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여행자 밀집구역의 단골식당들
치앙마이에서 핫 하고 인기 있고 잘 나가는 식당이 아닌... 그냥 우리가 치앙마이에 당도하면 들리게 되는 단골식당입니다. ‘아직 생존해 있소?’ 하는 마음으로요.
식당이란 게 트렌드를 타는 업종이고 치앙마이는 팬시 한 카페문화도 자리를 완전 잡아서 그런 이쁘장 한 곳들이야말로 사진 찍기에도 좋고 뭔가 여행의 나긋나긋함을 표현하기에도 제격이지요. 소위 인스타그램 감성이라고 해야하나?
근데 정작 우리는 둘 다 체질상 커피를 잘 못 마셔서 카페는 거의 패스합니다. 유명한 곳을 알기는 해도 실제로 간 적은 거의 없어요. 커피도 못 마시는데 유명하다고해서 찾아가는 것도 매우 이상하고해서...
사실 제목에서 단골이라 칭했지만 지금까지 통틀어 방문한 횟수만 세어보자면 절대적 횟수는 좀 빈약하죠. ^^;;
위치는 태사랑 치앙마이 지도에 있는데, 대부분 타페문, 쏨펫시장, 문므앙 구역에 몰려 있어요. 왜냐면 우리가 둥지 튼 숙소 가까운 곳에서 먹는 걸 해결하니까요. 이젠 뭐 먹으러 썽태우 타고 이동하기도 만사 부질없다 생각되어서... -_-;; 말입니다.
<사쿠라 일식당>
위치 https://goo.gl/maps/s8poiCp8sW62
치앙마이 타패문 근처에 서 있는 아모라 호텔 바로 뒤편에 자리 잡은 노포입니다. 우리가 꼬꼬마 시절이던 1990년 후반부터 같은 자리에서 같은 분위기로 장사하고 있는 집. 초창기에는 제법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이 몰리는 곳이었어요.
그 당시 어렸던 우리에게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양 많은 일식을 맛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다가왔고요... 하지만 이젠 치앙마이에 워낙 일식당이 많기도 하고 또 맛을 훨씬 제대로 구현 해내는 통에, 이곳은 정말이지 올드해져버린 느낌입니다. 우리처럼이요... -_-;;
우리는 늘 둘이 가서 다른 메뉴는 먹지도 않고 맨날 미소라멘과 오야꼬동만 주구장창 먹는 듯...
근래 몇 년간은 올 때마다 맛이 다르고 이번에는 양마저 좀 줄어든 느낌입니다.
이 식당과 우리 중에 누가 더 오래갈는지 이젠 제법 궁금할 지경이에요. 근데 당분간 이곳에 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싸앗 어묵국수집>과 쏨펫시장의 저녁 노점 국수집
싸앗은 요왕이 좋아하는 삼왕상 근처의 어묵국수집이에요.
위치 https://goo.gl/maps/8V8h3DEEAFL2
저는 국수는 뭐 여기서 먹으나 저기서 먹으나 다 비슷한 거 같아서 특별히 점을 찍어놓고 좋아한다 이런 건 없지만, 그래도 요왕 따라가서 맛있게 먹고 옵니다. 태국식 어묵국수를 좋아하기도 하고 우리가 둥지를 트는 문므앙 거리에서 걸어서 갈만한 거리라서 자주 가게됩니다.
위치는 삼왕상 바로 남쪽에 면해있는 인타와로롯 길에 있어요. 이 길에는 대략 대 여섯 개의 점포가 활발히 영업하고 있는데 다들 오래되고 맛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노포들입니다.
그런데 이집이 저녁 장사는 안하는바, 저녁나절에 국수가 먹고 싶을 때는 쏨펫시장 쪽으로 가요.
위치 https://goo.gl/maps/ghyxVzJRqv22
쏨펫시장에는 저녁손님을 받기위해서 나오는 몇몇 길거리 식당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노점국수집에 가서 부담 없이 먹어요. 예전에는 25밧 하더니 요즘은 올라가는 고명에 따라 35~40밧 정도 받네요.
그런데!! 예전부터 다니던 그 노점국수집 바로 옆에!! 또 새로운 노점국수집이 생겼네요.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까지는 근접해서 오픈을 안 하는데...
하여튼 이번에 원래 있던 집, 새로 생긴 집 둘 다 가봤는데 새집이 훨씬 맛이 좋아요.
오래된 집은 예전에 비해서 맛이 떨어지더라는... 아저씨 매출하락 충격 받아서 국자 잡은 손에 이상이 오셨나... 도로를 향해 국수리어카를 마주볼 때 오른쪽이 old , 왼쪽이 new입니다.
