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 굽고 끓이는 무한 고기뷔페 159밧
<피피 무쭘>
좀 부풀려서 말하자면 치앙마이에서 고기뷔페란? 길바닥에 어슬렁거리며 괜시리 지나가는 사람한테 컹컹 짖어대는 개만큼이나 많이 있어서 단기간에 몸을 호빵맨처럼 불리기에는 그지없이 좋은 동네입니다.
해자 안쪽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지만 해자면을 따라서도 꽤 자리잡고 있고, 치앙마이대학 정문근처 야시장에도 있고 해자 북쪽의 창프악 게이트 근처에도 다수 있고 하여튼 여기저기에 많고 많지요.
식당의 특성상 오후 5시 즈음 되어서 문을 여니까 저녁에 활동반경이 해자안쪽이 주력인 여행자들이라면 그다지 눈에 안보일수도 있지만 말이에요.
요즘 치앙마이에서는 서민형 고기뷔페의 1인당 가격을 대충 149-159밧 정도에 맞추는 느낌인데, 이건 2인부터의 가격이고 혼자 간다면 수고비조로 20밧 정도 더 붙이는 경향도 있더라구요. 그래도 혼자라도 불판을 깔아주며 테이블을 내어주니 관대하다고 봐야될지도...
사실 구우면서 끓이는 일타양피형 고기뷔페는 태국에서 오래전부터 보이던 전통적인? 방법 중의 하나였습니다.
맨 처음에 봤을 때는 무척 생경해보였어요. 우리나라에는 흔치않은 방식이었으니까요. 물론 이 태국의 고기 뷔페라는게 우리나라 불고기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고 지금도 무양까올리나 느어양까올리로 부르는 곳도 많지요. 우리나라도 불고기 전문점에 가면 가운데는 구워먹고 가장자리로 육수를 부어 자작하게 먹는 곳이 있습니다만... 혹시 언제부터 우리나라 불고기가 태국으로 건너가 느어양까올리, 무양까올리가 되었는지 잘 아시는 분 계신가요?
아무튼, 태국의 고기뷔페는 일반적으로 구멍이 숭숭 뚫린 배볼록 알루미늄판 위에서 자꾸만 미끄러져 내려오는 고기들을 젓가락으로 꼭꼭 눌러서 굽고, 그 가장자리에 야트막하게 고여 있는 국물에 이것저것 익혀먹는데요, 하긴 판이 이 모양이다보니 그 국물에서 돼지기름이 줄줄 흘러내리기도 했지요.
근데 돼지기름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 전 우리는 ‘알루미늄이 체내에 들어오면 뇌에 흡착이 되어서 치매를 유발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정말 정말 놀래버렸습니다. 아니 우리가 그동안 태국에서 집어먹은 알루미늄이 도대체 얼마야... 싸구려 고기뷔페집에서 늘 보게되는 그 얇은 회색빛의 알루미늄판들...아악!! 그리하여 우리는 이제 음식의 질도 질이지만 조리기구를 먼저 체크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액션을 하게 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두툼한 철판에 고기를 굽는 곳이 조금씩 생긴다는 거네요.
그 와중에 우리 눈에 보인 곳이 이 고깃집입니다.
위치는 해자 서쪽면의 쑤언덕 문에서 북쪽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걷는 방향 오른편에 위치해있는 곳인데 이름은 피피PP 무쭘. (구글지도 http://goo.gl/hiEIRW)
이곳은 무까타(구이)와 무쭘(전골)을 같이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검은색 작은 불판이 올라가는 굽는 화로와 태국식 전통 토기가 올라가는 끓이는 화로가 같이 식탁에 올라오는데요, 불구뎅이가 두개나 이글거리고 온도조절을 할 수 없는 숯이어서 고기를 굽다보면 내가 익어가는건지 고기가 익는건지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자연친화적인 옹기그릇과 쇠로 된 검은 불판이어서 나름 안심이 됩니다.
치앙마이에는 워낙 고기뷔페가 많아서 이 집이 그중 순위가 높다라기보다는, 일단 해자 가장자리에 있으니까 다다르기에 좀 편하다는게 장점~이고 그 외 고기의 질도 괜찮은 편이었어요.
