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변방 매싸이, 치앙쌘 국경마을의 음식과 식당 풍경 (매사이,치앙샌,치앙센)
치앙라이도 태국의 제일 북쪽에 위치한 변방인데 여기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간 매싸이와 치앙쌘... 그러니 이런 곳에서 식도락, 미식 어쩌구 하는 건 넌센스일 수 있지만, 우리끼리는 둘이서 뭐 잘 찾아 먹었으니까 나름 식도락을 즐겼다고 생각해봅니다.
사실 치앙쌘에서는 강변에서 식사를 하면서 근래 겪어보지 못했던 좀 기이한 일이 있어서 상당히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일단 매싸이...
매싸이에 도착하게 되면 마을 전체에 알게 모르게 꽤나 이질적인 분위기가 배어 있음이 느껴집니다. 이번에 와봤더니 오토바이에 비가림막을 설치해서 다니는 걸 쉽게 볼수있었어요. 우기 때는 상당히 유용한 아이템인거 같긴한데 이걸 태국 내 다른 도시에서는 못 봤거든요. 태국 현지 뉴스에서도 매싸이의 독특한 풍경으로 소개되기도 할 정도... 중국 어느지방에서 유행하던게 넘어온건가?
음식에도 그런 분위기가 적잖이 섞여있습니다.
매싸이에서 우리가 첫 식사를 하러 간곳은 쏘이 므앙댕에 있는 중국식당입니다.
쏘이 므앙댕은 치앙쌘 행 썽태우가 출발하는 8번 골목 바로 다음 골목길이라, 매싸이 시내 어디에서든 걸어서 가기에도 그다지 멀지 않아요.
이곳은 6년 전에 매싸이에 방문했을 때 이 근처 대만 식당에서 먹은 짜장면을 다시 먹기 위해 찾아 왔는데, 그 식당은 없어지고 다른 중국 식당이 생겼더라고요...
분위기는 좀 추레하긴 한데 중국요리에 생선요리까지 메뉴에 별별게 다 올라가있어요. 근데 여기서 이런 거창한 요리 시켜먹을 사람이 있을는지 의문이에요. 우리는 여기서 면요리 2개랑 샤오롱빠오 이렇게 시켰는데 전부 190밧 정도로 그다지 비싸지는 않은 수준... 샤오롱빠오가 70, 요왕이 시킨 운남국수(과교미선)가 80, 자장미엔이 40이던가...
근데 짜장면은 주문이 잘못들어갔는지 그냥 운남식 돼지고기 햄 채썬 국수가 나옵니다.
전반적으로 운남음식을 하는 곳인듯합니다.
어쨌든 맛있으면 된거고 그까이게 뭐 중요하겠냐 싶어서 맛있게 먹고 나옵니다. ^^
샹하이 샤오롱빠오
위치 https://goo.gl/maps/pojAf2fhdgS2
겨울에 방문한 매싸이에서는 곶감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7월에 방문해보니 이 도시에는 복숭아와 자두를 파는 곳이 정말 많네요. 아마 중국에서 수입 된 거겠죠.
단단한 식감의 말간색 복숭아를 1킬로에 150밧에 팔고요, 붉다 못해서 완전 흑적색인 자두는 1킬로 80밧인데... 자두의 색과 모양새는 정말 꿀이 줄줄 흐를 맛이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너무너무 시었어요. 허우대만 멀쩡한 놈이였잖아...
복숭아도 약간 성에 안차긴 하지만 태국에서 복숭아라니... 반가운 맘에 먹어봅니다. 근데 당도로만 친다면 바로 옆에서 1킬로에 50밧에 팔리는 망고의 반도 못미쳐요.
매싸이에서 구운 알밤은 계절을 타지 않고 늘상 나오는데 대략 1킬로에 크기에 따라 100~120밧 정도하는구만요. 맘 같아선 앉은자리에서 반 킬로도 뚝딱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옛말에 살 안찌는 아기한테는 삶은 밤을 먹이란 말이 있거든요. 그만큼 체질상 살 안 붙는 애들조차도 밤살은 찐다는 건데... 그 이야기 생각나니까 많이 못먹겠더라구요. -_-;; 하여튼 진짜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장기여행자가 아니라면 사가고 싶은 것 중에 표고버섯과 말린대추 엄청 큰 거 이렇게가 있었어요. 가격이 정확히는 기억 안 나는데 사고 싶은 맘이 들었던 걸로 보아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던듯요. 그리고 각종 말린 과일과 영지버섯 비슷하게 생긴 놈들도 이곳의 주요 상품입니다.
각종 말린 과일과 버섯들
그러다 식당 정보를 찾다보니까 꽤 특이한 곳이 하나 걸려요.
매싸이에 한식당이 있다는 거에요. 위치는 텟싸반 3번 골목... 그러니까 피야폰 파빌리온 호텔이 있는 골목으로 쑥 들어와서 첫 번째 좌회전을 하면 보이는 곳이에요.
한국인이 여기서 생업에 종사하시나...? 생각했는데 주인은 자기식구들끼리 중국어 쓰는 사람이더라구요. 가게 분위기도 깔끔하고 해서 크게 나쁠 건 없었습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 상차림은 밑반찬 일절 없이 그냥 단품 한 개만 나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김치찌개는 우리 입맛에 너무 실망이 되는 맛이었어요. 당최 무슨 생각으로 김치찌개에 상추 잎을 넣은 걸까요. 비빔밥이 제일 좋았고 제육덮밥도 그런대로 먹을 만 했어요. 하여튼 전혀 기대하지않은곳에서 한식 비스므리한 것을 만나게 된건 인상 깊었죠.
