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 산다면 단골집 되었을 <카우똠 용>
카우똠 좋아하시나요? 죽도 아니고 그저 멀겋게 끓인밥이라니... 따끈따끈 갓 지은 밥을 최고로 치는 우리나라사람입장에서는, 왠지 끓인 밥을 식당에서 먹기에는 좀 이상한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카우똠을 처음 먹어본 게 십 수년 전 장거리 야간버스타고 가다가, 거의 밤 11시 가까운 시간에 안내양에게 이끌려서 휴게소에서 일괄배식해주는 보급형으로 먹어 봤었는데요, 그때는 그냥 그랬었어요. 아무래도 시간도 그렇고 휴게소다 보니까 제공되는 반찬도 약간 허술했지요. 요즘은 이 휴게소제공 식사도 반찬이 꽤 잘 나오더라구요. 얼마 전에 먹어보고 기대이상의 반찬제공에 괜시리 과식을 하기도 ....-_-;;
하여튼 그런 연유로 이 카우똠은 좀 공짜밥 같은 인식이었는데, 이런 인식과 달리 태국인들은 저녁으로 카우똠도 많이 먹더라구요. 카우똠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반찬이 그야말로 엄청 다양하거든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카우똠 집은 저녁에 문을 열어 새벽까지 하는 편입니다. 아침과 낮에는 장사를 안하는 경향이 있어요.
치앙마이 해자 안에 꽤 인기 있고 음식 맛이 괜찮아서 문전성시를 이루는 카우똠 식당이 있습니다. 왓 쩨디루앙 근처에 있는 랏차담넌 길의 1밧 카우똠 집인데요, 아무래도 접근성도 좋고 외국인도 많이 대해 봤을테니까 주문도 쉬울 것 같은데... 문제는 이집이 외국인 이중가격제를 해서 기분을 좀 상하게해요. 요왕이 작년에 갔을 때 현지요금에 비해 약 1.5배에 달하는 외국인 요금을 청구했더라구요. 메뉴판 자체가 다르다는...
그리하여 찾아본 식당인 <카우똠 용>은 위치가 여행자가 닫기에는 살짝 외곽이긴합니다.
사각해자의 서쪽문인 쑤언덕 문에서 쑤텝길을 타고 치앙마이대학 후문방면으로 계속 가다보면 님만해민으로 진입할 수 있는 삼거리가 나오잖아요. 바로 그 삼거리지점에 있습니다.
님만해민에서 온다면 계속 남쪽으로 쭈욱 걸어내려와서 쑤텝 도로를 만나면 그 건너편에 있다고 볼수도... 자세한 위치는 태사랑 치앙마이 지도에 있어요.
이 집은 해내는 요리의 수가 정말 정말 다양해요.
식당 이름이 카우똠 용이긴 하지만 그냥 밥도 있고요 일반적인 카우똠 반찬 이외에도 거의 대부분의 태국음식을 다 해냅니다. 해산물과 고기를 이용한 볶음요리, 갖가지 채소요리, 여러가지 재료로 버무린 다양한 태국식 무침요리, 그 외 똠얌 등등등... 태국반찬요리는 거의 다 메뉴판 안에 있습니다.
저희는 해물커리볶음(탈레 팟 퐁까리)를 먹었는데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예상외로 감칠맛이 제대로 나는 편이였고요.
그 외에 장건강을 위해서 짭차이라 부르는 태국식 우거지조림도 시키고, 중국식으로 뭉근히 간장에 조린 두부(따오후 팔로)도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요. 태국식 후식도 팔고요.
아마도 치앙마이에 살았다면 이집에 엄청 자주 가면서 갖가지 요리들을 다 맛 봤을듯...
요리 4개를 시키고 밥과 끓인밥 이렇게 먹으니 230밧 정도 나오고요, 요리 5개랑 끓인밥 이렇게 하니 280밧 정도 나와요. 우리가 시킨 요리가 좀 저렴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 외 다른 요리들도 가격대가 꽤 편안합니다.
치앙마이의 장기체류하시는 분들이거나 또는 님만해민에 머물고 있는 여행자, 그리고 태국음식의 다양함을 만끽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볼만한데 아무래도 위치가 조금 낯설라나요...
저녁에는 현지인들로 다소 분주한 느낌도 드는 곳이니 약간 이른저녁에 가면 좀 한가해서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짭차이(우거지조림)
얌 쁠라싸릿 켐(생선 자반 튀김 무침)
탈레 팟 퐁까리(해물 커리 볶음)
팟 꾸이차이 카오 무껍(호부추와 튀긴삼겹살 볶음)
얌 무껍(튀긴 삼겹살 무침)
따오후 팔로(두부 조림)
쁠라믁 팟 카이켐(짠달걀 오징어 볶음)
팟 엿팍 매우(차요테 덩굴 볶음)
무팟 끄라티얌(무양을 시켰는데 이게나왔어요ㅠㅠ)
#2014-10-07 11:32:20 먹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