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 식당 방랑기 3
길고 긴 장광설의 식당 방랑기가 3까지 이어져 버렸다. 정말 죄송하게스리........
빵집
T자형의 빠이 워킹스트리트에서 두 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두앙 레스토랑 바로 옆을보면 무슬림 홈메이드 라고 있다. 위치도 나름 요지 중 요지인데... 여기는 왠지 밖에서 보면 분위기가 조금 침침한 것이 선뜻 들어가지지가 않게 된다. 종교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싶지는 않지만, 무슬림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조금 꺼리는지...
근데 켁꼬오Cake Go"O"의 조각 케이크 값이 너무나 비싼 관계로다가, 차선책으로 이 집에 가게 되었다. 켁꼬오는 이전에 비해서 가게를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멋지구리하게 꾸며놓았는데, 나는 나이 들어서 그런가 예전의 소박하고 정겨운 느낌일 때가 훨씬 좋다. 커다랗고 둥근 라탄 의자로 꾸며놓은 켁꼬오는, 왠지 트랜드를 따라 가느라 힘겹게 치장을 한 것 같은 느낌이다.
하여튼 또 장광설이 길었는데, 이 무슬림 베이커리에 들어가서 메뉴를 보니 빵과 과자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태국 음식들도 많이 하고 있긴 했다. 음식은 안 먹어보고 냉장 케이스에 줄지어 누워있는 빵 중에서 초코 브라우니랑 호박 파이 이렇게 2개를 득템 해 왔는데 가격은 25밧 내외. 그 외 더 비싼 조각 케잌도 있고 쿠키도 있고 한데 그건 패스~
하여튼 이 두 가지 빵맛은 괘나 괜찮아서, 호박 파이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노랗고 진득한 호박 페이스트가 꽤나 튼실하게 들어있고 초코 브라우니도 아주 끈끈하고 진한 맛이였다.
장이 안좋으신 분들은 직접만든 요거트도 좋다. 200cc가까이 되는 컵에 담아주는데 두 집 모두 25밧이다.
빠이에서 이런류의 빵을 먹고 싶은데, 좀 가격이 만만한 곳으로 가고 싶다면 가볼만 하다. 근데 음식은 도통 모르겠다. 지금이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이 집에 손님이 있는 걸 잘 못 봤다. 아무래도 신실한 종교적인 무슬림 복장은, 이 유유자적 흐드러진 빠이의 분위기와 조금은 언발란스인 듯... 아니면 동남아 오지 산속에 이런 마을이 꾸며진 게 언발란스 한 걸지도...
빠이의 가장큰 제과점인 켁꼬오
무슬림 빵집
상설 시장
빠이에는 저녁 시장 말고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는 상설 시장도 있다. 빠이에 몇번 가보신 분들은 어디 있는지는 다들 아실 듯.... 모르시는 분은 아야 서비스에서 나눠주는 지도를 휴게소에서 재빨리 득템하든가, 아니면 길거리에 비치되어 있는 빠이 익스플로러라는 조그만 전단지에도 나름 지도가 있으니 그걸 집어와도 거리 파악하기에 좋다. 태사랑에도 빠이 지도가 있고...
넝비아 사거리에서 남쪽 방향으로 계속계속 걸어서 아주 작은 다리 하나를 건너면 상설시장이 나오는데, 낮에 가봤는데 뭐 별 먹거리도 없고 딱히 흥밋거리도 없는 그냥 몇몇 상점만이 옹기종기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밤이 되면 이 시장 앞에 먹거리 노점이 몇 개 나오는데 그 중 한 군데... 그러니까 노점상을 마주 봤을 때 맨 오른쪽에 붙어있는 각종 구이집에서는 삼겹살, 닭고기, 태국식 소시지와 뱀머리 생선 등등 아주 다양한 걸 연기 풀풀 날리면서 팔고 있었다.
근데 아쉽게도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없었고 이걸 보았을 때 이미 우리는 무까타에서 삼겹살을 양껏 섭취한 이후라 단 한조각도 더 사 먹지는 못했다. 현지인들은 비닐 봉지에 싸가지고 가서 집에서 먹는 분위기...