쏨펫의 <아러이디> 태국식당
위치 https://goo.gl/maps/wcbxx4sNxfm
역시 문므앙 거리 쏨펫시장 근처에 있습니다.
수년전에 요왕이 처음 소개했을때는 ‘불맛 왕창 나고 MSG 안 쓰는 작은 식당'이라고 끄적였는데요, 그 당시 주방장이 아저씨이고 가게도 엄청 협소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얼마 후 젊은이들이 인수해서는 식당면적도 훨씬 확장시키고 분위기도 이전에 비하면 꽤나 화사하게 확 바꿔놨어요.
이 식당이 이곳의 분위기를 주도한 덕분에 그 전부터 장사하고 있던 올드하고 지저분한 바로 옆 식당들도 여기 발 맞춰서 내부분위기를 정돈했더군요. 이것이 리드의 힘인가...? ^^
근데 아쉽게도 태국인손님 비중이 적습니다. 현지인보다는 외국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 되어버렸기는 한데....
태국음식을 하면서 주 손님계층이 외국인인 곳은 왠지 맛이 음식의 제 맛이 안날 것 같아 제가 가기가 꺼려지긴 합니다만... 음식가격에 비해 양도 많이 주고, 식당도 깔끔하고, 접시도 제대로 된걸 줘서 때 되면 어슬렁거리며 밥 먹으러 가는 집입니다. 음식 맛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요.
보통 단품식사 가격이 50밧에서 시작이고 새우볶음밥은 60밧인데 3마리 들었더군요.
쿠아까이(진간장을 넣지 않은 닭고기 볶음 국수)
<타지마할 인도식당>
위치 https://goo.gl/maps/Y3jRqFnEoeM2
랏담넌 길을 타고 오다가 와위 커피가 보이면 좌회전해서 랏차팍키나이 길을 타고 내려오다 진행방향 오른쪽에 보이는 식당이에요. 이길에 ’조이너스타이‘라고 한국인 여행사가 있는데, 그 여행사 지나서 바로 보입니다.
이 집은 갈때마다 손님이 없어놔서 좀 걱정이 되는바 ’아직 생존해있나?‘ 궁금해서 찾게 되는 곳이에요.
우리는 이 식당의 159밧짜리 넌베지탈리를 아주 좋아하는데요, 다른데 가서 먹어봐도 탈리에 커리를 이 집만큼이나 넉넉하게 주는 곳이 없더라구요. 노란 샤프란 밥도 좀 두둑하게 주고... 그래서 둘이 가서 탈리 하나 시키고 그 외 단품커리 + 난 한 장만 더 곁들여도 진짜 탄수화물 과다 섭취에 배 뚱뚱해져서 나오는 곳입니다.
탄두리 날개랑 다리 이렇게 2조각에 150밧 / 플레인 난 30, 갈릭난 40 / 치킨 비리야니 120 / 새우 커리 170 / 양고기 커리 180-200 / 치킨 커리 130-150 / 노란 콩커리 70 / 그 외 다양한 채소류 들어간 커리 80 / 빠니르(생치즈) 커리 90-120 / 그 외 사모사나 샐러드 같은 에피타이져가 50-60밧 / 20밧인 짜이(인디언 티)도 맛있습니다.
근데 한가지 단점이... 예전에는 좀 짜서 문제더니만, 이번에 갔더니 말라이 코프타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달더라구요... 하긴 인도커리가 늘 좀 강렬하죠.
아, 그리고 인도식당들이 좀 그런 경향이 있는데 주문과 서빙을 전부 남자들이 해요. 그중 약간 건들거리는 느낌 풍기는 스텝도 있었습니다. 중요한건 아니고... 좋게 말하면 붙임성이 좋다고 볼 수도...
짜이
좀 다른 인도식당에도 가보고 싶어서 랏위티 거리에 있는 여행자들의 나이트라이프 구격인 ’죠 인 옐로‘ 블록 안 쪽에 있는 <로얄인디아>라는 식당에 가봤는데요... 거리에 붙여놓은 너덜너덜한 광고판에 넌베지탈리가 189밧인데 탄두리치킨 한 쪽도 떡하니 올라가 있어서 낚여서 들어갔습죠.
위치 https://goo.gl/maps/wmmkscmWcvS2
사실 식당분위기가 좀 난민촌 같은 곳이었습니다. 요왕이 앉은 의자에는 찡쪽똥도 꽤 있었어요. -_-;;
식판에 나온 넌베지탈리는 커리 양이 좀 작아서 살짝 찌질했고 플레이팅이 진짜 가난해보이네요. 그리고 선전 사진에는 탄두리 닭다리 하나가 올라갔었는데, 실제로 나온건 치킨 티카 한조각....-_-;;
근데 이 구질 맞은 식당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채식 커리의 가격이 정말 저렴했어요.
