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취의 맛과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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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취의 맛과 향

상쾌한아침 17 2913
팍취의 맛과 향

에. "상쾌한아침"입니다.
이번에는 사진이 없습니다.^^

태국에 처음 여행 가실 준비를 하시는 분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가 먹는 것일 겁니다. 특히 그중에서 한번 맛보거나 냄새를 맞으면 다들 자지러진다는 식의 글을 읽어보신 분들의 경우 "팍취가 대체 뭐길래 그럴까?"라고 생각하시며 알게 모르게 공포를 느끼실겁니다.


- 개인적인 팍취의 향과 맛에 대한 생각 -
뭐... 확실히 향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태국 돌아다닐 동안 전 별 부담없이 먹었습니다. =_= 한국에서 그것보다 더 역한냄새와 맛을 자랑하는 음식을 여러가지 먹어봐서요. 한국에서는 고수풀이라 불리며, 미나리과의 식물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기본적인 향은 미나리와 비슷하지만 그 향이 매우 강렬합니다.

미나리향이라 설명하면 많은 분들이
"어? 미나리? 그 냄새가 대수인가? 오히려 향긋하고 좋지 않나?^^ 나도 먹는데 문제 없겠네."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잠깐 다른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 음식을 쓰다고 느껴보신 분 있으신가요?
'왠 헛소리? =_=;'
진짜 단음식을 아주 바싹 조려 만들면 단 정도를 떠나서 맛이 쓰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설탕 정도로는 힘들고, 달다고 생각되는 인공 감미료를 숟가락으로 퍼서 드셔보시면 알게됩니다.

먹는 이야기하는데 이런 예 들어 죄송합니다만... 우리 흔히 아주 고약한 냄새라는 의미에서 X냄새라고 표현합니다. 이 X냄새를 풍기는 주요 성분중 하나를 매우 낮은 농도로 해서 향수에 쓴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다들 아시리라 믿습니다. 팍취도 그런 겁니다. 미나리향이 연할 때는 향긋하지만 진하면 역겨울 수 있다는 것이죠.


저도 팍취에 대해 듣기는 했지만 고수풀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맛이 어떨까? +_+"  <- [먹는거 좋아함. 먹어본적 없는 음식과 식재료에 대해 관심이 많음.]
하며 매우 궁금해했습니다.

태국 도착한 당일 점심으로 덮밥을 먹었습니다. 맛나게 먹다가 저를 중간에 움찔하게 하는 향과 맛이 나더군요. 그게 저와 팍취의 첫대면이었습니다. 냄새가 강렬하다고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역한 맛과 향의 음식을 먹어본 저로써는 못 먹을 정도는 아니더군요. 그래도 먹다보면 가끔가다 움찔 움찔거리기는 했답니다.^^;


강한 미나리향이라 하면 이해하기가 힘드실 수 있으니 다른 녀석과 비교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첫 느낌은
'오리지널 홍어찜의 맛과 향을 약화시킨 맛과 향!!'

'응? 홍어찜? +_+ 그거 무지 맛나잖아?'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오리지널... 그러니깐 가짜가 아닌 진짜 홍어로 만든 홍어찜을 말하는 겁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다수의 홍어요리는 진짜 홍어가 아닌 가오리로 만든 요리입니다. 진짜 오리지널 홍어는 괜찮은 녀석이 마리당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생선이기 때문에 먹어볼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바로 그 홍어[상어, 가오리과 생선]를 삭혀서 만든 진짜 홍어찜을 맛과 향을 좀 약화시킨 겁니다. 한번이라도 진짜 오리지널 홍어찜을 드셔보신 분들 중에서 팍취를 처음 드셔보셨다면 제 말에 동의하실 겁니다.;

흠이라면 드셔보신 분들이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 봅니다. =_=; 저도 친구 할어버지 환갑잔치가서 먹어본 것과 어떤 행사 초대받아 가서 먹어본게 다니깐요.
홍어찜에서 충격적인 냄새가 나는 것은 바로 삭히기 때문입니다. 상어와 가오리는 같은 종류인데 배설기관이 다른 물고기에 비해 별로 발달을 못해서 몸에 항상 암모니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홍어를 삭히면 나는 그 엄청난 냄새와 맛은 바로 이 암모니아 때문입니다. 들어보신 적 있으실겁니다. 홍어 삭힌 것을 떠낼 때 바로 코로 맞으면 코피가 와르르 쏟아진다고. 이게 바로 암모니아 때문입니다.

