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쏨땀. 집에서 모히토 버켓. 만들고야 말았습니다.
* 주요 메뉴 : 쏨땀, 모히토 버켓.
* 설명 : 자신에게 100%를 찾을 수 없다면, 커스텀메이드인겁니다!
참- 타이레스토랑 많이도 다녔었어요.
어릴때 아빠가 워낙에 태국으로 출장이 잦으셔서,
신기한 과일도 많이 사가지고 오시고, 그렇게 자주 나가시면서도
똠양꿍이 너무 드시고 싶으시다고 십몇년 전에 타이레스토랑이 흔하지도 않을때
이태원에 숨어있던 모 레스토랑을 수소문 끝에 찾아내셔서 가족 외식때마다
가는 것도 부족해서 학교 끝나고 집에서 빈둥대던 저를 데리고 엄청 다니셨는데.
(당시 중학생이었나 고등학생이었나 -.-...)
불행히도 그 레스토랑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네요.
공사할때 그 앞을 지나가다 소리를 지를정도로 우울했어요.
근처에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이 여전히 성업중이지만 이단변신해서 이젠 갈수가 없더군요.
요즘은 뭔가.
풍요속의 빈곤 같은 느낌이 들어요,
쉽게 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맛에 맛는 집을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해야하나.
마치 외국여행 중에 한국음식이 너무 그리워서 한식당에서 밥을 먹을때 느끼는,
그런 실망감이...
그래서 외국인노동자 시절에 한국음식이 너무 먹고 싶을때는,
비싼 한국그로세리가서 재료를 사들고 와서 만들어 먹는게 차라리 위안이 되더라구요.
적어도 내가 좋아하던 맛은 내가 기억하니까 그랬나봐요.
최근에 쏨땀이 너무 먹고 싶어서 몇군데의 타이레스토랑을 다녀왔는데,
메뉴에 아예 없는 곳도 있고 있어도 뭔가 부족한 기분...
동행인이 "기대를 하면 할수록 실망이네..그냥 티켓 끊자."
그래서 일단 5월에 가게 되긴 했지만...아니 말이 자꾸 딴데로 새네요;
이틀전에는 새로 생긴, 꽤 괜찮다는 소문의 가게를 찾아갔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면서요. 정기휴무라길래 근처에서 우동 먹고 집에왔습니다.
그래서 태국에 있는 친구에게,
이런 글을 남겼었어요.
뭐 -.- 의미만 통하면 됐으니깐.
아무튼 그냥 레시피가 궁금했을 뿐인데,
방콕에서 할일이 하나 생겨버렸네요.
친구의 특별한 레시피는 다녀와봐야 알겠네요 ;-)
그래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구글링을 통해 자력으로 찾았습니다.
사진이 첨부된 레시피 중에 가장 생각하는 것과 가깝다고 느껴지는 조리법
네가지를 뽑아서 재료를 비교해서 구매하기로 했어요.
검색하면 할수록 너무나 다양한 조리법에 점점 더 혼란스러워 지더라구요.
(팍치가 들어가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코코넛밀크가 들어가는 레시피도 있고;)
그래서 완성된 오늘의 쏨땀 레시피. from 화곡동.
이런 재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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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구하러, 홈플러스 카트라이딩-*
재료는 인터넷, 이마트, 홈플러스, 현대백화점 식품관,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공수했어요.
채썰기가 능숙한 사람은 옆에 있었으므로, 재료가 준비되면 맡기면 됩니다.
두시간여동안 장을 보고, 준비된 재료를 늘어놓고 사진을 좀.
적어놓은 것 중에 빼먹는 거 없는지 체크-*
피쉬소스로 복불복 하자고 하다가 대략 무시당하고.
팜슈가는 처음 보는데, "뭐야? 이건 양갱이야?" ... 라는 말도 그냥 허공으로 슈슉.
토마토는 비주얼을 위해 줄기가 달려있는 걸로 구해왔어요.
재료가 준비되면 이제 채썰기의 달인에게 파파야를 맡깁니다.
사실은 파파야 말고 나머지도 다 맡겼지만, 재료준비가 반이니까 괜찮겠죠?
"나 쏨땀 아줌마 같지?"
"(조금 망설이다가) ...네." (오빠 미안)
쏨땀아줌마. 움짤.
"탁탁탁탁탁..."
(미안해 무한대로 걸어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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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은 그만하고,
저런식으로 파파야를 채썰어주고,
재료를 하나하나 투하합니다.
저는 당근을 잘못먹지만 비주얼을 위해 입맛을 희생하기로 했습니다.
팍치는 잘도 먹으면서 당근을 못먹는다고 하니 주위에서는 어린애, 혹은 외계인 취급을...
그런데 여기서 실수.
재료를 넣고 빻고 넣고 빻고 했어야 했는데,
처음 만들어 보는 쏨땀.
"우와 신기해! 완전 신기해!" 옆에서 제가 자꾸 추임새를 넣으며
감탄을 하고 있자니 레시피는 이미 우주저편.
뭐하러 근무시간에 회사 레이저 프린터 토너 없다고 투덜대면서 레시피를 뽑아온건지.
(...회사사람이 보면 큰일나는데)
재료를 모두 투하한 뒤, 태국미원을 소량 넣고
-안넣어도 되긴 하지만 일단은 정석대로..근데 이미 한번에 넣은 순간부터 정석이 아닌거죠?;;-
피쉬소스를 적절히 넣어가면서 절구에 넣고 콩콩콩.
"이것은 어디서 많이 맡던 냄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레시피에 피쉬소스의 양은,
4인분에 8큰술.
