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깟 쑤언깨우 줄서서먹는 인기식당 <처 쓰떽>
요즘에야 치앙마이에 워낙 큰 쇼핑몰들이 많이 오픈을 해서 그 위상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깟쑤언깨우는 해자에서 가장 가까운 쇼핑몰이여서 여행자들이 가기에는 그 접근성이 꽤 좋은거 같아요.
참고로 깟쑤언깨우에서 ‘깟’은 시장의 북부사투리입니다. 표준말은 ‘딸랏’이죠. 쑤언깨우는 쇼핑센터 앞 길 이름이고요(쑤언:정원, 깨우:유리,수정)...
암튼... 아무리 태국이라고 해도 백화점 물가는 만만치가 않아서 여기에서는 사실 쇼핑 같은건 그다지 해본 적이 없어요. 우리는 주로 식당을 이용하는 편인데요, 지하에 있는 탑스 슈퍼나 푸드코트 아니면 저희가 좋아하는 1층에 위치한 시즐러 때문에 이곳에 자주 가게됩니다.
2층에도 몇몇 식당이 있는 편인데 피자컴퍼니나 블랙캐년 등이 있어요. 근데 블랙캐년 바로 옆에 약간 우중충한 느낌의 크지 않은 태국식당이 있는데요, 그 울적한 외관과 달리 이곳은 다른 식당들이 텅빈 테이블로 한적 할 때도 늘 태국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사실 태국음식은 지하의 푸드코트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이 식당의 특화된 메뉴가 태국현지인들에게 아주 인기이고 매장에서 먹는 손님 + 배달해가는 손님까지 그야말로 늘 바빠요.
그래서 대기표를 받은 후에 대기의자에 앉아서 주문받는 아주머니에게 자기가 먹을 걸 미리 주문해놓기도 해요. 저희도 상당히 기다린 기억이 나네요.
저는 줄서서 먹는 식당은 딱 질색인 편인데, 이곳은 쇼핑몰 내부에 있는지라 그나마 시원하게 기다릴 수 있어서 그닥 짜증은 안났습니다만...
이곳의 특화된 메뉴란 바로 ‘쭘쌥’인데요, 매콤한 맛을 가미한 맑은 육수에 배추를 비롯한 몇몇 야채와 고기 또는 해물을 취향대로 골라서 익혀 먹는 겁니다. 보통 찜쭘이라고 많이 하고 북쪽에서는 무쭘이라고도 하는데요, 쑤끼의 시골버전이죠.
‘쭘’은 ‘(육수에)담가 먹는다’라는 뜻이고, ‘쌥’은 이싼지방 사투리로 ‘맛있다’입니다.
이집의 쭘쌥 육수는 매콤한 맛과 더불어 태국특유의 향신료 풍미도 좀 나요. 근데 향신료 별로 안 좋아 하는 요왕도 이 정도의 풍미는 전혀 거부감 없이 잘 넘어간다고 합니다. 일단 이 식당에 온다는 것 자체가 이 전골 먹으러 오는 거라서 모든 테이블에 예외 없이 자그마한 전기식 스탠 냄비가 올라가 있어서 보글보글 끓고 있고요, 그 외에 다양한 메뉴의 태국음식 중에서 몇가지 골라 먹는 게 거의 모든 손님들의 동일한 패턴입니다.
우리는 깐풍기풍미가 나는 닭튀김 양념요리(까이팟 멧 마무앙)와 튼실한 새우튀김(꿍춥뺑텃) 그리고 해물 전골(탈레 쭘)로 골라서 먹었는데 너무 튀김에 편중했나봐요. 다른 테이블 보니까 채소요리도 시키고 뭐 다양하게 먹던데... 저렇게 세 가지 밥이랑 물이랑 해서 300밧 나왔습니다.
메뉴가 식당외부에 비치되어 있으니 일단 한번 체크해보기에도 좋습니다.
가격대는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이 이용하기에도 문턱이 낮을 만큼 저렴한 편이에요. 아무래도 약간 침울한 외관이 말해주듯이 서민위주의 식당인지라 가격대가 높을 수는 없거든요. 사실 식당자체가 그리 낡지는 않았는데 주변 점포들에 비해서 좀 퇴색한 느낌입니다.
깟쑤언깨우에서 저렴하게 태국식 요리와 뜨끈한 국물을 먹기에는 좋은 곳인데, 아무래도 현지인들 사이에서 줄을 서야된다는 게 좀 귀찮은 일이 될런지도요.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진짜 유명한 집이에요. 그냥 기다리는 사람 이외에 포장주문도 많아서 의외로 대기시간이 꽤 되는 편인데 다음에 치앙마이 가게 되면 본격적인 식사시간을 조금 비켜서 시켜 보려구요.
처 쓰떽 외관
까이 팟 멧 마무앙(다른 곳과는 달리 튀긴 닭고기를 캐슈넛에 볶았습니다.)
#2014-10-07 11:32:20 먹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