암모니아 덕분에 쉽게 부패를 하지 않아서 상어류의 물고기들은 한여름에도 실온에서 한달 정도 보관하며 먹을 수 있습니다. 먼 옛날 물고기가 귀했던 산골 지방에서는 쉽게 상하지 않는 상어, 가오리같은 것을 먹었다고 하더군요.

홍어찜을 먹으면 매운맛이 코를 타고 올라온다는 말을 들으신적이 있죠? 홍어찜의 매운맛은 와사비마냥 코를 타고 올라오는데 와사비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암모니아의 강한 향 때문에 순간 신경이 마비되어서인지 어질어질 합니다. 그거 한점 먹고 앞이 하얗게되면서 너무 어지러우면서 땅이 저에게 다가오더군요.-_-;[기절 직전까지 갔었음.]

뭐 팍치는 홍어찜의 매운맛과 어지러움증은 없지만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향을 지닌 음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P.S: 여행 중에 만나 한국분 중에 팍취를 드실 수 있는 분이 꽤 있으므로 너무 겁내지마시고 한번쯤은 도전해보세요. 남자보다는 여성분들 중에 드실 수 있는 분이 꽤 많더군요.[진한 화장품 덕분에 냄새에 대한 내성이 생기셔서 그러나? =_=;]
17 Comments
뚝뚝홀릭 2004.07.28 02:14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팍취.. 행주빤 물을 마시는 기분이었어요. 딱 그 냄새거든요. 여름에 행주나 걸레 빤 물의 냄새... 저요... 홍어찜의 그 암모니아냄새 좋아하는데 팍취는 정말 친해지기 힘든 냄새였어요^^;
joybkk 2004.07.28 07:58  
  처음부터 좋아하기 힘든 향과 맛이 있습니다.  어릴때 파 좋아하는 어린애들 없죠.. 하지만 조금씩 먹으면서 길들여 지다보면, 어느새 좋은 맛이 싫던 냄새와 맛을 뛰어넘게 되지 않습니까?

팍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팍치 향 끔찍했지만, 언젠가는 길들여질거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먹다 보니간 어느듯 익숙해지더라고요.

지금은 샐러드처럼 우적우적 씹어먹을 정도는 안되도, 들어간 일부러 건져낼 정도는 아닙니다.

처음부터 익숙하지 않은 향과 맛을 억지로 좋아할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린애들 처럼 싫은것 조금도 맛보지 않을려고 하면 평생 그속에 숨은 맛을 찾아낼순 없겠죠. 
꽃으로도 2004.07.28 10:35  
  어떤 포장마차 식 음식점에 들어가서... 치킨 바베큐를 시켰는데 간장같은 양념장에 팍치를 잔뜩 다져서 주더라구요. 바삭한 껍질이 붙은 닭살을 한 점 찢어서 양념장 듬뿍 찍어먹는데... 햐...너무 맛나더군요. 팍치 좋아요~>_<
상쾌한아침 2004.07.28 10:40  
  아아. 저도 태국에서 간장같은 양념장을 먹어봤는데 그냥 통째로 들이킬 수 있을정도로 별로 짜지도 않은데다 약간의 단맛과 향긋한 향 + 빙초산을 탄듯한 신맛.

그 간장같은 소스 만드는 방법을 배워오고 싶었습니다. 그것만 하나 배워와도 음식점 잘 될거 같더군요.^^

다른건 흉내낼 수 있겠는데 그 베이스인 간장 비스므리한 것의 맛은 어떻게 만든건지 모르겠더군요.
꽃으로도 2004.07.28 10:54  
  맞아요. 그 양념장 하나만 있으면 별거 별거에 다 찍어먹겠더라구요. 다른 분위기 좋은 호프에서 생선프라이를 시켰는데 거기에도 나오더라구요. 역시 팍치 팍팍 다져넣어서 주던데 고기를 찍어먹어도 맛나고 생선을 찍어먹어도 맛나고... 에궁 침 고이네요...'ㅠ'
상쾌한아침 2004.07.28 11:29  
  저도 침 고여요. ㅡㅠㅡ 저는 딤섬 먹는 곳에서 나왔는데...
"간장이네. 짜겠다. 조금만 찍어먹어봐야지..."
"우오오오!@@ 이거 무지무지 맛있잖아!"
"간장 비슷한 것이기는 한데 한국 간장과는 다른 맛이야. 모르는 맛이야. =_=;"

