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현지인들의 인기식당 한국식 고기뷔페 명동
언젠가 먹는 이야기 게시판에서 치앙마이에 한국식 분위기가 흐르는 고기뷔페집이 생겼다는 글을 보고 나중에 치앙마이 가게 되면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위치도 찾아가기에 크게 어렵지 않고 가격대도 편안한 편이어서 가 보게 됩니다.
태국어로 ‘명동’이라고 쓰여져 있다고 요왕이 그러던데, 이 집 주인장이 한국을 좋아하긴 하나봅니다. 마치 우리나라에 있는 일식당 이름이 신주쿠 라는 것과 비슷할테지요.
일단 이곳은 창프악 문(치앙마이 해자의 북쪽 문)을 중심으로 찾아가보자면요, 창프악 길을 타고 계속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이때 걷는 방향의 왼쪽을 상세히 살피면서 걷고 걷다보면 쏘이 4라는 작은 푯말이 보일텐데요 그 골목으로 좌회전해서 들어가세요.
그 골목으로 진입한 후에 한참 걷다보면(400여 미터) 오른쪽에 이 식당이 보이는데, 근처에도 고기뷔페집이 있으니까 헷갈리지 않으려면 식탁을 자세히 보면 됩니다. 일반적인 태국 무까타와는 달리 우리나라 휴대용 가스렌지가 놓여 있으니까요. 이것 뿐 만이 아니고 불판이 우리나라식의 둥근 철판입니다.
1인당 요금은 159밧, 여기에 물과 얼음 1통 그리고 팁 약간을 해서 2명이서 360밧 정도 나와요. 물과 얼음이 각각 15밧 정도 였던 걸로 기억됩니다.
주인장은 키가 크고 좀 똑똑하게? 생긴 안경 쓴 젊은 청년인거 같던데 음식체크도 하고 가스렌지의 부탄가스도 손수 갈고 나름 바빠 보입니다.
예전에 게시물을 봤을 때는 고기들이 작은 네모 접시 안에 자금자금 들어가 있던데 우리가 갔을 때는 일반적인 모양으로 바뀌었더라구요. 그냥 퍼갈수 있는 시스템으로요.
우리는 비교적 저녁 일찍 간 터라 사람들이 붐비기 전에 자리 잡았는데 그때는 새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기 먼저 먹고 새우 먹을 심산으로 초반에 집어오질 않았는데 나중에 가서 암만 들여다봐도 빈 통~ 새우 통이 텅텅 비어도 도무지 채워놓지를 않더라구요. 으으...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미리 새우를 확보해 놓는건데 말이에요.
그 외에 구워먹을 수 있는 호박과 버섯 같은 야채들도 나름 풍성하고 술안주로 먹기에 좋은 프렌치프라이도 있고 생각했던 것보다는 사이드디시가 괜찮았어요.
그리고 한국식 쌈장이나 기름장도 있고 김치를 맘껏 먹을 수 있는 건 좋았는데(김치는 태국인이 만드는 맛이에요. 하지만 장기여행중이라면 이것도 감지덕지겠죠.) 문제는 고기 진열해 놓은 곳에 파리가 상당히 많더라구요. 파리 쫒아내는 돌림판이 몇 개 서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
저희는 태국에서 방문하게 되는 로컬식당에서의 위생은 한수 접고 들어가는지라 이러한 모양새에도 크게 개의치 않긴 했었지만, 그래도 방금 파리가 피크닉 즐긴 고기를 떠와서 구워먹는건... 아아~ 사실 좀 우울하긴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많이 먹었습니다. -_-;;
삼겹살은 당연히 있고, 은박지에 쌓여진 돼지갈비도 있고, 그 외 양념고기와 오징어 같은 것도 갖춰져 있는 데 전반적으로 고기의 질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가격대를 생각해보자면 크게 기대에서 비켜나가는 느낌은 아니고요.
그런데 태국사람들이 이 불판 사용법을 모르나봅니다. 하긴 익숙한게 아니니 그게 당연하겠지만... 무진장하게 태워먹어요. 이 한국식 불판은 얇은 태국식 알루미늄판과는 달리 관리만 잘하면 그다지 안태우고 잘 쓸 수 있는데, 양념고기를 구울 때 불판이 검게 타는 거야 뭐 당연하다쳐도 고기 다 먹고 난후에도 가스렌지 불을 안 끄고 직원이 올 때까지 그냥 검은연기 풀풀나게 태우는 센스란... 흠흠.
휴대용 가스렌지도 익숙치 않은걸까요. 가정에서 다들 가스렌지를 쓸텐데... 하여튼 태국에서는 이 부탄가스도 가격이 꽤 하는데 괜시리 손님인 제가 다 아깝더라구요.
저녁이 되면 손님으로 꽉차서 분주하고 테이블마다 불판이 열을 내뿜으니 상당히 덥긴해요.
근데 이건 뭐 꼭 이식당의 특성은 아니고 대부분의 고기뷔페집이 이렇지요.
단기간 여행자라면 굳이 이곳까지 애를 써서 찾아올 필요는 없겠지만 태국 문화와 한국식 문화가 묘하게 섞여있는 점이 우리 한국인여행자에게는 나름 흥미로운 곳이기도 하고요. 절대적인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 될 것 같긴해요. 159밧이면 지금 환율로 5,300원이니까요.
저희는 한번쯤 체험 해본 것으로 만족하는 편이어서 다음에 또 가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어쨌든 한국식 고기뷔페집이 이렇게 선방한다는 게 좋은 현상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