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해산물 시장 <나끄아 란포 시장>에서 해산물 구이 싸게 먹기
면적이 콧구멍 만한데다가 시설에 비해서 비싸게 주고 들어온 숙소이긴하지만, 그래도 옹색하나마 식기랑 전자렌지가 있어서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해산물을 시장에서 사와서 먹기로 맘 먹게됩니다. 저번에 묵은 파타야 쏘이 1의 시티스마트 레지던스 숙소는 주방이 꽤나 괜찮았거든요. 식탁도 근사하게 큰 게 있고... 이곳은 거기랑은 천지차이로 옹색한 룸피니 시뷰이긴하지만 그래도 주방이 있긴하니까 써먹어야죠.
그리하여 차를 몰고 나끄아의 란포 시장으로 갑니다. 우리는 차를 몰고 갔는데, 썽태우로 가는 것도 무척 쉬워요. 나끄아 초입에서 대기하고 있는 썽태우를 타도 되고... 요즘은 싸이썽에서 타도 나끄아까지 가주니까 돌고래상에서 가만히 앉아 계셔보세요. 돌고래상에서 내리게 하면 내려서 바꿔타면 되는거고 아니면 종점인 란포 시장까지 한번에 갈 수 있으니까요. (지도 게시판 팟타야 지도의 썽태우 노선과 타는 곳 참조)
란포시장 위치 https://goo.gl/maps/pz5oaQiLMwu
파타야지도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map&wr_id=1516
저는 개인적으로 이 돌고래상 부근에서 방향잡기가 늘 좀 헷갈려서 어리버리합니다. 약간 애매한 오거리 같아서...특히나 밤에는 더 그래요. 그래서 좀 어벙거리는데 저 같은 길치분은 약간 헤멜 가능성도 있을지도요... 저번에 갔을 때 다른 외국인여성들도 테스코 로터스 가는 방향을 못 잡아서 우리한테 막 물어보고 그랬던걸로 보아 저만 그런 것은 아닌 듯. 물론 요즘은 구글신의 보호 아래 구글맵을 켜고 의지해 다니니 그걸로 위치를 파악하면 될거에요.
산넘고 물건너 일단 란포 수산시장까지 오셨나요. 그럼 좁은 시장통 안으로 진입해봅니다. 시장 초입에서 해변주차장 가는 길에는 연기를 풀풀 날리면서 공임(1kg 30밧)을 받고 구이를 해주는 가게들이 여럿 있고 ‘남찜 탈레’라 불리는 해산물 찍어먹는 소스(30~50밧) 파는 가게들도 보이는군요.
자~ 그럼 매의눈을 하고 한번 서치해봅니다.
사실 이곳은 그렇게 규모가 큰 곳은 아니에요. 그래서 그냥 휘리릭 둘러보는데는 크게 시간이 걸리지 않고요, 시장폭이 엄청 좁아서 막 어깨를 비비면서 걷게 되고 바닥에 물도 좀 튀어요.
저는 게는 먹기가 너무 번거로워서 싫어하고요. 오늘의 목표는 새우랑 생선이에요.
새우는 같은 1킬로라도 사이즈에 따라,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 다른데, 저희는 흰다리새우(대하 비슷한 것) 좀 큼지막한거 1킬로 320밧짜리, 32마리가 올라가는 걸로 골랐습니다. 이보다 더 큰 새우, 그러니까 타이거새우나 뭐 그런것도 시장 안쪽으로 쑤욱 들어가면 있는데(시장통 맨 안쪽으로 들어가 시장안길 삼거리에서 다시 왼쪽으로 가면 타이거새우 파는 곳도 있음) 이날은 왠지 물이 좀 그래보여서 패스... 타이거 새우 큰 거는 1킬로에 600~700밧 정도 했었나... 그럴거에요. 하긴 1킬로에 30마리 남짓 올라가는 우리가 산 새우도 꽤 사이즈가 좋은 편이에요.
그리고 큰 농어 같은 건 한 마리에 대략 190밧 정도, 붉은 민물생선(틸라피아)은 한 마리에 120밧, 그리고 가리비는 1킬로에 150~170 정도 했나... 오징어도 많고요, 굴도 있고 조개류도 다양합니다. 굴이나 갑오징어 사다 전 부치거나 어쑤언 같은 것 만들어먹으면 아주 좋겠지만 환경이 따라주지 않으니 그렇게까지는...
다리가 길고 먹지도 못할 알이 배에 가득 품고 있는 민물새우(큰징거미새우)도 많이 나와 있던데 펄떡펄떡 살아있는 생물이 크기에 따라 200~300밧 정도해요. 이건 투구처럼 큰 머리랑 삐쭉한 앞다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태국인들은 이걸 많이 사 가는데 뭔가 우리가 모르는 맛이라도 있는걸까요. 징거미새우는 대가리만 기형적으로 크고 거칠거칠한 알은 그냥 떼어버리고 먹어서 영 살이 좀 없다고 느꼈었는데 말이죠.
그 외에 홍합으로 만든 젓갈, 그리고 살아있는 게(먹기 번거로워 관심이 없음), 조개류나 우렁이 같은 건 1kg에 100밧 미만. 꼬막 뭐 그런 것도 있습니다.