혹시나 빠이에서 우연히 의기투합해서 무리를 이루게 된 여행자들끼리 숙소에서 모여서 맥주 한잔 할 때, 고기가 필요하다면 여기 이 바비큐집에 와서 싸들고 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사실 직접 먹어보진 못햇지만 그 양념이 한껏 배이고 기름 좔좔 흐르는 후덕한 비쥬얼만으로도 꽤나 맛있어 보이긴 했다.
사람 구경하기 좋은 50싸땅 바
빠이 버스 정류장을 바라보고 오른쪽 편에 붙어있는 아주 자그마한 술집이다. 딱히 바라고 이름 붙이기에도 옹색하고 초라해보이는 곳인데... 작고 후미진 곳이어서 이 길을 왔다 갔다 하더라도 신경 안 쓰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길 쪽으로 향한 테이블이 2개가 있는데 거기가 비어 있다면 얼른 자리 잡고 앉아 거리를 향해 보자. 안주는 다른데서 사와서 먹어도 무방하고, 주인한테 접시 좀 빌려달라고 하면 산뜻하게 내어준다. 오픈 마인드~
저렴하고 순한 리오 맥주 한잔씩 하면서 거리를 바라보고 있자면 마치 눈앞에서 라이브 인간극장이 펼쳐지는 느낌이 든다. 여기 앉아서 빠이에 모여든 여행자들이 흐느적흐느적 움직이는걸 보고 있자면, 정말이지 상상의 한계가 안드로메다까지 이어진다. 그만큼 개성이 강한 여행자들이 꽤나 많이 보이는데, 지금 모습 그대로 당장 영화에 출현시켜도 무리가 없을 것 같은 독특한 캐릭터들도 종종 보인다. 물론 어떤 주제의 영화인지가 문제겠지만... 진하고 굽이굽이 커브 진 사연이 몇 자락은 품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아우라 멀멀 풍긴다는...
어두운 밤, 흔들리는 조명 거기에 알콜이 들어가니 괜히 감성적이 돼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액션 영화 분위기, 또 어떤 이는 범죄 서스펜스 분위기인데 개중에는 서양영화에서 마약 운반책으로 나오는 캐릭터랑 비슷한 여자 여행자도 있다.
업소 자체 분위기보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위치가 나름 갑인 곳인데, 이 길에는 이런류의 식당과 바들이 그야말로 꽉 차 있으니까 어디에 가서 자리 잡든지 다 비슷하다.
Almost famous - 50밧짜리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곳
위치는 반 쑤언 게스트 하우스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그럼 반 쑤언 게스트 하우스는 어디?음....그건 요술왕자의 빠이 지도를 보거나, 아야 서비스에서 나눠 주는 지도를 보면 나온다. 원래 아야 서이스와 같은 라인에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이곳으로 이사를 해왔다.
규모가 크지 않은 구멍가게 규모의 술집인데, 프로모션의 의미인지 3가지 종류의 칵테일에 한해서 단돈 50밧에 팔고 있는 집이다. 성격 좋아보이는 풍채 넉넉한 주인 아주머니가 주문도 받고 칵테일도 만들고 서빙도 하는 그런 곳인데, 밥 먹고 막바로 집으로 직행하기는 아쉽고 그렇다고 알콜에 흠뻑 취하기도 마땅치 않을 날, 저렴한 돈으로 칵테일 앞에 두고 기분 내기에 좋은 곳이었다.
이상하게 어느 날은 손님이 미어터지고, 또 어느 날은 또 꽤나 한적하고 한 것이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손님수가 달라지는 곳인가보다.
칵테일맛은 내가 도무지 술맛을 모르는지라, 좋은지 나쁜지 도통 알 도리가 없다. 그냥 달콤하고 새콤하고 민트 맛 풍기는 알콜맛이였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신기한 사람들이 생맥주도 아니고, 병맥주 맛 구별해내는 사람들이다. 아사히가 맛있다, 리오가 맛있다, 씽이 맛있다, 창은 쓰다 그러는데 내 입에는 그저 똑같이 쓰고 밍밍한 그 어떤 맛일 뿐인데 그 차이를 구별해내다니... 그 정도로 알콜에 관한한은 맹추인데, 문제는 알콜에 관해서 뿐만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역시 맹추여서 그것이 문제로다...-_-;;
아트 인 짜이 - 인도 분위기 물씬 나는 히피풍 찻집
이곳의 위치는 빠이 고등학교 정문 바로 맞은편에 있다.
