡아타면 빅씨까지는 15밧이다.
여기서 좀 더 가야 나오는 테스코 로터스에 매장이 더 다양하긴 한데, 우리의 목표는 쑤끼이니까 그냥 약간 더 가까운 곳에서 내렸다. 썽태우 비가 왕복에 1인당 30밧 이니까 오고 가는데 큰 부담도 없다.

이곳 빅씨의 냉동식품 코너에는 김치도 파는데 45밧 정도... 도대체 여기서 파는 김치 그것도 냉동된 것은 어떤 맛일까 반신반의하며 사서 개봉했더니 맛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괜찮아서 나름 좋았다. 대규모 할인점에서 물건을 사야할 여행자들은 썽태우 타고 빅씨 또는 로터스 가는것 강추~

마지막에 만들어 먹는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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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꼬뚱 레스토랑

강변의 노점 야시장에서(콩카 거리) 저녁을 먹다보니 바로 건너편에 있는 이 식당에 현지인들이 많이 있는게 보인다. 가게는 출구가 좁고 내부로 들어가면 약간 길쭉하게 생긴 곳인데 에어컨도 틀어주고 내부도 깔끔하고 해서 태국 현지인들은 여길 좋아하나보다. 우리 같은 여행자들은 노점이 왠지 무드가 있어서 좋은데 말이다.
하여튼 들어가서 음식을 시켜봤는데 해물 볶음밥이 60, 똠얌 탈레(해물 똠얌)가 80, 그리고 양이 작긴 하지만 맛깔난 팟 탈레 까타 런(해물 철판 볶음)가 100밧 정도로 그다지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었다.
음식맛도 괜찮고 딱히 나쁠게 없었는데 한 가지 특 나쁜점!!!
150밧 짜리 생선 요리를 시켰는데 딱 생선 스테이크만한 것 한 조각을 내오는거다. 물론 가격이 싸니까 한 마리라고는 생각 안했지만 저건 양이 너무 작잖아... 근데 나중에 계산서 보니까 180으로 계산해놨다.
응? 왜? 메뉴보다 비싸게 계산한거야? 어필했더니, 우리한테 준 고기가 메뉴판에 있는 종류의 생선이 아니라 뭐 더 좋은 스내퍼 라나...?
에휴~ 그래서 기분이 좀 상한 곳이었다. 생선 요리는 완전히 실패 본 곳...
180밧이면 나이트 마켓 생선구이집에서 고등어, 큰 조개, 거기다 구운게까지 사 먹을 수 있는 돈인데... 흑흑흑
다음에 다시 가라면 뭐 못갈건 없지만 절대 생선요리는 no~~

해물 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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쁠라 능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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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라비 지도 참고하세요.
 
 
 

#2014-01-20 07:34:56 먹는이야기#
12 Comments
팡당 2012.04.25 00:45  
대단하십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궁금한건데 고구마님은 태국에서 사시는건가요?
마파람 2012.04.25 01:08  
끄라비 저도 추억이 많은 곳인데 ...
맛있는 음식 많이 드셨네요.
천재헤롱 2012.04.25 08:55  
아오 저도 태국에서 제일 좋아하던 곳이 끄라비라 이번 여행때는 일부러 뺏는데..(계속 눌러있고 싶을까봐ㅜㅜ) 고구마님 글을 보고 나니께 너무 가고 싶어지네요.
상쾌한아침 2012.04.26 00:08  
음. 마지막은 태국으로 이주한 일본 붕어를 이용한 요리인가 보군요.^^
고구마 2012.04.26 11:23  
팡당님. 저 태국 살지 않아요. ^^

마파람님과 천재헤롱님도 끄라비 좋아하시나봐요. 저도요...
근데 참 이상한게 저 끄라비 타운 가면 뭐 별스럽게 재미있게 하는 일도 없거든요. 그냥 있어요. 그냥... 근데도 좋네요.

일본 붕어....상쾌한 아침님. 안 그래도 안 좋았던 기억의 생선 요리인데, 붕어 이야기 들으니까
정말정말 으웩~ 스러워요. 바쁘게 지내고 계시죠?
상쾌한아침 2012.04.26 19:03  
거의 잠도 못 자면서 지냈니다. 한달이 넘도록 서울에 못 올라가고 대전에서 일하고 있어요.ㅠㅅㅠ
zoo 2012.04.26 21:49  
ㅠ.ㅠ 고구마님 후기를 보고 있자니 지난번 길게 푸켓에 갔을때 끄라비를 못 가본게
너무 아쉽고 후회됩니다.ㅠ.ㅠ

다음번에 긴 여행의 기회가 주어지면 끄라비 정말 정말 가야겠어요.
푸켓에서 가기 좀 귀찮아서 패스했었는데..ㅠ.ㅠ 음식사진들을 보니...ㅠ.ㅠ ㅎㅎ

이글 잘 기억해뒀다가 잘 활용(?) 하겠습니다^^ ㅎㅎ
RAHA라하 2012.04.27 12:56  
요번에도 또 가요
제사랑 넘버세븐에서 묵고 아침시장 저녁시장 주말시장엘 가고
가도가도 질리지않고 너무조아요ㅎㅎ
rainbowtajo 2012.06.07 21:42  
낼 출발하는데 좋은정보 너무 감사합니당^^
자란자란이 2012.09.12 00:05  
복습열씨미 해서 끄라비 가서 유용하게 사용할만큼 고급정보^^ 감사합니다.
삼윤이아빠 2016.06.13 05:58  
첫번째 집이 가장 궁금한데 어딘지, 이름이 뭔지가 안나왔어요ㅠ어떻게 찾아가서 먹어보죠ㅜㅜ
ojojojo 2018.07.24 12:53  
우와 생소한 음식들이 많은데 다들 맛나보이네요 이번에 끄라비 가는데 참고해서 다 먹어보고 와야겠어요ㅎㅎ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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