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시내중심가의 식도락기
방콕, 치앙마이, 팟타야, 푸껫에 비하면 이곳의 먹거리란 참으로 소박해서, 뭔 식도락이란 단어까지 붙이나? 할 수도 있을거 같아요. 식도락은 방콕같은 대도시이죠. ^^
근데 우리는 치앙라이 이전에 빠이나 매싸롱 있다와서 그런지 이 정도 수준도 우리에겐 감사한 식도락이였어요.
관광청에서 나눠준 지도를 보니까 치앙라이의 매꼭강 주변으로는 강을 조망하며 식사할 수 있는 꽤나 분위기 좋은 식당들이 좀 있었지만, 사실 여행자는 이동이 녹록치않아서 위치를 알아도 거기까지 가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그저 시내 안쪽의 걸어서 다닐수 있는 구역 안에서, 여행자거리 주변반경의 야금야금먹고 다닌 이야기입니다.
1. 치앙라이의 명물 미니 파인애플
치앙라이의 지역 특산물중의 하나인 매우 자그마한 파인애플인데요, 다른 지방에서도 이걸 가끔 볼 수가 있어요. 제 느낌에 당도나 향이 특이하게 뛰어나거나 그런건 아니고 그 모양이 너무 작고 귀여워서 인기인거 같습니다. 다른지방에서 살때는 비쌌어요. 파는 아줌마 말로는 먼데서 와서 그렇다고 하던데, 원산지인 치앙라이에서는 한 봉지에 단돈 20밧에 팝니다. 아침시장 구역에서요. 시기에 따라서 안나올 가능성도 있는데 눈에 보이면 꼭 채집해서 드셔보세요. 그냥 신기하잖아요.
그리고 엄청나게 작은 미니사과도 팔던데요, 1킬로에 50밧으로 육질은 좀 푸석하지만서도 향기는 제법 우리나라 사과맛이 납니다요. ^^ 이 미니사과는 꼭 이 지방이 아니라 방콕이나 치앙마이에서도 종종 보이니까 그렇게 레어템은 아니였어요.
2. 꽤 맛있는 국수집 <나이항> 국수집
예전에 요술왕자가 무난한 국수집이라고 소개한 곳인데요, 위치는 여행자거리에서 황금시계탑 사거리로 가서, 그 사거리에서 좌회전한후 조금만 걷다보면 진행방향 왼쪽에 있습니다. 태사랑 치앙라이 지도를 참고하세요. ^^
그때는 무난하다고 느꼈는데 지금 와서 맛을 보니 치앙라이 시내 안에서는 꽤 먹을만한 맛있는 집입니다.
4년전에는 보통(탐마다)이 25, 특(피쎗)이 30인 기특한 가격이었는데 지금은 30-40으로 올랐고, 따로 탐마다라고 얘기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외국인이라서 그런건지 기본을 특으로 가져다줍니다. 어묵을 아주 좋아하시면 어묵고명으로 통일해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묵과 돼지고기가 섞인 루암밋 고명으로 드시면 좋을거 같아요. 저는 섞인게 좋은거 같아요. 생선맛도 보고 고기맛도 보고요. 예전과는 달리 벽에 외국인을 위한 영어 그림메뉴판이 있더군요.
3. 황금시계탑 주변의 팟타이와 햄버거 노점
이번에 와서보니 저녁이 되면 황금시계탑 기준 동쪽방향에 먹거리 노점들이 꽤 성업중이였어요. 위치는 여행자거리(왓쨋엿에서 시계탑까지 이어진 길)에서 시계탑사거리로 다다른 후에 우회전하면 바로 코너에 팟타이집이 있어요. 그곳을 기점으로 까페 Hub 를 지나서, 달콤한 우유와 토스트를 파는 노점이 나오고, 곧이어 수제 햄버거점과 세븐일레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길거리에서 수제햄버거와 코너집의 팟타이를 먹었는데요.
일단 수제햄버거...
