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던 새우 이야기. 새우? 가재? 랍스터?
새우는 한국에서도 태국에서도 가장 맛있는 식재료 중 하나이죠.
그래서 태국 여행중에는 한국보다 흔히 볼 수 있고 또 가격도 저렴한 새우를 참 많이 먹고 오게 됩니다.
근데 이 새우류도 종류가 다양한데요, 간혹 가재와도 혼동되고 태국에 랍스터가 있니없니, 바다새우, 민물새우 좀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번 정리 해봤습니다.
우선 간혹 질문도 올라오고 가장 혼동하고 있는 랍스터-바다가재-닭새우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Q1. 태국에는 랍스터가 있나요?
-> 네, 랍스터가 있습니다.
Q2. 우리나라에서 파는 랍스터와 같은가요?
->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볼수 있는 랍스터는 북미산 랍스터American Lobster로 바다가재입니다. 태국에서 잡히는 랍스터는 Spiny Lobster로 우리말로는 닭새우, 태국말로는 꿍망껀('용새우'란 뜻)이라고합니다. 랍스터 중에 태국의 닭새우도 있고 우리나라에서 볼수 있는 바다가재도 있고 한거죠.
Q3. 태국에서 잡히는 랍스터는 가재가 아니므로 안좋은건가요?
-> 아닙니다. 국제적인 시세가 닭새우가 2배 가까이 더 비쌉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열대바다에서 잡혀서 수입되는 닭새우는 특급호텔이나 고급중식당에 가야 볼수 있는 식재료입니다. 반면에 바다가재는 마트에서도 팔고 훨씬 대중적이죠.
Q4. 그럼 태국에서는 바다가재를 먹을 수 없나요?
-> 태국에서 바다가재가 잡히지 않지만 수입해서 팔기도 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해산물식당에서는 거의 볼수 없고 호텔 뷔페에 나오는 곳이 있습니다. 태국에서 태국산인 닭새우를 먹을 것인지 북미수입산인 바다가재를 먹을 것인지 둘중 선택은 개인의 취향에 따르시면 됩니다.
Q5. 인터넷에서 닭새우로 검색하면 큰 것 말고 작은새우도 나오던데 어떻게 된건가요?
->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새우 중 닭새우라고 부르는 것이 있습니다. 정식명칭은 '가시배새우'라고 합니다. 태국에 있는 큰새우도 닭새우,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작은새우도 닭새우라 혼동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거에요.
어느정도 정리가 되시나요?
바다가재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Lobster#/media/File:SteamedLobster.jpg
태국에서 메뉴판을 보면 새우를 영어로 프론Prawn이라고도 쓴데도 있고 슈림프Shrimp라고 쓴 곳도 있는데요, 이건 특정한 종을 말하는게 아니고 서양에서도 서로 완벽히 구분지어 사용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대체적으로 큰 새우를 Prawn, 작은새우를 Shrimp라고 합니다.
태국에서 주로 먹을 수 있는 새우는 다음과 같은 네 종류입니다.
1) 큰징거미새우
2) 흰다리새우
3) 타이거새우(얼룩새우)
4) 바나나새우
징거미새우, 흰다리새우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중적이며 타이거새우, 바나나새우는 더 비싸고 흔치 않습니다.
재래시장에서 중간크기의 징거미새우, 흰다리새우는 1kg에 100~200밧 선이고 타이거새우, 바나나새우는 400~600밧 정도 합니다. (큰건 더 비쌉니다.)
시장가격이 이렇고 식당에서 굽거나 조리해서 팔면 배이상 받기도 하죠.
태국의 일반식당에서 새우요리 시키면 대개 징거미 새우나 흰다리새우 입니다.
똠얌꿍 같은데는 보통 징거미새우가 들어가고 볶음밥에 들어가는 잔새우는 흰다리새우 크기작은 것들입니다.
타이거새우나 바나나새우는 닭새우처럼 일반식당이나 동네 해산물식당에서는 잘 볼수 없어요. 관광지의 해산물식당에 가야 좀 볼 수 있지요.
큰징거미새우는 태국말로 '꿍 깜끄람' 또는 '강 새우'란 뜻의 '꿍 매남'이라고 합니다.
이름처럼 민물새우이고 거의 대부분 양식입니다.
징거미새우는 커다란 머리와 기다란 앞다리가 특징입니다. 다른 새우와 확연히 구분 되지요.
머리는 크기도 하고 아주 단단해서 몸뚱아리의 거의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머리를 떼고나면 살의 비율이 반 이하로 좀 허무하기도...
우리나라 대하는 머리도 따로 구워먹을 수 있지만 징거미새우는 머리가 너무 딱딱해서 구워도 씹기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머리 안에 있는 알과 내장이 고소하여 이것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씨알이 굵은 것은 한마리에 몇백밧 하기도 합니다.
