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내장탕 파는 <꾸어이짭남콘쌈까쌋> / 베트남쌈 <위티VT 냄느엉>
<꾸어이짭 남콘 쌈까쌋> 후기를 쓴 게 2014년, 그러니까 5년 전이었다.
그 때 이후로 이 식당은 다른 곳으로 이전을 했는데 그 옮겨간 위치가 원래업장에서 먼 곳은 아니다.
원래 가게에서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던 기억이 있는데(근데 식당은 다소 지저분하긴 했다), 이번에 와보니 예전보다 훨씬 정리정돈이 되어있고 손님 많은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10밧정도 밖에 오르지 않았다.
위치 https://goo.gl/maps/S1q7jYGX8pQ5bk5E7
‘꾸어이짭’은 태국식 중국음식으로 돼지의 각종 내장 부속을 푹 끓여서 무껍(튀긴 삼겹살) 등을 얹고 돌돌말린 떡 비슷한 국수에 말아 먹는 음식이다. ‘남콘’은 ‘진한국물’이란 뜻
나는 오랜만에 돼지내장을 돼지처럼 퍼먹을 욕심으로 80밧짜리 피쎗을 주문했는데...
아침식사로 먹기에 밀도가 엄청난 두툼한 무껍과 각종 내장, 돼지껍데기튀김은 의욕처럼 잘 넘어가지질 않았다. 삶은 달걀도 한 개를 온전히 다 넣어준다.
근데 맛있다. 국물이 엄청 짜고, 사실 부속 고기도 좀 짜지만, 난 원래 국물 잘 안먹으니까 그다지 상관은 없고...
한참 떠먹고 있는 와중에 얼음 컵도 공짜로 놔주는데, 그냥 식탁위에 있는 차를 컵에 부어 마시면 된다. 따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
해자 안 삼왕상 근처에 있어서 찾아가기도 쉬우니까 위치 역시 괜츈한 편이고, 혹시나 싫은 부위가 있으면 내장은 각자 식성에 따라 뺄 수가 있다 .
나는 간이랑은 좀 안 맞아서 이걸 뺐는데 종업원이 잘 전달해줬는지 주문한대로 잘 왔다.
영업시간도 이른 아침부터 점심을 좀 넘긴 3시까지인 것도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돼지냄새가 하나도 안 나서 그게 일단 합격점.
하긴 이렇게 장사가 잘되는데 고기에서 냄새가 날리가...
빨리빨리 팔리는 신선한 상태의 내장은 구린 냄새가 안 나므로 혹시 냄새가 걱정되는 여행자들은 문제가 없겠는데, 짠 걸 싫어한다면 국물은 말고 내용물을 건져먹는 걸로 대략 만족해야 나중에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지 않게 될 듯...
강변의 <위티 냄느엉(브이티 냄느엉) V.T. Nam Nueong>
위치 https://goo.gl/maps/bK1eCqU2PL5L1NB76
태국인들은 V를 ‘W’로 발음하니까 영어를 우리식으로 읽는 것과는 다르게 현지발음으론 ‘위티’. 뭐 크게 중요한건 아니지만 혹시 썽태우나 뚝뚝 기사에게 소통할 여행자들도 있을 거 같아서...
이곳은 2011년에 갔었다. 지금으로 부터 8년전인데... 그때 끄적인 후기를 보니 냄느엉 4개 나오는 세트가 단돈 80밧이라고 썼다. 8년이 지난 지금은 그 똑같은 아이템이 150밧이다.
남콘과는 달리 부지런히 인상을 하셨네요. 하지만 지금 가격으로도 나쁘진 않다. 그때가 저렴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맞는 것 일수도.
건물은 똑같은데 뭔가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정돈 되고 좀 고급 진 느낌도 든다.
예전에는 1층 한 켠에 에어컨 방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 지금은 2층 전체가 에어컨이 나온다. 그러니 여기 갈 때는 2층으로 올라갈 것~
모든 테이블에 이 집의 간판인 냄느엉 세트가 올라가있는데, 사실 베트남에서 진짜배기 냄느엉을 먹어본 여행자라면 이곳의 냄느엉은 고기 다진 게 아니라 어묵 그 자체의 식감이여서, ‘이게 뭔가?’ 할 수도 있을 듯하다. 육질이 좀 씹히는 게 좋은데 고기를 너무 곱게 갈아 만들었다.
여행자 전용 식당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꽤 오는 곳인데 중국인 여행자들에게 알려졌는지 태국인 중국인 반반정도다. 식사시간에 맞춰 가면 자리 잡기가 좀 힘들 듯
기특하게도 테이블에는 직원호출벨이 있다. 그것도 주문-계산-캔슬 세 개 버튼이 달려있는 호출벨. 오~이거 너무 좋네. 우리나라 것보다 한 단계 진화된 듯...
이날 우리가 시킨 건 ‘냄느엉’ 4개짜리 세트와 ‘씨콩무 텃(튀긴 쪽갈비)’ 그리고 새우와 베트남식 햄, 그 외 향기 나는 풀과 라임을 듬뿍 넣은 무침인 ‘얌 루암밋’ 이렇게 3개의 메뉴였다.
둘이서 클리어하기에는 좀 버거운 양이지만, 부드러운 쌀피(라이스페이퍼)의 식감에 화~한 향채들, 그리고 고소한 땅콩소스에 쨍한 쥐똥고추까지... 작은 손가락을 바삐 움직여 이렇게 겹겹이 싸서는 한입 가득 먹으면 위장으로 아주 부드럽게 꿀떡꿀떡 잘 넘어간다.
일반적인 태국음식이 아니라서 좀 낯설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쌈’문화가 발달된 우리나라 음식과 비슷하기도 하다.
다만 쿨란트로(팍치 파랑)와 라임이 시너지를 일으키는 동남아의 향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먹기에 힘들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