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산의 싸고 불맛 돋는 태국식 밥집
왜 그런집 있잖아요. 늘 앞을 지나치면서 자주보게 되는 데 왠지 선뜻 들어가본적은 없는 그런 곳이요. 이 식당은 저희에게 항시 그런 곳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가격이나 맛이 펀안하게 맘에 들어서 담에 카오산 오게 되면 종종 부담없이 끼니를 해결하러 찾아가게 될 것 같아요.
위치는 카오산의 하찌방 라면을 아시지요. 왓 보원니웻 근처에 있잖아요. 파쑤멘 거리에 있는 일본식 라면집인 하찌방 라멘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섰을때 바로 오른쪽에 나란히 붙어있는 2개의 식당입니다.
식당은 간판이 크게 붙어있지도 않고 밖에서 봤을때 안 쪽으로 좁고 긴 구조로 되어 있는지라 가시적으로 눈에 확 띄는 곳은 아니에요. 테이블도 8~9개 남짓정도 하구요. 불꽃 일으키는 화덕이 바로 길가에 면해있고, 태국식 밀 전병(뻐삐야 쏫)을 파는 작은 유리케이스가 역시 밖으로 나와있습니다.
나란히 붙은 2개의 식당이 가게 구조도 그렇고 여러 면에서 쌍둥이같아 보입니다. 저희는 이 중에 왼쪽집(따이쫑)에 갔는데요. 먹고 나와보니까 왠지 우리가 먹어보지 않은 오른쪽집(꼬이)이 더 맛있지 않을까 싶더라는...-_-;;
카우팟 무(돼지고기 볶음밥) 40밧, 팟 까파오 무쌉(다진 돼지고기에 바질을 넣고 맵게 볶은 것) 덮밥 35밧, 팍붕 파이댕(공심채 볶음)이 40밧 정도의 가격인 이 식당은, 그나마 MSG 맛이 노골적으로 나지는 않는데다가, 재료가 꽤 신선하고 좋았어요.
뜨내기 여행자를 상대로 하는 집이 아니라 태국인이 주로 오는 곳이라 손님들과 주인이 서로 와이로 인사도 하고 안부도 묻고 하는 그런 모습이 좋아보이는군요. 물론 저한테 뭐 하등 영향이 있는 광경은 아니지만서도요.
어느집 가보면 볶음밥에 얹어주는 오이나 쪽파가 말라있 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고 생생한데다가, 갈아서 볶은 돼지고기도 살이 아주 야들야들 질 좋은 상태더라구요. 보통 갈은 고기는 좀 질이 상급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역시 요리의 맛은 불맛인데, 이 식당은 화덕의 불꽃 크기가 가열찹니다. 그래서 그런가 볶음밥에서 화염이 기름을 제대로 태운 고소한 감칠 맛이 나서 제꺼 놔두고 요왕꺼 빼앗아 먹었어요.
카오산 구역에 있지만 외국인들이 잘 오지 않는 가게여서 그런지 태국인 특유의 나긋하고 좋은 태도로 손님들을 응대하던데, 따이쫑의 남자주인은 외국인인 우리한테도 계산할때 '캅폼'이라고 정중하게 존칭 써주고... 그냥 이런 아날로그적인 것에 마음이 야들야들해지네요.
식당의 규모상 다양한 해산물 같은 건 안될 것 같지만, 태국 요리 의 주종을 차지하는 일품식 볶음 요리는 다 해내는 곳이니까 다음에는 다른 태국인들처럼 요모조모 반찬 여러개 시켜 놓고 흰쌀밥이랑 먹어보고 싶긴해요. 가격도 적당하고요,
위치가 카오산 중심부에서 살짝 벗어나긴 했지만서도 카오산에 숙소가 있는 경우라면 다 다르기에 거리도 적당한 편이어서 여러모로 문턱이 낮게 편안한 곳이였습니다. 그냥 작은 규모의 밥집이니까 큰 기대는 말고(이런 가벼운 밥 한끼에 얼마나 큰 기대를 하겠습니까마는...) 편하게 쏙~ 들어가 볼만한거 같아요. 적어도 길거리에서 먹는것 보다는 내부에 앉아서 먹는 거니까 위생상 괜찮고 카오산 메인 거리의 여행자 식당에서 먹는 태국식 밥 한끼는 좀 비싼감이 없잖아 있는데 그에비해 가격도 상당히 괜찮고 하니 말입니다.
카우팟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