돼지고기 패티가 들어간 검은빵이 59밧, 치즈 쇠고기 패티 햄버거가 79밧 뭐 이래요. 음료수는 세븐일레븐에서 사와서 먹어도 됩니다. 어떤게 나올까? 기대하면서 기다렸는데 생각보다는 빵 크기가 좀 작아서 실망이 되었어요. 그리고 안에 넣어주는 소스가 상당히 쎈맛이어서 왠지 양념맛에 의지해서 먹는듯한 느낌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아아~ 이 돈이면 서브웨이에서 오늘의 서브메뉴로 튼실한 샌드위치를 먹을수 있는데...
저희는 이 당시에 태국식에 물린 나머지 빵이 너무 먹고싶어서 이곳에서 햄버거를 먹었는데요, 이걸로는 위대한 위장이 반도 차지를 않아서 곧장 2차로 황금시계탑근처의 팟타이코너집으로 갑니다.
이 팟타이 코너는 위치가 기가 막혀요. 바로 황금시계탑을 조망하는 위치잖아요. 후덥지근한 노점가인지라 모기가 상당히 달라붙는데도 여행자들이 꽤 많았고 현지인들도 꽤 됩니다. 우리도 그중 하나이고요...
근데 너무 급조해서 가게를 열어서 그런가 맛이 좀 그저그랬어요. 서빙하는 사람이나 국자 잡고 있는 사람들의 공력이 그다지 깊이가 있어보이지 않네요. -_-;; 모두 젊은이들이었는데 친구들끼리 ‘한번 해보자~’해서 열은 것 같아요. 하긴 이 줄의 다른 집들도 다 젊은 사람들이었는데 아마도 시에서 청년창업 같은걸 신청 받았을 수도 있겠네요...
해물 팟타이가 65밧, 돼지고기 싸떼(커리양념 꼬치구이)가 50, 맥주는 작은병이 40으로 비싸진 않았는데요...
근데 먹다보니까 고기 질감이 좀 이상한거에요. 뭐가 좀 질깃한것이... 아악~ 이게 뭐야. 돼지고기 싸떼가 덜 익었지 뭐에요. 돼지 갈고리촌충 걸리는거 아닌가 싶어서 걱정이 되었어요. 아직까지 탈이 없는거 보니까 괜찮긴한데...
어쨌든 음식수준은 이러하지만 조망권이 좋으니까 여기서는 그냥 저렴한 메뉴, 그러니까 일반 팟타이로 먹어볼랍니다. 혹 여기 가시려면 모기기피제 꼭 바르시고요. ^^
종업원들은 사근사근해서 친절하니 괜찮더군요.
4. 보약이 되어준 <아리랑(서울식당)>과 <해장국집>
서울식당의 위치는 왓쨋엿 정문을 등지고 몇 걸음만 앞으로 전진하다보면 왼쪽의 코너부근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치앙라이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된 업소인데, 이번에 와서보니 간판이 쓰여진 글이 서울식당이 아니고 아리랑이네요. 으흠~ 왜 업소명이 바뀐걸까요?
식당이름은 바뀌었지만 메뉴판은 에전과 거의 대동소이하고 가격만 약간 올랐는데요, 그 가격조차도 아주 저렴한 수준입니다. 된장찌개 120밧, 제육볶음 150밧이에요.
밥도 맛있고 놀라운건... 메인요리인 제육볶음과 찌개를 제외하고도 올라오는 밑반찬이 무려 10가지나 됩니다. 반찬만으로도 감동인데 제육볶음의 맛도 정말 좋았고 고기질도 두툼하니 쫄깃해서 먹는데 집중하느라 둘이 말도 없이 열심히 먹기만했어요.
된장찌개의 양이 약간 적었는데 뭐 다른 밑반찬이 워낙 풍성해서 전체적으론 모자람이 없었고 전체적인 구성으로 보아 태국에서 가격대비 제일 풍성한 밥상차림이 아닐까해요.
사실 치앙라이가 과채류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거든요. 그리고 고산지대 작물이 많이 생산되어서 우리나라랑 얼추 비슷한 것도 구하기가 쉽고 그래서 그런거 같아요.