그 다음부터 딤성을 아예 그 소스에서 3~4바퀴 굴려서 먹었답니다. 말만 통하면 만드는 방법 좀 전수 받아오는건데... 쳇! 아까워.ㅜ_ㅜ

아참. 로띠 만드는 방법 지켜봤는데... 어쩌면 저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ㅇㅅㅇa;;;
shinee 2004.07.28 14:08  
  팍치 좋아하시는 분들~~ 이케 한번 먹어보세요
한국만두 찍어먹는 간장소스(간장, 식초, 마늘, 고추가루, 참기름..등등) 쁘라스 팍치를 썰어서 듬뿍 넣어서 만든 다음,, 만두를 먹을때 조금씩 얹어서 먹어보세요.. 정말 맛있습니다. 
1002 2004.07.28 15:10  
  혹시 그거 생선 간장아닌가요.. 잡생선을 썩힌후에 꽉 짜면 검은 물이 나온느데 젓갈 같은 그 걸 간장으로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베트남전 참전한 아저씨가 알려 줬슴.
상쾌한아침 2004.07.28 19:54  
  글쎄요. 물어보질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워낙 많은 종류의 어장이 있는 나라라서 그럴수도 있겠군요. 일단 비린내는 안나고 맛있어서 좋더군요.
etnendu 2004.07.29 16:07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거 팔아요. 가끔 홈쇼핑채널에서도 나오던데 한라 참치액젓이라고.. - 꼭 광고같군요. 저희는 이거 아예 늘 비치해서 무침이나 국물요리에 넣으면 간장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맛나서 아주 유용하게 쓰죠. 참. 아침님. 아침님이 말씀하신 코를 타고 올라오는 암모니아 냄새 말이죠. 얼마전 호텔부페를 갔다가 본전 뿌리뽑는 방법 중 제가 애용하는 치즈플래터 습격을 감행. 특히 좋아하는 까망베르 치즈를 좀 심하게 가져왔거든요. - 절반을 ... ㅜ.ㅜ. 크래커에 얹어 좀 과하게 먹었어요. 절반의 절반을 한입에.. 씹고 삼켰는데 그 암모니아 냄새가 정말 코를 타고 올라오더군요.  왜 까망베르에서 그 냄새가 날까요?  우유를 발효해도 나오나???까망베르 좋아해서 자주 먹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이었음.
상쾌한아침 2004.07.29 16:33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암모니아의 화학식은 "NH3"입니다. 질소와 수소의 화합물이죠. 아시다시피 단백질에는 질소가 있습니다. 단백질 내에도 수소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단백질 안에 있는 질소입니다. 수소는 공기중에도 꽤 있기 때문에 질소만 있다면 화학적 결합에 의해 암모니아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참치액젓 맛있죠.^^ 88년도에 여성잡지에 나와 있어서 신기한 마음에 샘플 하나 받아서 먹어봤는데 액젖이라는 이름에 안 어울리게 젖 특유의 엄청난 비린내가 없습니다. 아니... 비린내라는게 거의 안 느껴지더군요. 부드러운 간장맛이랄까? 너무 어릴적에 먹어본 맛이기에 아주 확실하게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군요.
entendu 2004.07.29 19:57  
  저도 음식 정말 좋아하지만.. 아침님에게 무릎을 꿇음..세상에 칮즈얘기에 화학식까지... 참고로 고등학교 시절 화학점수는 바닥이었음.. 어떻게 하면 88년 샘플로 받은 액젓의 맛을 기억하시나요??? 어떤 교육을 받으면 그렇게 되나요. 정말 궁금. 우리 조카도 그렇게 교육시키려고요 ㅜ.ㅜ;;
앤디 2004.07.31 02:56  
  저한테 여러종류의 남쁠라믁과 남쁠라가 있습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상/아"님을 남나게 된다면 가져다 드리지요^^
앤디 2004.07.31 02:57  
  만나게...
남십자성 2004.08.01 20:28  
  엄마가 종묘사에서 고추 모종과 상추 모종, 그리고 정체불명의 식물 하나를 사 왔었습니다.
어느날 쌈을 먹으려고 상추와 그 식물을 뜯었는데..(뜨악!)
그것이 고수였던 겁니다.
태국에서 셀러드를 가장한 토마토와 팍치 무침을 먹을 때는 상당히 비위에 안 맞았는데...
팍치 쌈, 의외로 괜찮던데요.
중앙동 2004.08.10 19:25  
  전 팍치.. 향 은은히 나니 좋던데요....
근데.... 덜익은 숙주는 도저히 못먹겠더군요..
생 콩을 씹는 비린네..
덜익은 숙주 빼고는 다 괜찮아요...
전 음식을 너무 맛있게 머거서.. 한국 오니 입맛이 없네요...
아... 볶음 쌀국수랑 똠양꿍~~ 먹고싶어요.....
볶음 밥도~~~~
나에게로초대 2006.02.26 22:53  
  진한 화장품 냄새에 내성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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