새우와 함께 산 것은 좀 작은 사이즈의 전갱이(제주도말로 각재기 ) 그리고 실꼬리 돔 이렇게 섞어서 1kg에 100밧인데 6마리나 올라가요. 사실 1킬로 좀 넘는데 그냥 옛다 가져가슈 하는 맘으로 주인이 준거 같습니다. 이 실꼬리돔은 우리나라에 어묵 재료로 베트남에서 많이 들어오는데 생물은 정말 맛있습니다. 예전에 먹어보고 넘 맛있어서 이번에도 또 샀습니다.
하여튼 이렇게나 사서 아무집이나 바비큐를 맡기면 약 15~20분 후에 오라고 해요. 조개 같은건 금방 되고 생선은 시간이 좀더 걸리고 그렇습니다.
생선이 익는 동안 바로 근처, 그러니까 바닷가 방향에 조그마하게 형성되어있는 공원 비스므리한 잔디밭에 갔더니 태국인들은 거기서 돗자리 빌려가지고 야외 피크닉 분위기를 내면서 음식을 한 돗자리 잔뜩 깔아놓고 먹고 있네요.
다른 집들은 대략 뭐 먹나...? 하고 기웃거려봤는데 다들 새우는 기본 1킬로 정도 있었구요. 뭐 게도 좀 보이고 어떤 집은 큰 생선을 튀겨서 먹던데 구이가 아닌 튀겨주는 공임집도 있나봅니다? 하여튼 양이 작아 보이는 태국인들도 일단 먹자고 작정하고 올 때는 대식가로 변신을 하는건지 꽤나 푸짐하게 차려놓고 먹습니다. 그리고... 여자 둘이 와서는 벌써 위스키 한 병 먹고 있는 팀도 있고... 불어오는 바닷바람 맞으면서 먹으면 낮술이 잘 취하지 않을 수도 있겠어요.
해물 바비큐와 같이 먹을 쏨땀집도 있고 그 집 바로 옆에 음료수랑 술 파는 가게도 있고, 늘 그러하듯 주인 없는 똥개도 막 배회하며 돌아다니고... 아름답고 상큼한 바닷가는 아니지만 시장 옆에 이런 바람 솔솔부는 잔디밭에서 먹는 것도 현지인 기분 내고 괜찮은 것 같습니다.
우리도 잠시나마... 이곳 공원에 자리를 빌려서 깔고 갓 숯불에서 내려온 새우랑 생선구이를 먹어볼까 하는 맘이 들었다가... 처음 맘먹은대로 집으로 가져가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편안하게 먹고 싶어서 싸가지고 갑니다.
바비큐 공임은 새우랑 생선 각각 1킬로에 각각 30밧이구요. 쏨땀은 50밧. 여기에다 남찜 30밧 뭐 이렇게 추가로 좀 들긴해요. 해산물을 맡기면 점원이 무표정한 얼굴로 종이를 한 장 내주고요, 오라는 시간에 맞춰가서 종이 내미니까 역시나 무표정한 얼굴로 스티로폼 도시락박스를 내줍니다.
이렇게 구워온 새우랑 생선을 양손 가득 들고 오는동안 좀 물기가 생기긴 했는데 집에 있는 렌지로 살짝 데우니 따뜻해져서 훨씬 먹을 만해졌어요.
해산물은 물이 안 좋을수록 비린내가 진동하는데, 여기서 산 새우는 단맛이 폴폴 날 정도이고 생선은 너무 담백하고 살이 희어서 약간은 감칠맛이 좀 아쉽다 싶기도 했는데... 하긴 흰살생선이 다 그렇죠 뭐.
사실 새우랑 생선 각 1kg 합이 2kg의 양은 네 명이서 먹어야 마땅한 수준인데, 둘이서 먹으려니 열심히 먹어도 새우가 10마리와 생선 3마리 남아 결국 다음날 아침 새우는 어찌해서 먹었지만 생선은 젓가락으로 배때지만 후비적거리다가 버렸어요. 숨결에서도 몸에서도 해산물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앞으로 한 동안은 몸에 해산물패치를 붙인거나 다름없는 효과가...
아... 그 퉁퉁한 생선 아까워요. 동네 아는 고양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요.
새우 1킬로 320밧
생선 6마리 100밧
공임 60밧
남찜 소스 30밧
쏨땀과 찰밥 60밧
이렇게 해서 총 570밧이 들었고 4명이 충분히 먹을 양입니다.
예전에 짠타부리의 짜오라오 해변에서는 작은 사이즈의 새우 1킬로를 쪄주는 거까지 포함해서 300밧 줬거든요.
아... 거기는 양념소스도 그냥 끼워주긴했군요. 란포 시장이 부수적인 비용이 좀 더 들긴하지만 새우만으로 한정해서 보면 파타야가 좀 더 낫다고 보여져요. 더 크고 싱싱합니다.
짜오라오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basic&wr_id=10830
란포시장 안쪽 공원을 지나쳐서 주차장을 지나 조금만 가면 카푸치노좋아 님이 방문후기를 써주셨던 해산물식당 2층 건물이 보이던데... 거기도 한번 참고해 보세요.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eat&wr_id=56330
썽태우를 갈아타고 가는 방법이 약간 성가시고... 깔끔한 한국인 여행자들에겐 개 돌아다니는 공원에서 먹는 주변 환경이 좀 마땅찮을 수도 있어서, 일반적인 여행자들에겐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여행의 호흡이 길고 현지인들의 생활을 한번 체험해보고 싶은 여행자라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네요.
공원 옆 바닷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