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코코넛(야자) vs 구운코코넛
야자와 코코넛이 혼동되기도 하는데, 야자에는 기름을 짜는 기름야자, 설탕을 채취하는 사탕야자 등등 수 많은 종류가 있는데, 연두색의 커다란 열매 속에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은 코코넛입니다. 야자라는 큰 그룹 안에 코코넛이 포함 되어있는 거죠.
암튼 우리는 이 코코넛을 꽤 좋아하는 편이에요. 요왕은 코코넛 안에 든 과즙이 해장하는데에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치앙마이 쏨펫시장 구역의 식당들 앞에는 커다란 사이즈의 연두색 외피의 생코코넛을 개당 25밧 정도에 팔고 있는데 얼음물에 담겨져 있어서 야자수가 아주 시원합니다. 얼음통에 담겨있는 코코넛을 고르면 아주머니가 칼로 타닥타닥 정수리를 쪼개주는데 빨대를 꽂아서 쭉 빨아당기면 정말 갈증이 확 진정 되는 듯...
그런데 가끔 코코넛 먹은 후기를 보다보면 “웩 이게 뭐야 ! 니 맛도 내맛도 아닌 이상한 밍밍한 맛... 퉷퉷-” 이란 감상도 꽤 됩니다.
아마 익숙하지 않은 낮선 맛이니까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고 정말 좀 덜 숙성이 되어서 진짜로 맛이 없는 놈일 수도 있겠어요.
갈증을 가라앉히는 데는 저런 연두색 외피의 덩치 큰 생 코코넛도 좋지만 오로지 맛으로만 따진다면 동그랗고 조그마한 구운 코코넛이 정말로 맛있어요.
코코넛은 많이들 아시겠지만 겉은 연두색이고 아주 두꺼운 섬유질의 겉껍질에 둘러 싸여 있고요, 가운데에 있는 주먹 두개만한 딱딱한 속껍질 안에 흰 과육이 있고 그 안에 비로소 과즙이 들어있습니다.
겉껍질의 위,아래 부분을 어느정도 잘라 내어 손질한
'생코코넛(마프라오 쏫)'
생코코넛의 단면
아주 두꺼운 겉껍질과 얇은 속껍질,
그리고 흰과육이 있고 가운데 공간에 즙이 가득들어있다.
구운코코넛은 말 그대로 불에 구운 코코넛입니다.
생코코넛을 통째로 드럼통 같은데 차곡차곡 쌓은 후에 불을 붙여 1~2시간 태우면 겉껍질은 새까맣게 타고 속껍질부터는 온전히 남아 있어요. 그것을 식히고 타버린 겉껍질을 벗겨 낸 뒤 단단한 속껍질만 깨끗하게 손질해서 팝니다.
코코넛 굽는 모습
https://youtu.be/VID-uayWMSg?t=4m4s
그래서 생코코넛과 외양으로 확연히 구분 할 수 있는데요 커다랗고 동그란알처럼 생겼습니다.
겉껍질을 벗겨내니 크기도 확 줄어들어 냉장고에 보관하기도 편합니다. 또 굽게 되면 과육이 겉껍질에서 분리가 잘 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과즙이 불속에서 끓는 동안 과육에서 맛있는 성분이 흘러나와 과즙에 들어가는 것이 틀림 없습니다. 생코코넛과 비교해서 고소한 맛과 당도가 몇배나 차이가 납니다.
남부에서는 이 구운 코코넛이 좀 흔한 느낌인데 북부에서는 좀 덜 흔한 느낌이에요. 체감상으로요...
그런데 얼마 전에 치앙마이 창프악 시장에 갔더니만 이 구운코코넛을 개당 20밧에 파는 겁니다. 늘 나오는건 같지는 않고 좀 복불복인거 같았어요.
모양이 생코코넛에 비해서 작다 뿐이지 안에 들어가 있는 액체의 양은 별 차이가 안 나는 사이즈에요. 5개 100밧에 사왔는데 정말 야자수의 고소한 풍미 너무 좋습니다. 생코코넛은 약간 풀냄새 같은 초록의 풍미가 나는데 이건 그런게 전혀 없어요.
저는 코코넛을 먹을때면 과즙 뿐만 아니라 하얗고 부드러운 속 과육까지 숟가락으로 벅벅 파먹는데, 먹고 난 후 탐욕이 가라앉으면서 정신 차린 뒤에는 늘 제 배를 때리고 싶어집니다. 이 과육의 칼로리가 어마어마... 그냥 기름이더라고요. -_-;;
아... 이건 뇌의 잘못이니까 머리를 때려야하나...
영화 빠삐용에서 감옥에 갇힌 빠삐용에게 드가가 코코넛 과육을 몰래 넣어주는 장면도 생각나네요.
아무튼 여러분들도 생코코넛 말고 이 구운 코코넛 한번 잡숴보세요. 생코코넛에 실망한분들도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길거리나 시장에서 파는 '구운코코넛(마프라오 파오)'
속껍질과 과육부분이 잘 분리가 되어서 과육은 온전히 남긴채 속껍질만 떼어낼수도 있다.
두툼한 과육의 '마프라오 파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