둘이서 단돈 270밧 내고는 배를 땅땅 두드리면서 나왔어요. 반찬이 좀 남아서 밥을 한그릇 더 시킬까 하다가... 나의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배둘레를 보니까 그러면 안될거같아서 그냥 나오긴했어요.
그외 다른 메뉴들도 상당히 다양했었는데, 저희는 둘이 이곳을 방문해 먹을때면 늘 찌개하나에 고기볶음 하나 이렇게 시켜서 다른 메뉴들은 맛을 못봤습니다만, 대략 맛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여행기간이 길어지다보니 곰탕 해장국 순댓국 막 이런게 먹고 싶어지는데, 오오~이게 뭐야!! 치앙라이에 해장국집이 있다는군요. 위치는 ‘라비앙로즈’라는 호텔의 맞은편에 있습니다. 완전히 맞은편은 아니고요 호텔을 왼쪽편에 두고 좀더 걸어가다보면 진행방향 오른쪽에 있는 작은 가게였어요. 라비앙로즈 호텔이 있는 이길의 이름은 타논 Ratyotha 이니까 혹여 찾아가실분들이라면 구글맵에서 찾아보세요. 사실 여행자거리에서 걸어가기에는 좀 무리였지만 해장국이 먹고싶어서 땀을 뻘뻘 흘리며 대낮에 찾아갔지 않겠습니까.
낮에 갔더니 해장국이 1인분 밖에 안된다??고 해서 한명은 아쉽게도 불고기를 시켰습니다.
근데 불고기의 상태가 상당히 애매했어요. 작은 뚝배기안에서 끓고있는 그 무엇인가는 당면만 많이 있고 고기는 거의 갈려져있는 작은조각이 몇개 들어있는 정도?
제가 예상했던거랑은 너무 달라서 처음엔 그 음식이 식탁위로 올라올때 이게 무슨 음식이지? 그냥 서비스로 나오는 뭔 찌개인건가? 하면서 몇초동안 바라보며 뒤적뒤적 했었습니다. -_-;;
그와 달리 해장국은 뼈감자탕으로 작은 뚝배기이긴했지만 꽤 고기도 많고 맛있었어요. 각각 150밧이었고 여기에 밥은 따로 20밧씩 추가되고요, 물도 따로 돈을 받습니다. 둘다 해장국으로 먹었으면 미진한 마음이 덜했을텐데 원하는 메뉴가 없기도 했고... 이런저런 이유로 약간 애매한 맘이 들었어요. -_-;;
밑반찬은 4가지 정도 나왔나... 소박했지만 탕이 메인인 곳이니까 이해가 가는 상차림이였습니다.
5. 반말라이 골목의 냄느엉집 <팡아>
왓쨋엿 정문을 등지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차도를 건너게 되고요, 반 말라이가 있는 숙소로 향하는 길이 계속 길게 뻗어져 있지 않겠습니까. 이길에 진입해서 좀 걷다보면 진행방향 왼쪽에 자리잡고 있는 베트남음식 식당입니다. 베트남 식당인데 식당이름이 태국남부 도시인 ‘팡아’인 것도 특이...
베트남음식인 ‘냄느엉(다진고기구이 쌈)’도 하면서 북부 카놈찐의 대표격이라 할수있는 ‘카놈찐 남응이우(선지꽃국 소면)’도 같이 합니다. 그외 여러 메뉴가 있던데 사진과 같이 있어서 고르는데는 별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음식이 내 입에 맞나? 하는 걸텐데요.
전반적으로다가 다른 메뉴는 가격이 약간은 높은것 같아서, 양도 많고 가격도 적당하고 이집의 시그니처메뉴인 냄느엉(150밧)과 카놈찐 남응이우(30밧), 그리고 양념을 한 10밧짜리 밥과 돼지고기 껍데기튀김 10밧 이렇게 먹어봤어요.
이렇게 하면 둘이서 단돈 200밧인데 보기와는 달리 먹고나면 꽤나 배가 부릅니다.
