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땡이 바나나를 아시나요?
뚱땡이 바나나를 아시나요?
태국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냐고요?
아니요. 제가 마음대로 붙인 이름입니다. -_-;
그렇다면 현지인들이 부르는 이름은 뭔가요? 그런거 몰라요. 어려운건 묻지 마세요. -_-;;
얼마전 매솟에 갔을 때 시장에서 발견했는데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 바나나는 짧고 뚱뚱합니다.
사실 이 바나나는 태국 것이 아닙니다. 미얀마에서 가져온 것이지요.
태국 시장에서 파는 것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혹시 제가 봤는데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는 매싸이 같은 곳에서 봤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국경에서 거리가 먼 태국의 일반 시장들에서는 못본것 같습니다.
이 바나나가 왜 반가운가 하면 예전에 미얀마에 한참 머무른 일이 있었는데요.
미얀마에서는 이 바나나가 참 흔하답니다.
미얀마 음식은 정말 먹기 힘들고 과일들도 품질이 참 안좋았습니다.
그런데 이 뚱땡이 바나나는 먹기도 편하고 먹고나면 속도 좀 든든한 느낌이어서 식후에 자주 먹었습니다.
과일들 중에는 다 익어보여도 아직 못먹는것이 있습니다.
한국의 감도 다 익었지만 떫어서 못먹고 삭혀서 홍시가 되면 먹습니다.
태국의 노란 망고도 노랗게 익어도 시어서 못먹고 말랑해지면 먹지요.
미얀마의 이 바나나도 보기에는 노랗게 익어도 아직 떫어서 못먹고 삭아서 말랑해지면 먹습니다.
일단 여기서는 먹을 수 있을만큼 삭지 않으면 덜 익었다고 표현하겠습니다.
덜 익었다는 것을 뭘보고 아느냐 하면 아직 꼭지가 초록색이 조금 남았습니다.
아직 덜 익어서 안사고 그냥 통과.
손수레에서 다 익은 것 발견!
다 익으면 꼭지에 초록색이 없고 노랗거나 검게 변하고 바나나 껍질은 꺼뭇꺼뭇 속이 좀 진물렀을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실제로 만져보면 약간 물컹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지 않으면 못먹습니다.
이 바나나는 너무 뚱뚱한 나머지 서로 치어서 몸통에 각이져 있습니다. 맨 바깥쪽은 삼각형이 되고요, 안쪽에는 선명한 오각형이 됩니다.
껍질을 까면 역시 짧고 뚱뚱한 속살이 나오는데 보기에도 푸석푸석하게 생겼습니다. 식감도 푸석푸석하면서 포근포근합니다.
맛은 단맛이 적은 편입니다.
제 경우에는
단맛이 많은 바나나는 과일을 먹었다는 느낌이지만 이 바나나는 식사를 했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배가 고플 때 일반 바나나를 먹으면 뭔가 식사대용으로는 별로라는 느낌이 듭니다.
단맛이 너무 많아서 식사대용으로 먹기에도 좀 불편한 느낌이고 먹어도 포만감은 적어서 뭔가 적당하지않은 느낌입니다.
그러나 이 바나나는 일반 바나나보다 단맛이 적고 포만감을 줍니다.
식사대용으로 좋지요.
혹시 태국 최북단 매싸이에 가시는 분들은 시장에 가서 한번 찾아보세요. 시장에 미얀마인들이 많습니다. 어쩌면 팔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쌍클라부리에서도 팔지 모르는데 제가 하루만에 거기에서 도망치듯이 나와서 시장구경을 못했습니다.
(다음에 쌍클라부리 비추하는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만약 이 바나나를 샀는데 너무 떫다면 흰색이나 투명한 비닐봉지 같은데 헐렁하게 싸서 더운곳에 두고 2-3일 두어보세요.
그러면 삭아서 먹을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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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바나나와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어 글을 추가합니다.
제가 손이 커서 사진의 바나나가 작게 보이는 모양입니다.
위에 글쓴 뚱땡이 바나나는 아래의 바나나와는 많이 다른 것입니다.
아래의 바나나는 시장에서 흔히 볼수 있는 바나나입니다.
구워서 팔고있는 것도 대부분 이것이고요.
튀김도 제가 본 것은 대개 이 바나나였습니다.
코끼리 먹이용으로도 팔고요.
어떤 것은 씨앗이 있기도 합니다.
이 바나나도 덜익으면 떫지만 완전히 노랗게 익으면 먹습니다.
위의 뚱땡이 바나나처럼 꺼뭇꺼뭇해지면 진물러버립니다.
모양도 둥글둥글하고 크기도 훨씬 작아요. 삼각형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래 사진 가운데 정도만 익으면 먹을 수 있습니다.
(아래사진은 코끼리 먹이주는 흔한 바나나. 뚱땡이 바나나가 아닙니다.)
단맛이 적고 신맛도 조금 납니다.
종종 씨앗이 있는데 꽤 딱딱해서 씹히면 뱉어내게 됩니다.
(아래사진은 코끼리 먹이주는 흔한 바나나. 뚱땡이 바나나가 아닙니다.)
시장에서 흔히 구워서 팔고 있습니다. 단맛이 적은 고구마 맛 비슷합니다.
(아래사진은 코끼리 먹이주는 흔한 바나나. 뚱땡이 바나나가 아닙니다.)
코끼리 먹이용으로 팔기도 합니다.
(뚱땡이 바나나가 아닙니다.)
원 글의 뚱땡이 바나나는 그리 흔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혼동없으시길...
미얀마에 가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미얀마에 흔하게 있는 뚱뚱한 바나나랑 빨간(갈색)바나나...
아래는 좀 더 큰 비교사진입니다.
아래는 미얀마의 뚱땡이 바나나 (미얀마의 시장에서 찍어온 것입니다)
크기가 좀 더 크고 각이 매우 선명합니다. 자세히 보면 맨 가쪽에 달린 것은 단면이 삼각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맛은 적지만 신맛도 나지 않습니다.
아래는 태국의 흔한 바나나 (길거리에서 구워파는 바나나)
크기가 좀 더 작고 각이 적어 단면이 둥글둥글합니다. 맨 가쪽에 달린 것이나 가운데 쪽에 달린 것이나 단면 모양은 거의 같습니다. 단맛이 적고 신맛도 조금 납니다.
(아래사진은 코끼리 먹이주는 흔한 바나나. 뚱땡이 바나나가 아닙니다.)
어쩌다가 바나나 소개가 이렇게 오해를 일으키고 설명이 장황하게 되어버린 걸까요 ? ㅠㅠ
태국 여행 게시판에 미얀마 바나나 이야기를 꺼내서 혼란하게 된듯 합니다.
설명하려고 글을 추가했더니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듯 합니다.
이런글 괜히 올렸어... ㅠㅠ
이젠 수습할 수도 없게 된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