음식가격은 대략 60-70밧 언저리여서 저렇게 3개 시켜도 190밧 정도였습니다.
치치 한식당
위치 https://goo.gl/maps/Ddx8WuVFB6S2
매싸이에 있는 동안은 비도 오고해서 뭐 숙소 가까운 곳에서 아침을 가볍게 먹었는데요
두 군데 다 중국 풍미 가득한 가게였습니다.
사바오2 SA-BAO2 중식당
위치 https://goo.gl/maps/dauQSXhWgb32
헹헹헹 완탕라면집
위치 https://goo.gl/maps/6WEb1BTTQo12
이제 치앙쌘으로 넘어가봅니다.
사실 매싸이와 치앙쌘을 비교하는건 매싸이 입장에서는 완전히 어이가 없는... 그러니까 전혀 밸런스가 맞지 않는 체급인데 그냥 매싸이 다음 행선지가 치앙쌘이어서 쭉 기록이나 해 볼려고요.
치앙쌘 도착한 첫날... 나름 강변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서 강변 노점 식당가로 출동합니다. 메콩강변에 위치한 전통있는(그리고 낡은...) 치앙쌘 게스트하우스 맞은편에는 저녁장사를 위해 강변 노점식당들이 분주한 준비를 해댑니다. 고기를 굽고 생선을 찌고 하는 업소들이 길가에 들어차지요. 낮에는 사람들의 통행로였던 길에 돗자리를 깔고 탁자를 셋팅하고요...
위치 https://goo.gl/maps/fAA1hakkpqw
우리는 이곳에서 어느 식당으로 가야하나 막 헤메다가 좀 더 경치가 트인 곳에 그냥 자리잡았는데요... 무양, 쏨땀, 팍붕 화이댕. 그리고 가물치 양념찜 한 마리 이렇게 주문해 먹었습니다.
무양은 구운지 오래 되었는지 살색이 회갈색이고... 팍붕 화이댕이랑 쏨땀은 먹을 만 했어요.
문제는 대나무통안에서 각종 허브를 가득 넣어서 익힌 가물치 요리인데요... 가물치의 영문 이름이 스네이크헤드 피쉬Snake Head Fish입니다. 이름만 봐도 면상이 얼마나 징그럽게 생겼는지 가늠이 될 듯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보양식... 예전에는 산모들이 원기충전하기 위해 먹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을거에요.
하여튼 물고기가 먹고 싶어서 150밧에 시켰는데... 워우... 이게 무슨 난리북새통일까...
이건 일종의 바이오헤자드 형상이라 볼 수도 있어요.
이 가물치 요리가 상에 올라오자마자 청초록 영롱한 색깔에 몸이 땡글땡글한 파리떼들이 엄청나게 달려들었어요. 이게 무슨 조화인지를 모를 정도로... 저희는 뭐 파리 몇 마리 붕붕 대는 걸로는 미간도 꿈쩍 안 하는 사람들인데, 이 때는 진짜 식사를 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말이에요. 쓰레기 더미 위에 새까맣게 달려드는...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이게 이 시기만의 특성인지 뭔지... 나참...
커무양(돼지목살구이)
그 다음날은 치앙쌘의 오랜 식당, ‘상해교자관’에 가게 됩니다.
위치 https://goo.gl/maps/fRXkThXso8r
이곳은 경찰서 삼거리에서 강변길을 타고 북쪽 방면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보이는 곳이에요.
1990년 후반부터 장사를 하는 곳인데 아직까지 생존해 있구먼요. 반가운 마음 그리고 중국음식에 대한 열망으로 샤라락~ 들어갔어요. 우리가 주문한 것은 회과육 150밧, 볶음요리 2개 각각 80밧, 군만두 15개 100밧, 맥주 큰 병 한 병 60밧(맥주가 이리 저렴하다니!) 이렇게였는데요,
각각의 요리와 군만두는 이정도 수준의 식당인걸 감안할 때 흠잡을 때 없는 맛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다른 요리를 먹을 때는 아무런 일이 없었건만... 군만두가 나오니까 또 어제의 그 똥파리떼가 다시 출격하는 거에요.
우리가 손을 훼훼 저으면 선풍기를 가동시키자... 종업원이 와서 만두에 딸려 나오는 시큼한 간장을 가리키며 이것 때문에 그렇다고 양해를 구하던데... 정말...? 그러고 보니 어제도 그 허브 가득한 시큼한 생선찜이 올라오니까 파리가 그래 극성이더만...
치앙쌘에서는 더 이상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에 흥미를 잃어서... 그 다음에는 그냥 시장에서 사다 방에서 먹었습니다.
닭고기 날개구이 10밧, 호박 스프 15밧, 맛없는 볶음 국수 15밧, 맛있는 쏨땀 30밧... 이렇게요.
맛있는 쏨땀 가게는 경찰서 삼거리 코너의 닭고기 구이집 바로 옆에 있었어요. 노점으로 나옵니다.
시장에서는 찐옥수수 6개를 단돈 10밧에 팔기도!
치앙쌘에서는 밖에서 사먹는 거보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에서 차려주는 아침... 그 정돈된 테라스에서 강을 바라보면서 먹던 그 기분... 또는 비가 엄청나게 후두두두둑 쏟아지는 광경을 바라보면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던 그 감흥이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 매사이 치앙샌 치앙센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