1인분에 1.5큰술.
1인분에 2큰술이 두개.
평균 2큰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근데 소스라는게 원래 취향에 따라 가감하는 거니까.
대충 익숙한 냄새가 날때까지 넣어주면 될 듯...(완전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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빻고 빻고...
그리하여, 완성입니다 ;-)
이것을 구글링의 승리라고 해야할지...
채썰어서 빻고 소스부어 셋팅하면 되는데,
재료 구하기 난이도가 높은편이라 도무지 도전할 생각이 안들었는데,
안되면 되게 하겠다는 심정으로 1주일 동안 초보자수련원에서
레벨업 하는 기분으로 살았습니다.
(사실 제가 생라임 안넣으면 안먹겠다고 생떼를 써서요...)
화곡동 스따일 쏨땀과 3종세트를 공개합니다.
"태국은 단연 얼음 맥주지."
하며 제가 만들 모히토 버켓에 쓸 얼음에 씽을 따라주십니다.
날씨만 더웠으면 딱 좋았을텐데,
그래도 많이 풀려서 다행이예요 ;-)
파파야 650g으로 만든 쏨땀이 있었던 감격적인 오후.
밥은 찹쌀로 지었습니다. (밥솥이 수고해주셨습니다.)
닭은 비주얼상 까이양스럽게 만들기 위해 뒷작업이 조금 있었지만.
저 닭도 숯불에 구웠으니까 까이양이라고...
-이것이 뒷작업-
숯불에 구운 통닭을 해체..
찹쌀밥에 쏨땀은 플라스틱 포크로 먹어주는게 제대로라며,
뭔가 기분만큼은 여기가 태국이다, 생각한 하루를...
(이런 중구난방의 잔해를 남기고...)
-를 이렇게 마무리 할리가 없죠!
사실 재료 준비만 해놓고 아무것도 한게 없는 저는 양심상의 문제로,
2차를 준비하기로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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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 (후식도 파파야가 남아서 쏨땀이었음) 과 함께할 모히토 버켓 만들기-*
지난 여름 내내 비아 씽과 함께 달고 살았던 모히또.
자주 마시긴 했지만, 그리고 뭐가 들어가는지도 알지만-
만들어 먹기엔 초기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그냥 마시러 가게되었던 모히또.
근데 이번에 생라임을 먹겠다고 생떼를 써서 얻어낸 생라임이,
쏨땀을 만들고도 대량으로 남을 것 같았던데다가,
발렌타인데이에 생초코렛을 만들고 남은 럼이 처리불가 상태여서 기회가 찬스-!
이 재료라면 모히토!
(처치불가의 남은 럼이 저겁니다 피쉬소스 오른쪽..)
새거 아니고 초코렛 만들고 저만큼이나 남았어요......
모히또에 뭐가 들어가는지는 알아도 비율은 모르니까,
전직 바텐더인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민트가 애플민트인데 마침 저 레시피를 받은 다음날 안사장님을 만날 일이 생겨서,
페퍼민트 넣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민트는 그냥 좋아하는 허브 아무거나 넣으라더군요.
1인분 레시피를 알았으니- 버켓 레시피 입니다 :)
플라스틱 버켓을 구하고 싶었는데, 없어서.
그냥 홈플러스에서 파는 유리로 된 아이스 버켓을 썼어요.
레시피대로, 쏨땀을 만들고 남은 라임과 럼, 탄산수를 준비하고,
원래는 흑설탕을 넣지만 팜슈가가 너무 많아서 그냥 그거 넣습니다.
팜슈가는 잘 안녹으니까 최대한 잘게 썰어서 사용하던가 렌지에 돌려서 녹여야..
저는 앞에서 모히토 버켓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럼 뒤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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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무한반복.
"언제까지 해야되는거냐?!"
한번 해봤다고 능숙해지신 채썰기의 달인.
이번에는 넣고 빻고 넣고 빻고. 정석대로 했어요.
뭐 어떻게 하든 열심히 해주세요.
저는-
...헤매고 있었어요.
이러저러해서 여기까지가 레시피 4번까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거 찍는건 편했는데 제가 만들면서 찍으니까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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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셋팅을 마쳐봅니다.
쏨땀 2차시기와 모히토 버켓. 950ml를 둘이서 세버켓을 비웠네요,
언제 마실지 모르겠던 럼은 언제 있었냐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쏨땀은 2차 시기가 되니 파파야가 좀 더 가늘어지고,
프릭끼누 양을 대폭 늘렸더니 완전 핫! 한 쏨땀이 되었습니다.
만든 사람이 자기 입맛에 맞다니까 성공한거겠죠? ^^
(이번 쏨땀의 목적은 우리가 먹고 싶은 맛을 내서 먹자, 였어요)
아- 완전, 재료만 구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것을!
사진을 보니 비주얼을 위해 줄기가 달린 토마토를 사용한 보람이 있네요 :-)
채써시는 분이 마른새우 안좋아하셔서 안넣었습니다.
근데 제가 잘안먹는 당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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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먹다보니 해도 지고...
모히또도 세버켓째..
어떤 음식이든 재료를 아끼지 않아야 맛있다는 생각이예요,
순전히 자기만족을 위해 만들어 본 쏨땀과 모히토 버켓이었지만,
아주아주, 만족스러운 하루가 되었습니다 :-)
어떤 재료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시다면 개인적으로 문의하셔도 됩니다.
채썰기의 달인은 어디서 구하나요, 이런건 (...)
음- 저는 행복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 예정입니다.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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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로 우리집 호랑이.
:-)