우리가 오픈시간 맞춰 5시 즈음에 가서 그런가 손님들도 적당히 있어서, 음식 가져다 먹기에도 쾌적했는데 본격적인 식사시간대인 7~8시에 가면 좀 상황이 다를 수도 있을라나요.
지난번에 가봤던 명동 무까타는 김치나 쌈장이 나오는 한국식이라는 장점이 있는데 반해 위치가 해자에서 좀 멀다는 것, 그리고 새우수급이 너무너무 박해서 우리는 그때 새우를 거의 먹질 못했었고 오로지 굽기만해야 되는 게 약간 아쉬운 점이었구요. 그에 비해보자면 이 피피 무쭘은 새우인심이 아주 넉넉한데다가 보글보글 끓여서 먹을 수도 있으니까 뭔가 더 풍성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고기나 해물 재료이외의 사이드디쉬도 괜찮은 편이였고....하긴 명동 무까타도 사이드디쉬는 좋은편이었던걸로 기억이 나네요.
근데 태국사람들 소식한다는 생각이 고기뷔페집에 오면 늘 박살이 나곤하는데
정말로 몸통자체가 좁은 태국 아가씨들이, 그 고기가 저 뱃속 어디로 다 들어가는지 궁금 할 정도로 작정을 하고 먹어요.
잘 차려입은 가녀린 체구의 모녀는 둘이 와서 불판까지 갈아가며 엄청나게 먹는데, 저렇게 먹으려면 뱃속이 완전히 텅텅 비어있어야 할텐데...^^ 어쨌든 이곳은 요청하면 불판도 새걸로 갈아주긴 하는 모양입니다.
음식이 마련되어있는 진열대에 파리도 그다지 꼬이지 않고 나름 정돈이 잘된 분위기였는데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자리를 잡고 막 음식을 퍼나를즈음 다른 곳도 아니고 우리의 식탁위에 주책 맞게 출현한 바퀴공자녀석!!
길바닥에서 보는 것 처럼 시커멓고 큰게 아니라 갈색의 자그만 사이즈긴 했지만 초반부터 시각적으로 입맛을 떨어뜨릴 뻔했으나 일단 먹게 되니까 또 그 생각은 잊고 마구 먹게 되는 저.... -_-;;
나름 후식의 상태도 괜찮고 기대한 것에 비해 우리가 사랑하는 돼지고기 삼겹살의 질이 아주 좋아서 꽤 흡족했습니다. 태국에서는 쇠고기는 정말 맛이 없어서 잘 안먹게 되더라구요.
아아~ 여기에 더해서 김치가 있었더라면 너무너무 좋았을텐데 그거야 뭐 우리 욕심인거고요...
그나저나 숯이 이글거리는 화로가 두개이므로 더위 많이 타는 여행자들은 고기를 먹다가 약간 혼미한 상태로 접어드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는 게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긴합니다.
치앙마이에서 괜찮은 고기뷔페 가보신분들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
이젠 나이가 들어서 예전처럼은 뷔페에 못가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가봐야 왠지 위장에 대한 임무완료가 된 것 같아요.
아~ 저는 이번에 직접 먹어보진 못했는데요, 태사랑 치앙마이 지도에 보면 창프악 문 시장에 쑴싸바이 고깃집이라고 주문형 고깃집이 있었는데, 거기도 이름이 바뀌면서 방식도 주문식을 포기하고 고기뷔페로 바뀌었더라구요. 아주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던데 혹시나 이집에 가보신 분들 계신가요?
이전에 가봤던 쑤콘타 무까타는 너무너무 대형매장이어서 음식 가져다 먹는게 힘들고 사람이 너무 많아 그 기에 질려버린 기억이 나네요. -_-;;
피피 무쭘. 1인 159밧
구워먹는 불판과 끓여먹는 토기냄비
삼겹살의 상태가 괜찮다.
샐러드
끓여먹어도 되고
구워먹어도 되고
텃만쁠라(양념된 어묵), 스프링롤, 감자튀김
각종 디저트들
#2014-11-16 00:19:06 먹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