저는 부드러운 크림커리의 일종인 베지터블 코르마(60밧)와 난(20밧)을 시켰는데 커리가 얼마나 뜨거운지 먹다가 입천장 데었습니다. 커리 먹다 입안을 데인 건 처음이에요.
난도 너무 두툼하지 않고 적당히 얇아서 먹기에 부담이 없는편이랄까... 하여튼 탈리 말고 베지 커리 중에서 몇가지 골라 시키면 아주 좋을거같았어요.
근데 식당분위기는 진짜 무슨 버려진 폐가 같아요. 남한테 가라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 주인아주머니 가게 조금만 정돈하고 좀 치우고 사시지 말입니다. -_-;;
그리고 치앙마이 북동쪽 코너 한 접시 35밧 노점식당 <쨍 시품 일식집>
이전에 요술왕자가 이미 쓴 적이 있는데, 여기도 망하지 않는 이상은 이제 우리 단골집이 될 듯... 그리고 장사되는 기세를 보아하니 망하기는커녕 앞으로도 돈 잘 벌어서 잘 살겠더구먼요.
위치 https://goo.gl/maps/5APvm3poP8k
오후 6시가 되면 거리에 테이블이 깔리고 음식이 나오는데, 오토바이나 차를 앞에 대놓고 대여섯개씩 포장해가는 사람들도 정말 많습니다. 술을 안 팔아서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사가지고 가서는 고등어구이랑 닭고기꼬치, 돈까스, 카레라이스 이렇게 시켜놓고, 해자 도로변을 왱왱 달려대는 차들을 바라보면 정말 동남아 노상식당 분위기 듬뿍 느껴집니다.
비까지 오면 분위기 돋아요.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비... 오토바이의 굉음... 열대의 공기 등이 섞여서 길 위의 여행자 느낌 무럭무럭 솟습니다.
그리고 같은자리에서 영업한지는 정말 오래되었는데, 우리가 방문해 본 건 올해 초인 서양식당 <게코 가든>
나이트바자 근처입니다.
위치 https://goo.gl/maps/pRtXL97gwqn
단골이라고 하기에는 방문누적횟수가 상당 빈약하지만, 앞으로 이 식당 역시 망하지 않는 이상에는 우리 단골이 될게 틀림없습니다. 사실 요왕의 성향(고기+맥주+저렴)이랑 아주 잘 맞는 듯...^^;;
올해 초 방문했었고 그 후에도 몇 번을 더 가게 됩니다.
일요일 오후에는 저녁 6시부터 2시간 반 동안 ’일요일 뷔페‘를 하는데, 이런류의 일반식당에서 차리는 뷔페니까 상설뷔페처럼 뭐 근사한 게 나오고 이런 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나름 주인장이 애써서 만든 서양식 고기요리와 소시지를 맘껏 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일요일 오후에 뷔페시간 맞춰갔더니 우리 같은 처지의 서양인들이 정말 바글바글하더라구요. 그래서 자리를 잡기가 조금 어려워 다른 팀과 합석을 했고요, 혼자 온 외국인 남자여행자들도 꽤 되었답니다.
한국에서는 혼밥이 유행이라던데, 아무래도 식사하는 모습이 상당히 외로워 보이던데... 말이죠. 뷔페라서 더 도드라져 보였나봅니다.
과도한 단백질을 꾸역꾸역 먹으면서 차가운 맥주까지 2병을 마시고 해서 요왕은 그만 배탈이 나버렸습니다. 이곳에서 고기패치를 붙여서 앞으로 한동안은 고기 안 먹을 듯해요.
평일에 가서는 그냥 얌전하고 요모조모 시켜먹고 나왔는데요, 이런 개별메뉴도 저희에게는 상당히 만족이었어요. 많은 종류의 칵테일을 단돈 80밧에 판다는데 다음에 오면 꼭 한번 칵테일을 시켜봐야겠다고 다짐 했습죠. 그래서 재차 방문했을 때 시켜본게 ’마르가리타‘에요. 잔 둘레에 소금이 살짝 발린체로 나오던데 상큼한 라임맛도 나고요... 이전에 다른 사람이 시킨 칵테일 보니까 대략 200미리는 되 보이는 큰 잔이던데 그건 뭔지 알도리가 없네요. 또 달려가서 다른 종류로 시켜먹어봐야지~
늘 시켜먹는 게코 바 플레이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