고등학교가 길의 한 면을 길게 메우고 있는 이 길에는 2년 전 요술왕자가 묵었던 유니콘 게스트하우스, 빠이푸라 등등의 숙소들이 포진해있었는데, 이번에 와보니 이 두 업소 다 문을 닫아 걸었다. 한 곳은 새로운 운영자를 찾는다는 간판까지 내다걸었는데... 사람의 손이 안타면 금방 우중충해지는건 시간문제인지, 쇠락한 분위기를 멀멀 풍긴다.
고등학교가 길의 한 면을 길게 메우고 있는 이 길에는 2년 전 요술왕자가 묵었던 유니콘 게스트하우스, 빠이푸라 등등의 숙소들이 포진해있었는데, 이번에 와보니 이 두 업소 다 문을 닫아 걸었다. 한 곳은 새로운 운영자를 찾는다는 간판까지 내다걸었는데... 사람의 손이 안타면 금방 우중충해지는건 시간문제인지, 쇠락한 분위기를 멀멀 풍긴다.
하여튼 활성도가 다른 길에 비해서 좀 떨어져버리긴 했지만 이 길에도 업소들은 꽤 많이 들어차 있는데 그 중 한 군데... 갸날픈 서양인 아가씨가 주인이 이 작은 찻집은 맛살라 짜이가 40밧, 콤푸차가 30밧 정도 한다. 가게는 현란한 인도 분위기에 축축 늘어지는 히피 분위기 그리고 티벳 분위기까지 혼란스럽게 섞여 풍긴다. 앉아있는 의자가 그렇게 편한 것도 아니고, 분위기도 나름 요상스럽지만 만들어주는 차는 꽤나 맛이 있는편... 이런 류의 찻집이 그러하듯 낮보다 밤에 가면 좀 더 모양새가 낫긴 하다. 하지만 밤에는 이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행인들 구경하는 재미가 없다. 빠이에서는 그 재미가 큰 건데... 나는 이렇게 남들 구경하는데, 내 모양새는 평범 그 자체여서 남들에게 아무 재미도 감동도 못주고, 빠이를 몰개성화하고 멋의 수준을 끌어내리는데 크게 한 몫한다.
그건 그렇고 내가 들이마신 이 콤푸차라는거 도데체 뭘까...? 행복하고 건강한 맛이라고 메뉴에 적혀 있길래 행복하고 건강해지고 싶어서 시켜봤는데, 약간 감식초 맛 같기도 하고... 전에 먹어본 듯한 맛인데... 아~ 효소 음료에다가 마시는 홍초 같은 제품을 섞은 것 같은 맛을 풍긴다. 원재료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찻집의 주인장인 갸날픈 서양 여자는 이마에 빈디도 찍고 있던데, 아무래도 인도를 꽤 좋아하다가 여기 자리잡았나보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컨셉으로 잡고 나름 영업을 위한 분투를 하고 있는건지도...?
왓 빠캄 담 옆의 노점들
저녁에 되면 빠이 야시장길에는 많은 먹거리들이 나 좀 잡아잡슈~ 하고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왓 빠캄 담 앞에 가면 맛있는 아이템을 파는 노점상들이 많이 나온다.
군고구마를 팔기도 하고 - 물론 태국 고구마 맛은 우리나라 군 고구마에 비하긴 좀 성에 안차지만 - 그 중에서도 서양 젊은애들이 오종종하게 모여 있는 곳이 한 군데 있는데, 태국 노점 형태를 하고 있지만 메뉴는 나름 맥도날드 식이다. 즉석 버거를 만들어 팔기도하고 매대 한 켠에는 큼직한 프렌치프라이와 아주 작고 매콤한 핫 윙을 파는 노점상이다. 맥주랑 같이 먹으면 그야말로 퍼펙트한데, 양념 맛이 잔뜩 배인 아주 작은 치킨 윙은 나름 케이 준 스타일?
그리고 팟타이와 꼬치, 고로케까지... 하여튼 위장 튼튼하고 소화 잘 시킬 수 있을 때, 즐거운 마음으로 맛있게 먹어두자.
왓 빠캄 앞의 버거-치킨-감자튀김집
#2014-01-20 07:34:56 먹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