푸른 줄무늬에 푸르고 긴 앞다리를 갖고 있는 큰징거미새우
징거미새우 구이
징거미새우 구이
징거미새우 찜
징거미새우 중에서도 큰것을 반 갈라 구운 것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Macrobrachium_rosenbergii#/media/File:Kung_kam_kram.jpg
닭새우는 앞서 설명한 것 처럼 가재종류가 아닌 별개의 종류입니다.
영어로 스피니랍스터 Spiny Lobster라고 하는데 태국말로는 '꿍 망껀'입니다.
꿍-새우, 망껀-용, 즉, '용새우'란 뜻이죠. 중국말로도 닭새우는 '룽샤龍蝦(용새우)'라고 합니다.
새우와 비슷한 형태인데 커다랗고 기다란 더듬이가 특징입니다.
머리가 커서 큰 몸집에 비해 살은 상대적으로 좀 적습니다.
닭새우(꿍망껀) 버터구이. 머리가 거의 반을 차지한다.
머리와 몸통이 확연히 분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양은 많이 다르지만 닭새우의 가까운 친척 중에 부채새우Slipper Lobster(Fan Lobster)가 있습니다.
외계 생물처럼 조금은 흉칙하게 생겼는데 맛은 좋습니다.
태국말로는 '깡'이라고 하는데요, 태국에 깡이 두종류인데 얘는 돌 같이 생겼다고 '깡 힌'이라고 합니다. (힌=돌)
가격대는 타이거새우와 비슷해서 저렴한 곳에서는 kg당 600~800밧 선에 먹을 수 있습니다.
태국사람들이 깡이라고 부르는 또다른 종류의 해산물이 있는데요, 바로 갯가재Mantis Shrimp입니다. 메뚜기 같이 생겼다고 해서 '깡 딱까땐'이라고 합니다. (딱까땐=메뚜기)
여기에서 설명하는 해산물 중에서는 가장 보기 어려운 놈인데... 육질은 새우보다 탱탱함이 덜합니다.
흰다리새우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먹는 새우이고 슈퍼나 마트에서도 흔히 볼수 있지요. 우리가 보통 '새우'하면 떠오르는 우리가 가장 많이 먹어온 그 새우입니다.
태국에서도 볶음밥, 볶음국수 등 일반적인 음식에 이용합니다.
양식으로 저렴하고 크기가 적당해서 통으로 써도 다른 식재료와 잘 어울리죠.
태국말로는 '꿍 완나마이', '꿍 카우'라고합니다.
타이거새우는 대하나 흰다리새우처럼 보리새우에 속하는 새우입니다.
줄무늬가 있고요 껍질이 전체적으로 짙은 색을 띕니다.
닭새우를 제외하면 태국에서 볼수 있는 새우류 중에 가장 크고 비쌉니다(닭새우만큼 비쌈).
개중에는 정말 팔뚝만한 것도 있습니다.
태국말로는 '꿍꿀라담' 또는 '꿍마라이'라고 합니다.
타이거새우
중간크기의 타이거새우를 우리나라 삼겹살불판에 구워먹는 모습
바나나새우는 이름처럼 약간 누르스름한 빛깔을 띕니다.
맛은 타이거프론과 거의 같고 가격대도 타이거새우와 비슷합니다.
태국말로는 '꿍채부어이'라고 합니다.
바나나새우 구이
생물학적인 분류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새우 중에는 알을 배에 품는 것과 물속에 방출하는 두 종류가 있는데,
타이거새우, 바나나새우, 흰다리새우, 우리나라 대하가 물속에 알을 방출하고
징거미새우, 닭새우는 다리사이의 배부분에 알을 품습니다.
생김새는 비슷해도 생물학적으로 서로 다른 종류이지요.
배에 알을 품은 징거미새우
닭새우(꿍망껀)와...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지만 해산물 요리는 원재료가 신선해야 조리를 해도 맛이 좋습니다.
하지만 해산물은 상하기 쉬운 식재료임에도 시각적인 효과때문에 밖에 진열해 두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얼음위에 있지만 무더운 태국 기온을 감안하면 해산물의 선도에는 매우 좋지않은 환경이고 계속 상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면 됩니다. 게다가 그날 못판 것은 다시 냉장고로 들어갔다가 다음날 다시 나오기 마련이죠. 눈으로 봐서는 신선한 것과 그렇지 않은 걸 구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실외 진열대가 없는 현지인들이 주로 가는 해산물 식당이 좋지만...
여행자들이 주로 가는 관광지에서는 이런 실외 매대에 재료들이 진열된 해산물 식당이 많고 그거 골라 먹는게 또 재미라 아무튼 운좋게 신선한 게 걸리기를 바래볼 수 밖에 없는 듯하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