저 냄느엉이란 놈은 처음 눈으로 볼때는 ‘애게게~ 겨우 이거?’스러운 양인데, 요모조모 쌈을 만들어서 먹다보면 만만치가 않아요. 그리고 이집은 고기결이 살아있고 불맛이 좀 있어서 좋더군요. 어떤 집의 냄느엉은 고기가 무슨 어묵처럼 만들어서 결이고 뭐고 없는 덩어리거든요. 가게 분위기도 독특하고 현지인들도 많이 찾아오고해서, 치앙라이에서 먹어볼만한 식당중 하나란 생각이 들어요. 현지인들은 그냥 카놈찐 남응이우 한 그릇 시켜먹고 가기도 하는 분위기입니다.
6. <쩌 짜런차이> 태국식당
이 식당은 전에도 한번 끄적거린적이 있는데요, 태국음식에 관한한 적잖은 내공이 있어야 비로소 운영 할 수있는 업소인 ‘카우똠 야식식당’입니다. 이런류의 식당은 트랜디하거나 반짝반짝함 이런거랑은 거의 안드로메다급으로 거리가 있는게 대부분 입지요.
음식도 태국식에 상당히 익숙한 입맛이어야해서 초보여행자들보다는 오래된 여행자들이 여러명이서 가면 좋은곳이에요. 다만 주문하는데도 좀 난이도가 있을거에요.
하지만 너무 어렵게는 생각마세요. 똠얌꿍과 그외 몇몇 인기요리를 발음 할 수 있거나 태사랑 지도의 음식메뉴판을 프린트해가서 보여주면 주문을 넣을 수 있는 곳입니다요.
위치는 황금시계탑에서 서쪽방향으로 걷다가 처음 나오는 사거리에서 죄회전합니다. 이 길이 타논 싸남빈인데요 이길로 접어들어서 한 이백미터 남짓 걷다보면 진행방향 오른쪽에 있는 식당이에요.
이번에 시킨건 빠닌 텃 남빠(민물돔 튀김), 빠믁 팟 카이켐(오징어 짠달걀 볶음), 카나 무껍(중국케일 튀긴삼겹살 볶음), 팟 마크어 무(가지 돼지고기볶음), 따오후 팔로(두부조림) 뭐 이렇게 시켰어요. 가격은 영수증 사진을 참고해주세요.
저번에 먹었던 새우 계란볶음은 정말 맛있었는데, 그에 비해서 짠계란 오징어볶음은 좀 볼품이 없게 나왔고 맛도 평이했어요. 새로운걸 먹고 싶어서 반신반의하면 시켜본 ‘가지 돼지고기볶음’도 약간은 성에 안차고...
저번에 왔을때는 정말 잘 먹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걸 시켜보는 바람에 약간 핀트가 나가긴했지만, 치앙라이에 온다면 꼭 한번쯤은 재방문해보고 싶은 곳입니다. ^^
지난번 후기 >>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eat&wr_id=41092
믁 팟 카이켐 (오징어 짠달걀 볶음)
카나 무껍 (튀긴 삼겹살 중국 케일 볶음)
쁠라탑팀 텃 남빠
팟 마크어 무 (가지 돼지고기 볶음)
따오후 팔로 (두부조림)
여행자들이 제일 많이 모이는 곳은 ‘나이트바자’라고 볼수있겠는데요, 여기에 여행자 손님이 제일 많더군요. 현지인들도 많이들 오구요. 찜쭘을 기본으로 시켜놓고 여기 저기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 요리를 갖다먹을수 있으니 선택의 폭도 괜찮은 편이고...
나이트바자에 들어오면 초입부근에 제법 잘 차려놓은 곳(나이트바자 1)은 종업원들이 주문을 받는 가격대가 비싼 곳이니 주의하시고, 안쪽으로 조금 들어와서 음식부스들이 빙 둘러쳐져 있는 복작복작 소란스러운 그곳(나이트바자 2)에 여행자들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